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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포타임’ 끝, “이젠 우리 차례”

현대미포 일감 대부분 채워…경쟁관계인 중소조선사들 수주 증가 전망
“형님 곳간이 먼저긴 하지만…” 일감 채우기 위해 가격 지나치게 낮춰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3-06-14 06:00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5만2천DWT급 MR탱커 전경.ⓒ현대미포조선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격적인 수주행보에 나섰던 현대미포가 부족한 일감을 상당 부분 채우면서 같은 선종의 시장에서 경쟁관계에 있는 중소조선사들이 수주에 나서고 있다.

이들 중소조선사들은 현대미포가 생산성과 가격경쟁력 면에서 더 우수하다는 사실은 인정하고 있으나 저가수주로 선박가격을 지나치게 떨어뜨렸다는 점에서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미포조선은 오는 2015년까지의 일감을 대부분 채운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말 기준 총 22억 달러 규모의 선박 66척을 수주한 현대미포는 벌써 연간수주목표(32억 달러)의 70% 가까이를 채우며 국내 조선업계 중 가장 높은 수주목표 달성률을 보이고 있다.

특히 MR탱커 39척을 포함해 석유제품운반선 부문에서만 50척이 넘는 선박을 수주하며 이 분야 강자로서의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다.

또한 지난 11일 아시아퍼시픽25호, 동북아44호 등 해양수산부가 인가한 선박펀드를 통해 발주되는 MR탱커 10척도 건조함으로써 현대미포는 올해 상반기 중 연간수주목표의 대부분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미포 관계자는 “올해 들어 수주에 적극 나서면서 당장 필요한 일감의 대부분은 이미 채워진 상태”라며 “현재는 선표에서 일부 비어 있는 부분에 대한 수주영업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같은 선종에서 수주경쟁을 벌이고 있는 SPP조선을 비롯한 중소조선사들은 상대적으로 수주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SPP조선은 지난 2월 4일 MR탱커 4척을 시작으로 올해 수주행진에 나섰으나 지난달 창사 이후 처음으로 수주에 성공한 해양예인지원선 외에는 알려진 수주실적이 없다.

지난 2011년 전 세계에서 발주된 MR탱커의 절반 이상을 수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SPP조선은 올해 들어 현대미포에 압도적으로 밀리고 있는 셈이다.

이와 함께 대선조선, 삼진조선 등 석유제품운반선 및 소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하는 조선사들의 올해 수주실적도 현대미포에 비하면 초라해 보이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올해와 같은 현대미포의 수주행진이 가격경쟁력을 바탕으로 이뤄져왔음을 지적하고 있다.

중소형 선박시장에서의 인지도, 기술력과 함께 높은 생산성을 바탕으로 선주사들에게 중소조선사들이 따라올 수 없는 가격을 제시함으로써 수주행진이 가능했다는 것이 중소조선사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형님 곳간부터 먼저 채우고 나서야 동생들의 곳간도 채울 수 있다는 점은 인정하지만 현대미포는 부족한 일감을 채우기 위해 선박 가격을 지나치게 낮춰가며 수주영업에 적극 나섰다”고 비판했다.

이어 “이로 인해 석유제품운반선과 소형 컨테이너선의 시장가격은 지난해 대비 더욱 떨어졌는데 생산성이 현대미포처럼 높지 못한 중소조선사들로서는 이렇게 떨어져버린 가격수준을 맞추는 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그나마 올해 2분기 들어 선박 가격이 다시 상승세로 돌아선 것이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실제로 현대미포는 지난해 12월 MR탱커 10척을 수주한 것을 비롯해 올해 들어서도 이 선종에 대해 3천만~3천100만 달러 사이의 가격에서 선박을 수주해왔다.

반면 SPP조선이 최근 1년간 수주한 MR탱커의 선가는 3천200만~3천500만 달러 사이에 계약이 체결돼 현대미포와 최소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 차이를 보이고 있다.

1천TEU급 소형 컨테이너선의 경우도 현대미포는 1천750만 달러에 수주한 바 있는데 중소조선사 입장에서는 아무리 가격을 낮춰도 이보다 최소한 50만 달러 이상은 받아야 손실이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현대미포가 조선사로서 기본적으로 채워야 하는 기준인 향후 2년치의 일감을 거의 채우면서 이들 중소조선사들은 이제부터라도 본격적인 수주영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지금도 석유제품운반선 시장에서의 선박 발주 수요는 발생하고 있으며 오는 2015년까지 선박을 인도받고자 하는 선사들은 현대미포가 아닌 다른 조선사와 협상에 나설 수밖에 없다”며 “기존 거래관계가 있는 선사들을 대상으로 수주영업에 나서고 있는 만큼 우리도 조만간 수주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