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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업계 “인도 LNG선을 잡아라”

인도 가일, 미국 LNG 수입 위해 총 9척 용선 추진
“9척 중 3척은 자국건조” 조건 탓 선사 선정 난항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3-26 08:50

▲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15만5천㎥급 LNG선 전경.ⓒ삼성중공업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가 인도에서 발주되는 LNG선 수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인도 국영가스기업인 가일(Gail)은 미국으로부터 수입하는 셰일가스 운송을 위해 총 9척의 LNG선을 필요로 하고 있는데 LNG선 건조 역량이 없는 인도 조선소들은 한국 조선소와 협력 하에 이들 선박 중 일부 건조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26일 업계 및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인도 L&T(Larsen & Toubro)조선소와 상호건조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이번 협약 체결은 LNG선 건조를 위한 것으로 인도 국영기업인 가일(Gail, Gas Authority India Limited)은 미국으로부터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하기 위해 9척의 LNG선 확보를 필요로 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도 인도 국영조선소인 코친조선소(Cochin Shipuard)와 LNG선 건조를 위한 협약 체결을 추진하고 있으며 대우조선해양, STX조선해양도 구체적인 협상 상대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인도 LNG선 발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일은 미국 셰니에르에너지(Cheniere Energy)의 사빈패스LNG(Sabine Pass LNG), 도미니온코브포인트LNG(Dominion Cove Point LNG) 프로젝트를 통해 연간 380만t의 액화천연가스를 수입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가일은 옵션 포함 최대 30년(20년+5년+5년) 간 17만3천~18만㎥급 LNG선 14척을 장기용선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이후 검토 과정에서 선박 척수가 9척으로 줄었으며 3개 선사가 각 3척의 선박을 운영하는 것으로 입찰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3척의 선박 중 1척은 인도의 조선소가 건조해야 하며 선사가 선박 납기 및 품질을 보증해야 한다는 요구조건도 내걸었다.

오는 2018년 LNG수입 시작을 목표로 하고 있는 가일이 자국 조선산업의 발전을 위해 이와 같은 조건을 내걸고 있으나 이 조건들로 인해 LNG선 운영선사 선정을 위한 입찰은 번번이 실패하고 있다.

LNG선 건조를 위한 기술과 경험, 설비가 없는 인도 조선소들은 현실적으로 선박 건조가 불가능한 상태이며 이를 알면서도 선사들이 선박 납기와 품질을 보증하겠다고 나서는 것은 상당한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지난해 피파바브(Pipavav Defence & Offshore Engineering), L&T 등 2개 인도 조선사들에 대한 실사에 나선 가일은 이들 조선소가 LNG선 건조를 위해서는 설비 규모만 충족될 뿐 기술적인 부분에서나 기반시설 부분에서 가일의 요구사항을 충족시키지 못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한국 조선업계는 LNG선 건조에 약 2년의 시간이 소요되는 반면 인도 조선소가 건조에 나설 경우 5년이 걸리더라도 제대로 된 선박을 건조한다는 보장이 없으며 선박 건조에 필요한 비용도 한국에 비해 월등히 높아지게 된다.

2018년부터 미국의 LNG를 수입한다는 목표를 세운 가일 입장에서는 자국 산업을 키운다는 명분 아래 품질을 보증할 수 없는 선박이 건조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릴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따라서 당시 현지 업계에서는 가일이 자국 조선업계의 끈질긴 로비에도 불구하고 선박 발주 협상에서 이들을 제외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는데 현재 상황을 보면 국영기업인 만큼 자국 업계의 요구를 거부하진 못한 것으로 보인다.

인도 조선소들이 한국 조선업계와 협력에 나서기 시작한 것도 이와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고 있다.

하지만 가일이 여전히 선박을 운용할 선사들에게 납기 준수 및 품질보증을 요구함으로써 지난 2월 실시된 네 번째 입찰이 참여하는 선사 없이 유찰됐다.

업계에서는 오는 4월 중순 열릴 것으로 예상되는 다섯 번째 입찰에 대해서도 관심을 보이고 있으나 계약이 언제 체결될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반응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인도 조선소에서도 선박을 건조해야 한다는 조건을 포기하지 않는 이상 가일의 LNG선 입찰은 또다시 유찰될 가능성이 높다”며 “한국 조선업계가 각자 인도 조선업계와 협상을 추진 중이긴 하나 아직까지 결정된 내용은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 조선업계가 기술지원에 나서는 만큼 각 조선사 입장에서도 이에 따른 기술유출 위험성에 대해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다”며 “하지만 선사 선정작업이 언제 마무리될지 모르는 상황이므로 현재로서는 지켜보며 인도 조선업계와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만 논의를 주고받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