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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사장 선임 불발에 피해만 ‘눈덩이’

사추위 소집 없어…대표이사 ‘대행’ 체제 불가피 할 전망
프로젝트 차질 우려에 신뢰도 등 보이지 않는 피해 급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3-15 19:22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대우조선해양

15일 예상됐던 사장추천위원회 소집마저 무산됨으로써 대우조선은 이달 29일로 임기가 만료되는 고재호 사장의 후임을 정하지 못한 채 31일 주총을 개최하게 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오는 16일 정기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이 안건으로 상정되지 못할 경우 대우조선은 임시주총을 통해 신임 대표이사 선임을 추진할 수 있으나 사상 초유의 사태가 발생함에 따라 대표이사 ‘대행’ 꼬리표를 달아야 하는 대우조선의 보이지 않는 피해는 더욱 심각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15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이날 예상됐던 사장추천위원회는 열리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16일 대우조선해양의 정기이사회가 예정된 만큼 15일까지는 대주주인 산업은행 측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정을 위한 결정이 내려져야 하는 상황이었으나 별다른 움직임 없이 이사회를 개최할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사추위 소집 없이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 선임 건을 상정하는 것이 법적으로 문제될 것은 없지만 산업은행 측에서 특정 인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가능성이 낮다고 봐야 한다”며 “따라서 3월 정기주총이 지나간 이후 임시주총을 개최하는 방식으로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하게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산업은행이 공식적으로 신임 대표이사 후보를 밝히지 않은 상태에서 이사회 당일 특정 인사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한다고 발표하는 것은 산업은행 입장에서도 상당한 무리라는 것이 이 관계자의 지적이다.

또한 그동안 독자적으로 대우조선 신임 대표이사를 선정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혀온 산업은행으로서도 현재의 상황이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라는 입장이다.

산업은행 관계자는 “15일 오후까지도 사추위 소집과 관련된 이야기는 나오지 않았다”며 “16일 정기이사회에서 극적으로 신임 대표이사 선임에 대한 안건이 상정될 가능성도 생각해볼 수 있으나 현재로서는 쉽지 않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열리는 정기주총에서 신임 대표이사가 선임되지 않을 경우 대우조선은 고재호 사장이 당분간 대표이사 대행으로서의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대우조선에 경영공백 상태가 발생하는 것은 아니지만 신임 대표이사 선임이 지연됨으로써 눈에 보이지 않는 피해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욱 커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우선적으로 ‘대행’이라는 꼬리표를 달게 되면 글로벌 선주사들 입장에서는 언제 대표이사가 바뀔지 모르는 조선사와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하는 것에 대해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대우조선이 올해 들어 지금까지 12억 달러에 달하는 선박을 수주했으나 2월 중순 이후부터 수주소식이 사라진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하지만 이보다 더 큰 피해는 이미 수주해 현재 건조가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한 불안감에서 나오고 있다.

이미 대우조선에 선박 및 설비를 발주한 선사들은 대우조선 대표이사가 바뀌는 것에 대해 불안감을 느끼고 있으며 대표이사가 바뀔 경우 현재 진행되고 있는 프로젝트에 미치는 영향은 없는지에 대해 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우조선은 지난해 ‘야말’ 프로젝트와 관련해 척당 약 3억2천만 달러에 달하는 쇄빙LNG선만 15척을 수주하는 쾌거를 거뒀다.

러시아 야말 지역에서 생산되는 액화천연가스를 북극항로를 통해 운송하는 이 프로젝트는 블라디미르 푸틴(Vladimir Putin) 러시아 대통령이 직접 챙기고 있는 프로젝트로 러시아 노바텍(Novatek)과 프랑스 토탈(Total), 중국 CNPC(China National Petroleum Corp) 등 글로벌 오일메이저와 각국 국영기업이 참여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대우조선 뿐 아니라 한국 조선업계가 쌓아온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이뤄낸 성과인데 대우조선이 신임 대표이사 선임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현 상황은 어렵게 쌓아온 신뢰도를 갉아먹는 행위에 불과하다는 것이 업계의 지적이다.

또한 한국 정부나 정치권에서 대우조선 대표이사 선임에 압력을 가하고 있다는 정황이 불거지는 것은 글로벌 오일메이저나 선사들로 하여금 앞으로 대우조선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에 대형 프로젝트를 발주하는데 감안해야 하는 불안요소로 받아들여질 수밖에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대표이사가 바뀌게 되면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임원들에 대한 변동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데 발주사 입장에서는 그동안 무난하게 프로젝트를 이끌어 온 책임자가 바뀌는 일이 없기를 바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더 큰 문제는 발주사들이 언제 바뀔지 모르는 대표이사 ‘대행’과 프로젝트 관련 협의를 진행해나가야 한다는 것이고 일이 이렇게까지 지연된 만큼 고재호 사장의 글로벌 입지도 상당한 타격을 받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큰 과실 없이 안정적으로 대우조선을 이끌어온 고 사장의 연임이 최선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