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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리느니 차라리…”, 선령 13년도 폐선

선령 13년 된 ‘오션 프로듀서’호 폐선 결정…1년 이상 용선 계약 확보 못해
운영적자·저효율 컨선 위주 폐선 증가…올해 폐선량 2009년 이후 최대 전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2-05-23 16:50

컨테이너 시장의 경기침체와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되며 선령 15년도 안된 컨테이너선조차 폐선장으로 향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다.

선주사들은 운영적자와 유지보수에 많은 비용을 필요로 하는 선박들을 위주로 폐선에 나서고 있는데 이와 같은 추세라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기록적인 수치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 이후 가장 많은 컨테이너선이 올해 폐선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23일 로이드리스트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주 피더선인 ‘오션 프로듀서(Ocean Producer)’호가 선박 해체를 위해 인도 폐선장으로 향한 것으로 나타났다.

1만4천310DWT, 폐선을 위한 단위인 LDT로는 9천890LDT인 이 선박은 지난 1999년 건조된 것으로 선령(선박의 나이)이 13년에 불과하다.

다른 선종과 비교하더라도 탱크선(1997년 건조), 벌크선(1996년 건조)의 선령이 모두 15년 이상이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선령 15년 미만의 선박이 폐선 처리된 것은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이다.

런던 소재 로마르시핑(Lomar Shipping)이 소유한 것으로 알려진 ‘오션 프로듀서’호는 지난 2010년 12월 이후 싱가포르에 정박해 있었는데 이는 이 선박이 용선계약을 따내기 위해 1년여 간 노력해왔음을 의미한다.

로이드리스트에 따르면 로마르시핑은 이 선박의 소유를 부인한 채 언급을 회피했으며 또다른 소유주로 알려진 그리스 라고아(Lagoa) 가문도 이 선박의 소유에 대한 확인이 이뤄지지 않았다.

컨테이너선 컨설팅 기업인 알파라이너(Alphaliner)에 따르면 ‘오션 프로듀서’호는 선박 인도에 어려움을 겪었던 지난 1998년~2000년 사이에 건조된 10척의 시리즈선 중 하나로 이 선박은 몇몇 기술적인 문제들과 설계상의 결함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파라이너 관계자는 “다양한 문제점들이 발견되면서 ‘오션 프로듀서’호는 기존 계획보다 훨씬 낮은 속도에서 운영됐으며 운영하는 과정에서 대부분의 문제점들이 개선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오션 프로듀서’호의 폐선 결정은 경쟁이 치열한 용선시장에서 운영적자로 계약 확보가 힘들고 높은 유지보수 비용으로 중고선으로의 매각도 쉽지 않은 선박들이 해체시장에 몰리고 있음을 반증하는 사례로 비춰지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은 올해 들어 현재까지 총 10만5천TEU(1TEU는 20피트 컨테이너 1개)가 넘는 58척의 컨테이너선이 해체시장에 매각돼 7만900TEU를 기록한 지난해 수준을 이미 넘어섰으며 이런 추세가 지속될 경우 연말까지 18만TEU 이상의 컨테이너선이 해체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컨테이너선 시장이 급격히 얼어붙으며 37만9천TEU라는 기록적인 수치의 선박이 폐선처리된 지난 2009년 이후 두 번째로 많은 기록이다.

알파라이너 역시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올해 컨테이너선 해체량은 20만TEU가 넘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선주들이 낮은 수익과 효율성이 떨어지는 선박들을 해체시장에 내놓으려 하기 때문에 올해 남은 기간에도 선박 해체량은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이와 같은 추세는 올해 들어 1만TEU급 이상의 컨테이너선 33척(총 43만4천TEU)을 포함해 63만TEU에 달하는 선박 81척이 시장에 유입되면서 글로벌 컨테이너선단 규모가 5천척(5천32척·1천580만TEU)을 넘어서는 등 공급과잉 우려가 지속됨에 따라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한편 온라인 선박 가치 평가기업은 베슬즈밸류(VesselsValue)에 따르면 ‘오션 프로듀서’호의 중고선 가치는 530만 달러로 해체로 인해 얻을 수 있는 수익의 거의 두 배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이달 초 1998년에 건조된 1천735TEU급 ‘붕가 테라타이 3(Bunga Teratai 3)’호, ‘붕가 테라타이 4(Bunga Teratai 4)’호가 각 590만 달러에 매각된 것보다 약간 낮은 수준이지만 1천100만 달러로 평가받았던 지난해 초에 비해서는 절반 이상 곤두박질한 가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