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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1위도 인정한 대우조선 ´기술력´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 장악하고 있는 MDT에 특허 수출 성공
대우조선 기술로 날개 단 ME-GI 엔진, 차세대 선박엔진 부상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3-08-05 08:04

▲ 대우조선해양이 독자 개발한 고압 천연가스 연료 공급 장치(HP-FGS, 사진 왼쪽)와 만디젤&터보가 개발한 가스분사식(ME-GI) 엔진(사진 오른쪽).ⓒ대우조선해양
“다른 업체가 개발한 기술을 도입한 적이 없던 만디젤&터보(MAN Diesel & Turbo, MDT)는 우리가 개발한 기술을 제품 구매방식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보였습니다. 하지만 MDT가 개발한 ‘ME-GI’ 엔진에는 우리의 시스템 도입이 절실했던 만큼 결국에는 세계 최초로 MDT에 특허를 수출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죠.”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최근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MDT가 대우조선의 특허를 수입하게 된 배경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MDT는 전 세계 선박에 장착된 2행정 주 엔진의 80%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글로벌 선박엔진 시장의 ‘지배자’로 군림하고 있다.

국내에서는 현대중공업, 두산엔진, STX엔진 등이 선박의 심장인 주 엔진을 제작하고 있으나 이는 MDT의 설계도를 기반으로 한 것이며 MDT는 이에 따른 로열티를 주 수입원으로 하고 있다.

따라서 MDT는 창사 이후 단 한 번도 다른 기업으로부터 특허를 수입한 전례가 없을 정도로 자존심이 강한 기업이며 그만큼 대우조선이 MDT에 특허를 수출했다는 소식은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대우조선이 수출한 특허는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P FGS)’로 MDT가 개발한 ‘차세대 가스분사식 엔진(ME-GI)’에 들어가는 설비다.

MDT는 2행정 선박엔진으로는 유일하게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ME-GI 엔진을 개발했으며 기존 4행정 엔진보다 연비가 우수하다는 장점을 앞세워 적극적인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흡입-압축-폭발-배기 과정이 4번의 피스톤 운동을 통해 이뤄지는 4행정 엔진은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기존 디젤엔진에 비해 효율이 약 10%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두 번의 피스톤 운동을 통해 위와 같은 과정이 이뤄지는 2행정 엔진은 천연가스를 사용하더라도 효율이 떨어지지 않으며 MDT는 자사가 개발한 ME-GI 엔진의 경우 천연가스에서 운동에너지로 변환하는 효율이 사상 최대인 50%에 달한다며 적극적인 홍보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2행정 엔진은 실린더가 팽창했을 때 연료를 주입하는 4행정 엔진과 달리 최대로 압축된 상태에서 연료를 주입해야 하기 때문에 그만큼 천연가스도 강한 압력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었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4행정 엔진은 5~8bar(1bar는 1기압)로 압축해 연료를 주입할 수 있으나 2행정 엔진은 공기를 최대로 압축한 상태에서 연료를 주입하기 때문에 300bar 정도의 압력을 필요로 한다”며 “따라서 천연가스를 압축하는 데 그만큼의 에너지가 필요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 고압 천연가스 연료공급장치(HP FGS) 개념도.ⓒ대우조선해양

MDT는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압축하는데 1시간에 4t의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할 경우 2천kW에 달하는 전기에너지를 사용해야 했다.

보통 에어컨을 사용하는 여름철 일반 가정집의 한 달 전기사용량을 최대 5kW로 산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MDT는 천연가스 압축에만 1시간에 400가구가 한 달 간 사용할 수 있는 전기를 소비하는 셈이다.

이렇다 보니 MDT는 효율 높은 ME-GI 엔진을 개발하고도 이를 천연가스 압축에 소모하는 문제 때문에 마케팅에 어려움을 겪어왔으며 대우조선이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는데 성공했다.

대우조선이 개발한 기술은 액체 상태인 천연가스를 압축한 후 이를 기화시켜 엔진에 공급하는 방식으로 이론상으로는 상당히 간단해 보인다.

대우조선 관계자도 “간단히 설명하자면 그리 특별해보일 것도 없고 이와 같은 기술은 사실 육상플랜트에서 이전에 개발해 적용된 사례도 있다”며 “하지만 이를 선박엔진에 적용하기 위해서는 지속적인 연구와 실증테스트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이어 “MDT의 기존 방식으로 2천kW의 전기가 필요했던 천연가스 공급을 대우조선이 개발한 시스템으로 대체할 경우 20분의 1 수준인 100kW면 충분히 가능하다”며 “ME-GI 엔진 판로확대에 전방위적으로 나서고 있는 MDT로서는 우리 기술을 도입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MDT로서는 대우조선의 기술을 받아들임으로써 앞으로 ME-GI 엔진 마케팅에 더욱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게 됐다.

특히 글로벌 환경규제와 연료비 절감 문제를 고민하고 있는 선사들에게 LNG가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만큼 LNG를 주연료로 사용하는 엔진에 대한 수요는 향후 크게 증가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이 ‘HP FGS’ 특허 수출을 통해 벌어들이게 될 로열티도 ME-GI 엔진을 장착하는 선박의 증가와 함께 늘어나게 된다.

또한 ‘HP FGS’ 기술의 적용을 원하는 기업과 사업 분야가 다양한 만큼 대우조선은 지속적인 협상을 통해 ‘HP FGS’ 특허 수출을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대우조선 관계자는 “우리 기술의 도입을 원하는 고객들이 서로 계약관계에 있을 경우 특허 수출이 중복되기 때문에 이에 대한 사전검토를 면밀하게 할 필요가 있다”며 “하지만 연말까지는 추가적인 특허 수출과 기술도입에 대한 윤곽이 어느 정도 잡힐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