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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직원들 “비리 터지면 우린 굶는다”

선박수주는 신뢰가 생명…20만 대우조선 가족 생계 위기 초래
조선소 직원들 "발본색원해 철저히 처벌해야" 한 목소리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3-10-30 17:06

▲ 대우조선해양 서울 본사 사옥 전경.ⓒEBN
최근 불거지고 있는 대우조선 뇌물비리로 인해 옥포조선소도 몸살을 앓고 있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수출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조선산업에서 신뢰를 가장 중시하는 해외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수주영업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사소한 비리라도 끝까지 발본색원해 다시 뿌리를 내리지 못하게 해야 한다며 비판 수위를 더욱 높이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임직원 중 상무급 이상의 임원 60여명은 최근 고재호 사장에게 일괄사표를 제출했다.

이는 대우조선 일부 직원이 납품업체로부터 금품을 받아 물의를 일으킨데 따른 것이다.

울산지검 특수부는 납품업체들로부터 금품을 받은 대우조선해양 상무이사 1명을 포함한 전ㆍ현직원 11명을 납품비리(배임수재) 혐의로 지난 15일 구속 기소했다.

구속 기소된 직원 가운데는 임원급 4명을 비롯해 부장ㆍ차장ㆍ대리가 각각 포함됐다. 이외 임원 2명과 부장 1명 등 3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울산지검은 또 이들에게 금품을 전달한 납품업체 관계자 6명을 배임증죄, 업무상 횡령 등 혐의로 함께 구속 기소하고 나머지 10명은 불구속 기소했다.

대우조선 직원들은 협력업체로부터 각각 수천만원에서부터 수억원에 이르는 금품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번에 적발된 대우조선 직원들이 받은 금품은 총 34억3천만원에 달한다.

이와 함께 대우조선은 임원들의 일괄사표 제출에 대해서도 거짓해명에 나섰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앞서 지난 18일 대우조선은 임원들의 일괄사표 제출에 대해 “그런 논의는 있었으나 실제로 이뤄지진 않았다”고 밝혔는데 국정감사에서 홍기택 산업은행지주 회장이 "대우조선해양 납품 비리와 관련해 60여명의 임원들로부터 일괄 사표를 받았다"고 밝힌 것.

이에 대해 대우조선이 “18일 일부 언론에 보도됐을 당시에는 사표가 제출되지 않았으나 며칠 후 임원들이 일괄사표를 제출했다”고 해명에 나섰지만 업계에서 보는 시각이 긍정적일 수는 없는 상황이다.

이와 함께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불공정하도급 관련 조사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대우조선의 기업윤리와 신뢰성은 더욱 추락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까지 공정위에서 공식적인 자료를 내진 않았으나 대우조선의 불공정 행태에 대해 수십개의 기업이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대우조선이 지난 2009년 하도급거래 공정성 평가에서 조선업 부문 1위를 차지했는데 이를 평가한 것이 공정위라는 점이다.

불공정하도급에 관한 조사가 단기간에 이뤄지긴 힘든 만큼 공정위에서 어떤 기준으로 하도급거래 공정성 평가를 실시하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의문이 생길 수밖에 없는 부분이다.

한편 잇달아 터지는 악재로 인해 일괄사표를 제출받은 고재호 대우조선 사장의 고민도 깊어질 것으로 보인다.

제출받은 사표 중 일부는 수리를 해야 하는 상황인데 수리가 된다면 어떤 부서에 있는 임원의 사표를 수리하는 것이 정당성을 가져갈 수 있을 것인지 판단을 해야 하는데 가장 우선적으로는 납품업체 뇌물비리가 발생했던 구매본부 측 임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

실제로 직원들의 뇌물비리 적발 이후 구매본부장을 맡고 있던 이모 전무가 현재 홍보임원으로 옮긴 것을 비롯해 일부 고위급 임원들은 도의상의 책임을 이유로 관련 사업부서에서 물러나 현재 다른 부서로 자리를 옮긴 상태다.

또한 불공정하도급 관련해서 협력업체를 관리하고 있는 사업부서와 기업윤리경영실장을 맡고 있는 문모 부사장 등 임원들도 마음이 편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옥포조선소에서 선박건조에 나서고 있는 직원들의 마음도 무겁긴 마찬가지다. 특히 신뢰를 중요시하는 외국 선주사들을 대상으로 수주영업에 나서야 하는 조선업계 특성 상 기업윤리에 문제가 제기되면 선박수주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옥포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는 직원이 약 4만명에 달하는 것으로 들었는데 가족까지 포함하면 대우조선에 생계를 맡기고 있는 사람들은 거의 20만명에 달한다”며 “높은 자리에 있을수록 잠깐의 사소한 욕심 하나가 20만명에 달하는 사람들을 굶게 만들 수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