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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대한항공 ‘숨은 진주’ 부산 테크센터 가보니

정은지 기자 (ejjung@ebn.co.kr)

등록 : 2012-04-01 10:57

지난 30일 부산에 위치한 20만평 규모의 대한항공 부산 테크센터를 찾았다.

통상적으로 승객·화물 등을 수송하는 것이 보편적인 항공사로서 민항기 구조물 제작, 군용 항공기 제작, 창정비 및 성능개량, 민항기 중장비 정비 등을 수행하는 이 공간이 낯설기만 했다.

그도 그럴 것이 세계 각 국의 네트워크를 통해 승객과 화물을 수송하면서 민항기 구조물 등을 제작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항공사는 대한항공이 유일하다.

▲ 대한항공이 설계부터 개발, 제작에 이르는 전 분야를 참여하고 있는 B787 항공기의 날개 구조물(RAKED WING TIP)이 제작 완료되어 최종 도장 상태, 날개 표면상태 등에 대한 검사를 진행 중이다.
우선 항공우주사업본부의 한 축을 담당하고 있는 항공기 구조물 제작 공장을 둘러봤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기계 움직이는 소리가 공장 전체를 감싸는 등 분주한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특히 대한항공의 경쟁력으로 꼽히는 탄소복합소재로 만든 항공기 구조물을 만드는 작업장은 먼지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독립된 공간에서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이 중 B787 항공기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애프터바디에 필요한 탄소복합소재를 감는 작업에만 2.5일이 소요된다고 대한항공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어 탄소복합소재를 감은 구조물은 내부의 문제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초음파 검사를 통해 제품의 안전성을 판단하고 있었으며 항공기 중 가장 많은 힘을 받는 부분은 구조물 특성상 물 속 초음파를 통해 제품을 검수하는 작업을 수행했다.

지난해까지 총 70대의 B787 항공기 구조물을 납품한 대한항공은 향후 오는 2014년부터 월간 생산규모가 10대에 달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B787 항공기에 날개 꼬리부분인 애프터바디, 날개 부분인 윙팁 등 총 6개 구조물을 대한항공이 제작한다”며 “만약 대한항공이 이를 납품하지 못하면 이 항공기 제작이 중단될 수도 있다”고 그 중요성을 강조했다.

B787 구조물 제작 과정을 둘러본 뒤 최근 대한항공이 수주한 A320 항공기 날개 구조물을 제작하는 작업장을 찾았다.

▲ A350 Cargo Door 테스트 장비로, 시제품(일명 Maturity Door)을 제작해 Door의 Open/Closing 작동 시험 5만cycle을 수행 완료했다.
지난 3월 초도물량이 나온 이 구조물은 항공기 날개 끝 쪽이 하늘을 향해 휘어진 것으로 현재 무빙라인 없이 조립을 통해 구조물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이건영 대한항공 항공우주사업본부 민항기 제조공장 부장은 “대한항공이 제작하는 A320 날개구조물(샤크렛)은 연간 3.5%의 연료를 절감하고 탄소배출량을 700t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넓은 작업장에서 발을 뗀 뒤 항공기를 도장하고 래핑작업을 하는 장소인 ‘페인트 행거’를 찾았다.

‘페인트 행거’ 현존하는 세계 최대규모 항공기인 A380가 도입되기 전 가장 큰 규모의 B747 항공기 한 대를 통째로 도장할 수 있는 아시아태평양지역의 유일한 곳이기도 했다.

특히 공장 건설 비용인 580억원 가운데 약 40%를 환경 비용으로 쓸 정도로 작업자와 환경요인을 고려한 친환경 작업장을 자랑하고 있었다.

이 곳에서 대형 항공기인 B747 항공기 한 대를 도장하려면 기존에 입혀진 페인트 제거 작업을 시작으로 약 10일 정도가 소요된다. 이 보다 작은 B737 기종의 경우 6일이 걸린다.

강만수 김해정비공장 부장은 “이 날 오전 10시 진에어의 항공기가 도장을 끝내고 출고됐다”며 “이 곳에서 도장된 항공기의 경우 10~20년간 재 도장을 안해도 될 정도”라며 품질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때문에 대한항공이 페인트행거에서 일본의 JAL, 미국의 유나이티드 항공 등 전 세계 20여개국가의 항공기 도장과 래핑 작업을 수행했다.

이어 찾은 곳은 대한항공의 중정비 센터다. 부산 테크센터에서는 B747 항공기 2대가 동시에 들어갈 수 있는 대형 격납고를 포함해 총 9대의 항공기가 들어갈 수 있는 작업장이 확보돼 있었다.

그 곳에서는 많은 인력과 철제 구조물이 대한항공 747-400 항공기를 감싸며 한창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1.5~2년에 한 번씩 수행해야하는 결함 예방 차원의 중정비는 보통 10일 정도가 소요되며 40~60명의 인력이 투입된다.

연간 100~150대의 항공기가 이 곳에서 정비작업을 거치는 가운데 타 항공사의 항공기도 틈틈이 정비되지만 대한항공의 항공기가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대한항공 측은 귀띔했다.

▲ 미 공군 F-15 전투기가 노후된 항공기의 배선을 모두 새로운 배선으로 교체하는 Rewiring 작업과 기타 창정비를 마치고, 대한항공 격납고 앞에서 최종 출고를 대기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산 테크센터의 군용기 정비장에서는 일반인에게 다소 생소한 항공기 창정비, 수명연장 및 성능개량 사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그 동안 대형 항공기가 공장 내부를 꽉 채웠던 것과 대조적으로 이 곳에서는 소형 군용기 10여대가 줄 지어 자리했다.

특히 이 곳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최대·최고의 군용기 정비기지로 평가될 만큼 군수사업 부문에서 중요한 위치를 선점하고 있었다.

대한항공에 이 사업을 발주하는 곳은 주로 한국 공군, 미국 공군 등이 있엇으며 군용기로 유명한 F-16기의 창정비 작업은 물론이고 작업 수행 중에 바다에 빠지거나 훼손되 항공기도 수거해 정비하는 작업도 이뤄졌다.

아울러 민항기 및 군용기의 전자 부품과 보기 부품의 정비를 수행하는 전자보기 정비기지를 찾았다. 연구실 내에 빼곡하게 자리하고 있는 컴퓨터를 통해 많은 연구원들이 작업을 수행하고 있었다.

연간 약 2만5천개의 부품을 정비하고 있는 이 곳은 비행 중 받은 데이터를 분석하는 작업도 주요 업무 중 하나다.

대한항공 전체 사업 규모를 봤을 때 항공우주사업부문의 매출액은 전체 매출액인 12조2천671억원의 5%에도 못 미치는 5천400억원 수준에 머무르고 있지만 이 곳은 대한항공의 항공기 안전 능력과 서비스 확대 등을 위해 꼭 필요한 곳이다.

특히 ´항공사가 항공기 정비 제조 기술을 갖춰야 한다´는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의지가 드러난 곳이기도 했다.

한편 대한항공은 오는 2015년 항공우주사업본부의 매출액 목표를 지난해 매출의 약 2배에 해당하는 1조원으로 설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