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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얀 코끼리’ 신세 된 발레 VLOC 어쩌나

중국 정부 입항제재로 VLOC 인도일정 다시 연기
발주 이후 신조선가 36% 하락…매각도 쉽지 않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2-04-09 17:22


여전한 중국 정부의 입항 제재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브라질 발레(Vale)가 중국 조선소가 건조 중인 VLOC의 인도일정을 다시 연기한데 이어 일부 선박에 대한 매각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언제부터 중국 항만에 입항할 수 있을지도 불투명한데다 선가도 발주 당시보다 36%나 하락하며 덩치만 크고 쓸모없게 된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신세로 전락한 VLOC 선단에 대한 발레의 고민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9일 로이드리스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6일 인도될 예정이었던 ‘발레 차이나(Vale China)’호의 인도가 다시 한 번 연기됐다.

중국 장쑤룽성중공업(江苏熔盛重工)에 발주한 이 선박은 지난해 말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장쑤룽성중공업이 VLOC 건조에 차질을 빚으면서 인도가 연기돼왔다.

발레 측은 “항만 운영에 대한 기술적인 이슈들로 인해 이번 선박의 인도연기를 요청했다”고 밝혔으나 현지 업계에서는 중국 정부의 VLOC 입항 금지로 인해 선박을 인도받더라도 중국으로의 철광석 운송이 쉽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실제로 발레는 지난해 3월 말 대우조선해양으로부터 ‘발레 브라질(Vale Brasil)’호 이후 총 6척의 VLOC를 인도받았으나 중국 항만에 입항한 선박은 중국 보해조선중공업(Bohai Shipbuilding Heavy Industry)이 BW그룹에 인도한 ‘베르게 에베레스트(Berge Everest)’가 유일하다.

반면 ‘발레 브라질’호를 비롯해 ‘발레 리오 데 자네이로’호, ‘발레 이탈리아’호 등 다른 VLOC들은 중국 입항을 거부당하면서 이탈리아 등 VLOC를 수용할 수 있는 다른 항만을 찾아 떠도는 처지가 됐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발레는 장쑤룽성중공업에 발주한 12척의 40만DWT급 VLOC 최대 선적량을 기존 중국 항만에 입항했던 최대 크기의 선박과 같은 38만DWT로 2만DWT 줄이는 ‘꼼수’까지 썼다.

하지만 중국 정부는 지난 2월 “안전상의 이유로 35만DWT를 넘는 벌크선과 45만DWT를 넘는 유조선의 중국 항만 입항을 금지한다”고 밝힘으로써 발레에 대한 제재를 지속하고 있다.

이에 대해 로이드리스트는 “발레의 VLOC 흘수는 지난해 중국 항만에 입항했던 32만DWT급 벌크선과 같은 23m이며 세계 최대인 44만1천561DWT급 ‘T1 유럽’호도 지난해 중국에 입항했었다”며 “1만5천500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인 ‘엠마 머스크’호의 길이가 발레 VLOC보다 17m 긴 397m임에도 중국에 입항하는 것은 형평성을 의심하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 정부의 이 규정에 따라 입항할 수 없는 선박은 실질적으로 발레의 VLOC 선단밖에 없다”며 “결국 화물비용 감축을 위해 대규모 발주를 추진한 발레는 중국 정부의 제재로 그 목표를 달성할 수 없게 됐다”고 덧붙였다.

이에 다급해진 발레는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 VLOC가 입항할 수 있는 환적 허브를 건설하고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들을 이용해 중국 항만에 철광석을 하역하겠다는 계획을 수립했다.

하지만 VLOC 1척에 실은 화물을 운송하기 위해서는 케이프사이즈급 벌크선 2척 이상을 필요로 하는 만큼 VLOC 발주를 통해 항차를 40% 가까이 줄임으로써 화물비용을 감축하겠다는 발레의 계획은 수포로 돌아가게 됐다.

티토 마르틴스(Tito Martins) 발레 CFO는 중국 정부의 제재가 중국 해운업계의 반발을 의식한 것으로 파악됨에 따라 “발레는 해운업에 진출할 의향이 없다”며 최근 기 발주한 VLOC 중 일부를 매각할 수 있다는 입장을 다시 한 번 밝혔으나 이 또한 발레 재정에 적지 않은 손실을 안겨줄 것으로 보인다.

정기적으로 선박의 시장가를 발표하고 있는 베슬즈밸류닷컴(vesselsvalue.com)에 따르면 최근 VLOC 신조선가는 발레가 선박을 발주했던 시기의 1억700만 달러에서 36% 급락한 6천880만 달러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됐다.

따라서 중국 항만 입항 거부에 선박을 매각하는 것조차 쉽지 않게 된 발레로서는 덩치만 크고 실효성이 없는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 신세로 전락한 VLOC 선단에 대한 고민이 더욱 깊어지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