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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리걸음 중국 선박 품질 “문제는 떠나가는 숙련공”

인재양성 투자 소홀…그나마 키운 인재도 연고지 조선소로 ‘낙향’
메이저·중소조선사 분업화구조 없이 글로벌 경쟁력 갖추기 힘들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1-09-29 17:10

▲ 중국 장쑤룽성중공업(江蘇熔盛重工業) 전경.

중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선박의 품질이 쉽게 향상되지 못하는 이유로 숙련공 확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한국 조선업계의 경우 숙련공이 많은 메이저 조선사들은 해양플랜트를 비롯한 고부가가치 선종을 수주하고 숙련공이 적은 중소조선사들은 중소형 상선 위주로 수주하며 각각의 분야에서 경쟁력을 키워왔다.

하지만 중국 메이저 조선사들이 인재양성에 심혈을 기울임에도 불구하고 숙련공들이 고향 근처 조선소로 낙향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어 중국 조선업계는 선박 품질과 경쟁력 향상에 어려움을 겪는 악순환을 반복하고 있다.

2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조선업계는 최근 몇 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뤄내는데 성공했으나 선박 품질에 대한 문제는 여전히 개선되지 못하고 있으며 근본적인 문제를 해결하기 전에는 이러한 악순환이 반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드선급(Society Lloyd´s Register)의 아시아 지역 해상 매니저인 로이 톰슨(Roy Thomson)은 최근 로이드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중국 내 많은 조선소들이 생산, 직원관리, 품질에 대해 더 많은 투자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톰슨 이사는 “중국 메이저 조선소들의 빡빡한 생산일정은 근로자들로 하여금 납기를 맞추기 위해 품질이 떨어지는 문제를 감수하도록 만들고 있다”며 “이들 조선소들이 필요한 인력을 최대한 빨리 훈련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숙련공이 부족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현재 로이드선급협회에서 중국 내 60개 조선소에 파견한 450명의 감독관을 관리하고 있는 톰슨 이사는 로이드선급이 관리하는 선박들의 품질이 떨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프로젝트 매니저 외에 각 지역마다 5~6명의 직원들을 추가로 파견해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다.

중국 조선업계의 신조선가는 한국에 비해 15%~20% 낮은 수준이나 선령 5년의 중고선을 대상으로 하면 30%까지 차이를 보이고 있다.

이는 선박 품질이 낮을 경우 시간이 지날수록 유지보수와 안전성 확보를 위해 소요되는 추가비용이 증가하기 때문으로 업계에서는 중고선 시장을 살펴보면 한국과 중국의 기술격차를 가늠할 수 있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의 메이저 조선소들이 숙련공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건조하는 선박의 품질을 담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톰슨 이사는 현재 중국 조선업계가 한국 조선업계 못지않게 놀라운 성장세를 보이며 발전하고 있다고 밝혔으나 말단 직원에서 관리자급으로 성장하는 한국과 달리 중국 조선사의 관리자는 정치적인 이유로 조선업계와 무관한 사람이 임명되고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이와 함께 중국 메이저 조선사들이 숙련공 양성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으나 이렇게 키운 인재들의 유출문제가 심각해 선박 품질의 향상을 이뤄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톰슨 이사는 “중국 전역에 걸쳐 3천개에 달하는 조선소가 있는데 이는 곧 마음만 먹으면 고향 근처의 조선소에서 근무할 수 있다는 의미”라며 “고향을 중요시하는 중국인들 특성 상 메이저 조선소에서 수년 간 근무하며 기술을 익힌 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숙련공이 많아 메이저 조선사들은 숙련공 부족 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다른 산업과 마찬가지로 조선산업에 있어서도 숙련공은 산업 발전을 위해 우선적으로 확보해야 하는 필수사항이다.

하지만 중국이 수주하는 선박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메이저 조선사들은 숙련공 부족으로 인해 선박 품질의 향상을 기대하기 어렵고 중소조선사들은 인근 지역을 연고로 하는 숙련공들이 자발적으로 유입됨에도 불구하고 수주난으로 정상적인 조업이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조선산업이 자본과 인력집약적인 산업이긴 하나 한정된 공간에서 작업을 해야 하기 때문에 무조건 많은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따라서 선박 건조에 있어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는 용접작업도 10명의 초보자보다 1명의 숙련공을 투입하는 것이 선박 품질을 높이고 작업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한국 조선업계는 숙련공이 많은 메이저 조선사들이 해양플랜트와 같은 고부가가치 선종을, 숙련공이 부족하고 규모가 작은 중소조선사들이 중소형 상선을 수주하는 ‘분업화’된 산업구조로 세계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이러한 구조를 갖추지 못하는 한 중국 조선업계가 경쟁력을 갖추기는 힘들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