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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사들도 이젠 협력 좀 합시다”

치열한 경쟁 통한 성장 긍정적이나 기술투자 중복 심해
로열티 지급 기술·국제기준 선점 등 공통이슈 힘 모아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1-12-07 21:51

그동안 치열한 경쟁을 통해 성장해온 한국 조선업계가 이제는 공통적인 사안에 대해 서로 협력하고 공동으로 대응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구체적인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는 해결해야 할 장벽이 많은 것은 사실이나 같은 기술에 대한 중복투자를 줄이고 신기술에 대한 국제기준 선점 등을 위해서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전영기 한국선급 기술지원본부장은 7일 한국조선협회 주최로 코엑스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조선해양산업 발전정책 세미나’에서 우리나라 조선소들이 개별적으로 기술개발에 많은 투자를 하고 있는데 이러한 기술투자가 굉장히 중복돼 있다고 주장했다.

전 본부장은 “최근 일본에서는 두 개의 조선소가 설계를 같이 해서 미국 선주로부터 벌크선 3척을 수주했는데 이 사실이 일본 업계에서 굉장히 큰 이슈가 되고 있다”며 “지난해 엔고에 이어 올해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나온 이번 수주소식은 기념비적인 성과로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들 조선소는 기존 선박 대비 연비를 15% 이상 절감시킬 수 있는 설계에 대한 공동연구를 통해 결실을 볼 수 있었다”며 “하지만 우리나라 조선소들은 이러한 협력이 이뤄지지 못해 같은 기술에 대한 연구도 각자 진행하고 있어 아쉬운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구체적인 협력방안 모색을 위해서는 해결해야 하는 장벽이 많은 것이 사실이나 프랑스 GTT의 LNG선 화물창 특허 등 국내 조선사들이 공통적으로 로열티를 지급하는 원천기술에 대해서는 기술적으로도 세계 최고 수준인 국내 조선사들이 힘을 모아 국산화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 전 본부장의 주장이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 1~3위를 다투고 있는 국내 메이저 조선사들은 일본 조선업계가 카르텔 결성과 설계인력 해고 등으로 자멸하는 사이 치열한 경쟁을 통해 조선강국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이날 세미나에 참석한 관계자들은 이제 국내 조선업계도 필요한 부분에 대해 서로 협력하는 방안을 찾을 필요가 있으며 친환경 선박 등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국제협약 제정에 대해서도 힘을 모아 적극적으로 나설 필요가 있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조선·해운 관련 국제기준을 정하는 국제해사기구(IMO)에 대한 한국의 영향력이 조선·해운업계에서 갖고 있는 위상에 비해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미미한 상황인데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조선사들의 인식도 빨리 바뀌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이종갑 한국해양연구원 해양시스템안전연구소 박사는 “최근 IMO가 환경보호를 위한 규제 강화에 나서며 다양한 국제협약을 제정하고 있으나 우리나라는 산업 규모와 능력에 비해 IMO에서 하는 역할이 너무 없다”며 “최근 조선협회에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을 고려해도 우리나라는 IMO에 대해 너무 소극적이고 때론 무관심하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은 이미 IMO에서 확고한 위상을 갖고 있으며 중국도 머지않아 IMO에서 상당한 영향력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들 국가의 공통점은 정부와 업계가 협력해 IMO에 적극 참여하고 있다는 점이나 우리나라는 업계의견을 IMO에 전달하기 위해 국토해양부를 거쳐야 하는 구조적인 문제도 안고 있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전영기 한국선급 기술본부장도 “국제협약은 선제적 투자이며 선제적 대응이나 국내 업계는 이것을 투자로 생각하지 않고 있어 안타까운 실정”이라며 “세계 최고의 기술력을 앞세워 다른 국가 조선소들이 따라올 수 없는 국제기준을 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서는 조선협회를 중심으로 국내 조선업계가 인식을 새롭게 고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