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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재호 사장님, 연임하시는거죠?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2-06 17:50

▲ ⓒEBN
대우조선해양을 3년간 이끌어온 고재호 사장의 임기가 다음 달이면 만료됩니다. 사장의 임기가 명확히 정해져 있지 않은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과 달리 대우조선은 3년마다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차기 사장을 선임하는 절차를 거치고 있습니다.

통상 3월 말 정기주주총회를 하기 때문에 오는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차기 사장을 비롯한 안건을 상정해야 합니다. 하지만 이사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대우조선 관계자는 “아직까지 사장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이야기는 듣지 못했다”고 합니다.

이에 더해 예전처럼 어느 인사가 차기 대우조선 사장으로 선임될 것이라거나, 혹은 누가 차기 대우조선 사장 자리를 노리고 있다거나 하는 하마평은 들리지 않고 있습니다. 김연신 전 성동조선해양 사장에 대한 이야기가 일부 매체에서 나온 바 있긴 하나 업계에서는 현실적이지 못하다는 지적입니다.

대주주인 산업은행의 입김이 강하게 작용한다는 점에서 대우조선이 이렇게 조용한 모습을 지키고 있는 것은 이례적으로 보입니다.

고 사장 이전에 6년간 대우조선을 이끌어왔던 남상태 전 사장이나 STX조선해양 사장으로 발령받았다가 이를 고사한 박동혁 대우조선 부사장의 경우 공식적인 발표가 이뤄지기 전에 금융권, 정확하게는 산업은행발로 다양한 하마평이 돌았던 바 있습니다.

남 전 사장 재연임 여부가 관심사일 때는 대우조선 부사장 중에 어떤 분들이 차기 사장으로 거론되고 있다는 소문이 나돌았으며 박 부사장의 경우도 산업은행 측이 STX조선 대표이사로 발령하게 된 배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회자됐습니다.

고재호 사장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소문이 없다”라는 점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산업은행이 대주주로 있는 기업의 CEO 선임에 대해서는 항상 산업은행발로 기사가 먼저 나왔으며 이에 대해 산업은행은 “공식적으로 확인된 바 없다”라는 입장을 고수했습니다.

대우조선 이사회가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음에도 여전히 고 사장 연임에 대해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은 없습니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고 사장의 연임에 대해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습니다.

3년간 대우조선을 이끌어오면서 고 사장이 이뤄낸 성과에 대해서도 다시 한 번 재조명되는 분위기입니다.

지난해 1~3분기 현대중공업이 3조원 이상의 영업손실을, 삼성중공업도 지난해 상반기 영업손실을 기록한 반면 대우조선은 분기 기준으로도 흑자기조를 유지한데다 ‘조선빅3’ 중 유일하게 연간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하는데 성공했습니다.

이와 함께 내부적으로는 지난 2010년 올씨(Allseas Group SA)로부터 수주한 초대형해양플랜트설치선(Platform Installation/Removal & Pipe-lay Vessel)을 비롯해 적자규모가 클 것으로 우려됐던 악성 프로젝트들을 무난히 수행한 것도 성과로 비춰지고 있습니다.

또한 조선사 CEO는 조선업계를 잘 알고 있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3년으로는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성과를 보기 힘들다는 특성도 고 사장의 연임에 대한 정당성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선박을 수주하면 이를 건조해 매출에 반영되는데 2년여의 시간이 걸리는 조선업 특성상 3년의 임기로는 CEO가 자신이 한 일의 성과를 보기 힘들다”며 “처음 3년의 임기동안 CEO가 이전 사장이 추진했던 일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사업을 추진했다고 하면 앞으로의 3년은 자신이 한 일의 성과를 확인하면서 다음 사업에 대한 구상을 할 수 있다”는 것이 한 업계 관계자의 설명입니다.

이 관계자는 “지난해 ‘야말 프로젝트’ 관련 쇄빙LNG선 15척을 수주한 것도 고 사장이 장기적인 관점에서 지속적으로 사업을 추진한 뚝심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이 프로젝트가 계약 마무리까지 3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는 점을 감안하면 3년의 임기로는 장기적인 사업 추진에 제약이 많다”고 덧붙였습니다.

