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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에게 듣는다]②"한국, 가장 중요한 조선·해양 파트너"

비욘 올레 비욘슨 노르웨이 상무참사관 "올해 발주 증가 전망"
양국 간 교역규모 매년 늘어나 “방산, 북극항로 개발 협력도 강화”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4-02-07 11:07

조선과 해양플랜트, 해운 산업은 한 국가 내에서 이뤄지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를 하나의 시장으로 하는 글로벌 산업이다. 이에 따라 각 분야별로 깊이 연관된 국가도 다양하며 각국의 정책에 따라 국내 업계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된다. 여기서는 주한 파나마 대사관을 시작으로 한국에서 근무하고 있는 각국 대사 및 해당 산업 담당자들을 만나 업계의 주요 이슈에 대한 생각과 시장 전망, 계획 등을 들어본다.[편집자 주]

▲ 비욘 올레 비욘슨(Bjørn Ole Bjørnsen)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 상무 참사관.ⓒEBN

“지난해 노르웨이 기업들이 한국에 발주한 선박 규모는 2012년과 비슷한 수준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올해도 한국 조선업계에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지난해보다는 좀 더 많은 선박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됩니다.”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에서 근무하고 있는 비욘 올레 비욘슨(Bjørn Ole Bjørnsen) 상무 참사관은 올해 노르웨이와 한국의 조선·해양 분야 산업에 대해 이와 같이 전망했다.

노르웨이는 여러 국가에 선박을 발주하고 있으나 그 중 한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으며 그만큼 국가 간 무역에 있어 한국은 노르웨이의 중요한 파트너이다.

지난 2012년 기준 한국 조선업계는 총 340만DWT가 넘는 선박 30여척을 노르웨이로부터 수주해 건조하고 있다.

특히 LNG선을 비롯한 고부가가치선 위주로 수주가 이뤄졌으며 FPSO(부유식 원유 생산·저장·하역 설비), 시추선 등 해양플랜트 발주도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인구가 500만명에 불과한 노르웨이는 지난 1969년 처음 해양자원 발굴에 성공한 이후 1976년부터 상업생산에 들어갔다.

현재 글로벌 가스생산량 3위, 원유 생산량은 7위에 오를 만큼 자원부국으로 성장한 노르웨이에서 석유·가스 산업의 부가가치는 전체의 25%를 차지하고 있으며 전체 수출의 45%를 석유·가스로 발생되는 산업이 차지하고 있다.

북해 심해자원 개발에 적극 나선 노르웨이의 채굴 관련 기술은 대륙붕 등 수심이 얕은 천해 지역 개발을 위주로 100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동남아시아 기업들보다 앞서고 있으며 이것이 노르웨이를 선진국 대열로 이끈 계기가 됐다.

한국 조선업계에 발주되는 해양플랜트는 배런츠 해역(Barents Sea)을 비롯한 노르웨이 북해 지역의 자원개발에 투입된다.

현대중공업이 수주한 골리앗(Goliat) FPSO와 아스타한스틴(Aasta Hansteen) 프로젝트, 대우조선해양이 수주한 마리너(Mariner) 프로젝트의 상부설비(Topside)와 지나크로그(Gina Krog) 플랫폼 등이 모두 노르웨이 해양자원 개발을 위한 것으로 이들 설비는 최소 11억 달러에서 20억 달러까지 달하는 초대형 프로젝트다.

막대한 규모의 원유 및 가스매장 후보지가 발견됨에 따라 배런츠 해역에 대한 개발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지만 노르웨이와 러시아 국경이 맞닿은 이 지역은 상당한 심해인데다 날씨가 매우 험한 곳으로도 유명하다.

따라서 배런츠 해역 개발을 위해서는 엔지니어링 업체 뿐 아니라 기자재업체, 조선소들에게 상당한 기술개발이 요구되고 있다.

이런 조건들을 충족시키기 위해 노르웨이가 정한 해양플랜트 기준인 노르속(Norsok)은 조선업계 관계자라면 누구나 혀를 내두를 만큼 세계에서 가장 까다로운 규정으로 인정받고 있다.

▲ ⓒEBN
이에 대해 비욘슨 참사관은 “한국 조선업계 관계자들이 노르속 때문에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에 대해 충분히 알고 있다”며 “하지만 영국의 브리티시레귤레이션(British Regulation) 등 북해 지역 개발에 나서는 국가들이 정한 기준들은 노르속과 대동소이한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는 프로젝트를 하면서 많이 적응해나갈 수 있고 충분한 역량을 갖고 있다”며 “핵심기자재 납품업체들 중 약 80%가 노르웨이 업체인데 이들도 노르속 기준을 충족시켜야 납품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비욘슨 참사관은 한국 조선업계의 기술력에 대해 높이 평가하고 있으나 일부 프로젝트들에 대한 차질이 발생함에 따라 노르웨이 기업들의 우려도 증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노르웨이 최대 조선소 중 하나인 아커야즈(Aker Yards)를 인수한 STX조선해양에 발주했던 선박 및 설비들에 대한 계약이 어떻게 처리될 것인지가 노르웨이 기업들의 관심사다.

STX조선은 ‘시그마 프로젝트’에 따른 FPSO를 수주했는데 산업은행 관리에 들어가면서 이 계약이 취소됐다.

이에 따라 노르웨이 기업 측에서는 이 설비를 대신 건조해 줄 다른 한국 조선소를 찾고 있는데 현재까진 아직 결정된 내용이 없는 상황이다.

비욘슨 참사관은 “노르웨이 입장에서 볼 때 한국은 선박 및 해양플랜트 건조 파트너로서 매우 중요한 국가”라며 “무역 통계를 보더라도 한국과 노르웨이의 교역 규모는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추세”라고 말했다.

지난해 노르웨이의 한국 수출규모는 25억 달러인데 이중 18억 달러가 한국 조선소에서 선박 및 해양플랜트를 건조하는데 필요한 기자재 수출이었다. 이는 전년 대비 27% 증가한 것으로 노르웨이 입장에서는 상당히 긍정적인 성장세다.

이와 함께 한국의 노르웨이 수출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지난해 조선·해양 분야를 제외한 한국의 수출금액은 16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대비 45% 증가한 수치다.

한국과 노르웨이의 협력관계는 방산시장 분야에서도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

지난해 6월 대우조선에 2억3천만 달러 규모의 군수지원함을 발주한 노르웨이는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하는 이지스함, 잠수함 등에 노르웨이의 방산물자를 수출하고 있으며 미국의 F35 전투기에 탑재되는 핵심미사일도 개발할 만큼 앞선 기술력을 갖고 있다.

이와 같은 협력체계를 갖추기 위해 한국과 정부 대 정부 간 방위물자 교류 활성화 협약을 체결한 노르웨이는 지난 2012년 한국생산기술연구원과 노르웨이 과학산업기술연구재단(SINTEF)의 양해각서 체결을 통해 석유 및 해양기술, 제조, 유동안정성 연구 프로젝트 등에 대해서도 공동 추진하고 있다.

또한 같은 해 말 한국 국토해양부와 노르웨이 상공부가 북극항로 공동개발을 위한 MOU를 체결한 이후 츄디그룹(Tschudi Group)을 위주로 긴밀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

비욘슨 대사는 “오는 4월 7일 정부간 MOU 후속조치로 ‘한국-노르웨이 그린십 세미나’를 한국에서 개최할 예정”이라며 “오는 11월 열리는 국제해양플랜트전시회도 기존 기업관 형태를 벗어나 노르웨이 국가관 형태로 진행하는 등 한국과의 협력관계 강화에 힘쓸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