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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과의 전쟁, “전투서 이겨도 답이 안보인다”

경기침체로 해군 활동 축소·인도양 우기 종료…해적에겐 ‘사냥의 계절’
“해운비용 상승은 글로벌 물가 상승의 원인” 해군 투자 아끼지 말아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1-11-16 15:47

▲ 해적으로부터의 위험지역이 인도 해안까지 확대되는 등 인도양의 통제권이 이미 소말리아 해적단체에 넘어갔다는 지적마저 나오고 있다. 사진은 2009년 4월 소말리아 해역에서 청해부대 문무대

갈수록 해적의 공격사례는 급증하고 있지만, 퇴치를 위한 대책 마련은 여전히 쉽지 않은 상태다.

EU를 중심으로한 다국적 해군이 해적과의 전쟁에 나서면서 일부 성과를 거두긴 했으나 근본적인 해적퇴치로 연결되지 않아 업계에서는 “전투에서 이기고 전쟁에서 지고 있다”는 자조적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를 이유로 유럽 각국이 해군력 감축에 나서면서 해적 활동을 방치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16일 영국 선박브로커인 사이먼 카스(Simon Cass)는 로이드리스트 기고를 통해 해적 퇴치를 위해서는 EU연합함대(EU Navfor)의 역할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카스는 “국제해운회의소(International Chamber of Shipping)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인도양의 통제권이 이미 각국 정들로부터 소말리아 해적단체들에게로 넘어갔다”며 “이는 해적으로부터의 공격 및 위험지역이 인도 해안까지로 확대된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비정부기구(NGO)인 하나뿐인지구미래재단(One Earth Future), 지오폴리시티(Geopolicity)는 해적들이 세계 경제에 미치는 연간 비용이 70억~120억 달러에 달하며 오는 2015년에는 150억 달러로 증가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EU는 국경 없이 활동하고 있는 소말리아 해적들을 소탕하기 위해 다국적 해군으로 구성된 EU연합함대(EU Navfor), 오퍼레이션아탈란타(Operation Atalanta)를 창설했으나 해적 퇴치를 위해서는 역량이 부족한 실정이다.

가일스 녹스(Giles Noakes) 발틱국제해사협의회(BIMCO) 안보국장은 지난달 기준 다국적 해군은 18척의 전투함을 보유하고 있는데 해적퇴치에 실효를 거두기 위해서는 이보다 두 배 이상 많은 전투력을 확보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일부 해운사들은 무장경비요원을 함께 승선시킴으로써 해적의 공격에 맞서고 있으나 해적이 공격을 시도할 생각조차 하지 못하게 하기 위해서는 해군의 역할이 필수적이다.

하지만 다국적 해군을 유지하기 위해 소요되는 비용은 각국 정부 입장에서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 사실이다.

1년 전인 지난해 11월 영국 상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다국적 해군에 참여한 영국 소형 구축함 ‘HMS리치몬드(HMS Richmond)’호의 운영을 위해서는 연간 3천800만 달러의 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오퍼레이션아탈란타의 1년 예산은 1천100만 달러에 불과하다.

게다가 다국적 해군에 참여하고 있는 유럽 국가들이 경기침체를 이유로 해군력 감축을 추진하고 있으며 EU도 연말까지 인도양을 감시하는 해군의 활동을 축소한다는 방침이다.

국제해사국(International Maritime Bureau)에 따르면 올해 보고된 해적의 공격 사례는 58%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해적활동은 지난 9월 우기가 끝나면서 다시 활발해지고 있다.

이는 해적퇴치 활동으로 체포한 해적들이 외교적인 충돌을 우려한 아프리카 국가들이 이들을 석방하는 사례가 많고 이렇게 풀려난 ‘경험 많은’ 해적이 다른 동료들과 함께 다시 선박 공격에 나서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비용문제를 이유로 다국적 해군의 활동이 줄어들게 되면 사실상 해적들에게는 ‘사냥의 계절’이 시작됐음을 알리는 것에 불과하다는 게 카스의 지적이다.

카스는 “AP몰러머스크(AP Moller Maersk) 그룹이 지난해 덴마크 정부에 낸 세금은 17억 달러인데 올해 머스크가 해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더 길어진 항로를 운항하고 선박의 속도를 높이는데 쓰인 비용은 약 2억 달러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어 “글로벌 경제지표에는 해운 비용 상승으로 인한 물가 상승이 포함돼 있으므로 해적을 방치하는데 따른 위험부담을 고려하면 다국적 해군을 유지하는데 소요되는 비용을 아끼려고 해서는 안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