남상태 전 사장에 대한 내부적인 평가가 좋지 못한 반면 고재호 사장에 대한 평가는 노조에서도 긍정적입니다.

노조 관계자는 “고 사장은 임원들이 참석하는 경영회의에 항상 노조위원장의 자리도 마련해두며 대우조선을 이끌어가는 주체 중 하나로서 노조를 인정하고 있다”며 “이전 사장으로 인해 불거졌던 리스크들을 풀어가느라 자신이 구상하고 있는 사업에 대해서는 정작 많이 추진하지 못했을 것으로 보는 시각들도 많다”라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이 관계자는 “조선소 내에서 이런저런 소문들이 떠돌고 있긴 하나 고 사장의 연임 가능성에 대한 말들도 많이 나오고 있다”며 “만약 외부세력이 대우조선 임원 아닌 다른 인사를 차기 사장에 앉히려고 한다면 노조는 파업을 해서라도 이를 막기 위해 나서겠다”라는 말도 덧붙였습니다.

고 사장 연임과 앞으로의 3년에 대해 전망하기는 힘들지만 악재와 호재는 분명히 존재합니다.

우선적으로 고 사장 연임에 대해 현재 부사장으로 근무하는 대우조선 임원 중 마땅한 경쟁자가 없다는 시각은 호재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현재 대우조선 부사장은 김갑중 부사장, 이철상 부사장, 고영렬 부사장, 박동혁 부사장, 이병모 부사장, 김용만 부사장 등 총 6명입니다.

하지만 산업은행 출신으로 현재 재경실장을 맡고 있는 김갑중 부사장과 위탁경영 중인 대한조선의 대표이사로 근무하고 있는 이병모 부사장을 제외하면 후보군은 4명으로 좁혀지며 이중에서 차기 사장감으로 거론되는 인사는 나오지 않고 있습니다.

남상태 전 사장이 연임에 이어 재연임까지 욕심을 내면서 차기 사장감으로 유력하게 거론될 수 있는 경영진을 내쫓았다는 지적도 고 사장의 연임설에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대목입니다.

업계 관계자는 “남상태 전 사장이 기원강 전 부사장 등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고참급 부사장들을 내쫓았기 때문에 현재로서는 차기 사장감으로 누가 유력하다고 보기 힘든 점이 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는 대우조선을 떠나 다른 조선소 등으로 자리를 옮긴 경영진에 대해 대우조선의 손실이라며 안타까워하기도 한다”라고 말했습니다.

연임에 성공할 경우 고재호 사장은 지난해 상선 시장에서만 100억 달러가 넘는 수주실적을 거둬 향후 실적에서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됩니다.

통상 상선의 경우 여러 척의 선박을 시리즈선으로 수주하기 때문에 선박을 건조할수록 생산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지만 3년 전인 지난 2012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만 105억 달러의 수주를 기록했다는 것은 우려할 부분으로 남아있습니다.

지난해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이 플랜트 시장에서 기록한 대규모 적자를 손실충당금으로 반영하며 영업손실을 신고했다는 것도 이와 같은 우려감을 높이고 있는 상황입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우조선은 그동안 분기실적에 해양플랜트발 적자를 분산 반영해왔기 때문에 분기실적이 흑자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고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그대로 믿지 못하는 분위기가 강하다”며 “고재호 사장이 연임에 성공할 경우 연임 초기 실적에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처럼 해양플랜트발 손실충당금을 반영할 가능성도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라는 견해를 밝혔습니다.

사실관계를 확인할 수는 없으나 고재호 사장의 연임은 가능성이 높아 보이며 오는 13일 열리는 이사회에서 연임여부가 확정될 것으로 보입니다.

올해도 여전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서 고 사장이 구상하고 있는 앞으로의 3년에는 어떤 내용들이 담기게 될지 벌써부터 관심이 가는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