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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단 구조조정 가속…선박 폐선 5천만t 돌파

조선업계 황금기 대비 6배 이상 증가…벌크선 비중 60%
시황 침체·급등한 연료비 부담 “기름 덜 먹는 선박 선호”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2-12-12 14:48

글로벌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며 조선·해운 시장에서도 생존을 위한 선단 구조조정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조선업계가 황금기를 구가하던 지난 2008년 대비 올해 연간 수주량과 수주잔량은 크게 감소했으나 선박 폐선 규모는 사상 최초로 연간 5천만DWT를 넘기며 향후 시장에 긍정적인 신호로 작용할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이고 있다.

12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 말까지 전 세계적으로 폐선된 선박 규모는 총 5천230만DWT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해 연간 폐선량(4천260만DWT)보다도 약 1천만DWT 증가한 것이며 연간 기준 폐선량이 5천만DWT를 넘은 것도 사상 처음이다.

조선업계가 황금기를 구가했던 지난 2004~2008년 기간의 연평균 폐선량은 820만DWT에 불과했다.

하지만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가 해운업계에 직격탄을 날리면서 2009년 폐선량은 3천350만DWT로 전년(1천420만DWT) 대비 2천만DWT 가까이 급증했다.

이후 2010년에는 조선·해운 경기가 다소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며 폐선량도 2천780만DWT로 감소했으나 지난해에는 다시 약 1천500만DWT 증가한 4천260만DWT를 기록하며 사상 처음으로 연간 폐선량이 4천만DWT를 넘어섰다.

선종별로는 벌크선 폐선량이 3천130만DWT를 기록하며 올해 폐선된 전체 선박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컨테이너선 폐선도 올해 들어 활발히 이뤄지며 420만DWT를 기록했던 지난 2009년 수준에 육박하고 있다.

특히 파나막스급 이하 크기의 선박 폐선 규모는 같은 기간 시장에 인도된 선박보다 1.85배 더 많은 것으로 집계됐는데 이는 ‘규모의 경제’를 추구하는 글로벌 선사들이 1만TEU급 이상의 초대형 선박 발주에 주력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벌크선 분야가 올해 전체 폐선량의 60%를 차지하고 있으나 10여년 전에는 유조선 분야의 폐선 움직임이 활발했다.

지난 1998~2003년 간 연평균 유조선 폐선 규모는 1천660만DWT로 전체 폐선량의 60%를 차지했는데 이는 기름오염을 예방하기 위한 단일선체 규제 움직임이 활발해진데 따른 것이다.

올해 들어서도 1989년 알래스카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켰던 ‘엑슨 발데즈(Exxon Valdez)’호가 인도 알랑(Alang)에 위치한 폐선장에서 폐선 처리됐으며 지난 8월에는 태안 기름유출 사고를 일으켰던 ‘허베이 스피리트(Hebei Spirit)’호에 대한 폐선이 결정됐다.

업계에서는 올해 폐선 움직임이 활발히 이뤄진 이유에 대해 시황 침체와 함께 선박 연료로 쓰이는 벙커유 가격의 상승을 들고 있다.

선박 운영비도 건지기 어려울 정도로 운임이 떨어진 상황에서 낡은 선박을 운항하느니 정리할 수 있는 선박은 최대한 정리하고 운항에 필요한 선박도 연료소비가 적은 최신형 친환경 선박으로 교체하는 게 낫다는 인식이 선사들 사이에 확산되면서 폐선량이 증가했다는 지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일부 선사들의 경우 연간 100만 달러에 달하는 연료비를 아낄 수 있는 최신형 선박에 관심을 보이면서 선단 리뉴얼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며 “올해 들어 짧게는 선령 13년에 불과한 선박이 폐선장으로 향한 이유도 기름 많이 먹는 선박을 고집하느니 선가 낮을 때 연비를 아낄 수 있는 선박으로 교체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