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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선사들, 한국 조선사에 ´배짱´

수주가뭄 시달리는 조선업계에 건조비용보다 적은 선가 제시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2-05-14 18:12

글로벌 조선업계가 상선분야의 극심한 수주침체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가운데 일부 선주사들은 이를 기회삼아 선가를 더 낮추려 하고 있어 눈총을 받고 있다.

조디악은 이번 선박 발주를 추진하며 선가를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시험해보고 싶어하나 업계에서는 현재 시장가보다도 더 낮은 선가에 선박을 수주하는 것은 단지 생산설비가 멈추는 것을 막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이득도 없을 것이라며 우려의 시각을 보이고 있다.

14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영국 선주사인 조디악마리타임(Zodiac Maritime Agencies)은 5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급 컨테이너선 10척을 발주하기 위해 한국 조선사들과 협상을 진행 중이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이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 2008년 9월 8천400만 달러까지 올랐던 이 선형의 선가는 현재 5천300만 달러까지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조디악은 국내 조선사들에게 이 선박의 선가를 5천만 달러보다도 낮은 가격에 발주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현지 업계에서는 조디악의 이번 선박 발주와 관련해 한진중공업, STX조선해양, 현대미포조선이 협상을 진행 중이며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나치게 낮은 선가를 이유로 이번 협상에서 물러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그럼에도 조디악이 시장가보다도 낮은 선가에 선박 발주를 검토하는 것은 국내 조선업계가 상선 수주에 목말라하고 있다는 점을 이용해 연비가 향상된 최신 설계가 적용된 선박을 확보하겠다는 의도에 따른 것이다.

대만 선사인 에버그린 역시 용선하는 방식으로 현대중공업에 1만3천800TEU급 컨테이너선 10척 발주를 추진하고 있는데 현지 업계에서는 이 선박의 선가가 1억1천350만 달러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2008년 초 이와 비슷한 크기의 선박이 1억7천만 달러에 발주된 것에 비하면 4년 간 이 선박의 선가는 30% 이상 낮아진 셈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조디악은 선가를 어디까지 낮출 수 있는지 시험하고 싶어한다”며 “하지만 5천TEU급 컨테이너선을 5천만 달러도 안되는 가격에 수주하는 것은 단지 생산라인을 멈추지 않게 하는 것 이외에 아무런 이득도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가 파악한 바로는 조디악이 이번 선박 발주와 관련해서 확보한 용선계약들이 없다”며 “풍부한 현금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진 조디악은 이를 바탕으로 선단 확장을 위해 낮은 선가를 최대한 활용하려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