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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LS조선 검찰 비자금 수사 전에 이미 ´난파´

삼일회계법인 "기업 존속능력에 중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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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11-09-27 09:50

SLS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SLS조선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심각한 재정난을 겪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 때문에 2009년 회계 감사에서는 이미 ´난파´ 판정을 받았다.

이런 사실은 수차례 검찰 조사를 받고 SLS그룹이 해체됐다는 이국철 SLS그룹 회장의 주장과 많이 달라 앞으로 검찰 조사 등에서 기업 몰락의 진실이 가려질지 주목된다.

2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보면 삼일회계법인은 2009 회계연도 SLS조선 감사보고서에서 8천730억원의 당기 순손실을 거론하며 "이런 상황은 계속기업으로서 이 회사의 존속능력에 중대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평가했다.

작년 감사보고서도 비슷한 내용으로 지적했다. 회계상으로는 이미 2009년에 회사의 존립이 쉽지 않다는 판정을 받은 셈이다.

이 회사의 2009년 유동부채는 1조7천억원으로 유동자산(7천600억원)보다 무려 9천800억원 많았다. 총부채(1조8천억원)도 총자산(9천700억원)을 8천억원 초과했다.

2008년 989억원에 그쳤던 당기순손실은 2009년에 8천730억원으로 급증했다.

SLS조선이 심각한 경영난에 빠진 것은 2008년 9월 전 세계를 강타한 미국발 금융위기의 후폭풍 때문으로 추정된다.

국내 조선사들은 2008년 말부터 2009년까지 선박을 거의 수주하지 못했고, 심지어 주문을 취소당하는 사례도 빈번했다. 결국, C&중공업을 비롯한 중소 조선사들이 줄줄이 도산했다.

국내 조선업계 8위였던 SLS도 금융위기의 직격탄을 피하지는 못했다. 2008년 불황이 이듬해 경영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탓에 당기순손실이 급증한 것으로 분석된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사는 그나마 꿋꿋하게 버티다 회생했지만, 중소형 조선사들은 아직도 적자의 늪에서 허덕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2009년 순이익이 2조1천억원으로 전년보다 4.9% 줄었지만, 작년에는 3조8천억원으로 75.2% 늘었다.

반면, STX는 2009년 1천718억원, 작년 305억원의 순손실을 각각 나타냈다. 성동조선해양도 2009년 1천413억원, 작년 4천653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국철 회장이 경남 통영의 신아조선을 인수한 2005년만 해도 남해안에 ´조선 벨트´가 형성될 정도로 조선업계는 호황을 누렸다. 이후 수년간 대다수 조선업체는 세계 금융시장의 거품으로 형성된 ´밀물´ 덕에 순항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금융위기 이후 조선업계 조류가 썰물로 급변하고서는 옥석이 가려졌다. 대형업체는 생존했지만, 중소형 업체들은 썰물에 휩쓸려 줄줄이 난파당했다.

SLS조선도 예외가 아니었다. 특히 신아조선의 분식회계 의혹으로 2009년 9월부터 3개월여간 검찰 수사를 받는 불운까지 겹쳤다.

결국, 이 회사는 더는 버티지 못하고 2009년 12월17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에 기업회생 절차(워크아웃)을 신청했다. 당시 채무조정을 시도했으나 채권단 전체 동의를 얻는 데 실패해 워크아웃을 선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6월에는 SLS조선이 ´신아SB´로 이름을 바꾸고 새 출발을 했으나 재무상태가 좀처럼 개선될 기미가 없다.

이 회장은 이런 상황에 대해 무척 억울한 심경을 토로하고 있다.

그는 "내가 검찰 조사를 받고 나와보니 2조4천억원짜리 SLS그룹이 해체돼 버렸다"며 "누가 왜 회사를 이렇게 만들었는지 진실을 밝혀달라"고 호소했다.

최근 이 회장을 소환 조사한 검찰은 신재민 전 문화부 차관의 금품 수수 의혹과 함께 SLS조선의 워크아웃 과정도 조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검찰 조사를 통해 SLS조선의 추락 원인이 경제불황인지 아니면 당국의 탄압인지가 가려질 것으로 보여 조사 결과가 주목된다.(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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