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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빅3’, 러시아 FSRU 수주전 나서

‘부동항’ 칼리닌그라드 안정적 에너지 공급
발트해 에너지 안보 둘러싼 이해관계 주목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4-29 17:52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LNG-FSRU(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현대중공업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가 러시아에서 발주되는 LNG-FSRU(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 수주전에 나섰다.

이번에 발주되는 선박은 한 척에 불과하나 혹한에 견딜 수 있는 내빙 기능이 추가된 ‘아이스 클래스’ 선박으로 건조되기 때문에 기존 FSRU보다 선박 가격은 높은 선에서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러시아 국영가스기업인 가즈프롬(Gazprom)은 17만㎥급 FSRU 발주를 추진하고 있다.

가즈프롬 계열사인 GM&T(Gazprom Marketing & Trading)를 통해 발주되는 이번 선박은 오는 2017년 1분기 인도해 발트해 연안의 러시아 칼리닌그라드(Kaliningrad)에서 천연가스를 공급하게 된다.

이 선박은 추운 북해 지역에 투입되는 만큼 내빙 기능을 갖춘 ‘아이스 클래스’ 선박으로 건조되며 GM&T는 ‘가즈-아이스(Gaz-ice)’라는 프로젝트명과 함께 이번 선박의 사양을 공개했다.

‘가즈-아이스’ 선박은 기존 FSRU 선형을 모델로 하고 있으나 ME-GI(M-type electronically controlled) 엔진이 아닌 DFDE(Dual-fuel, diesel-electric) 엔진이 적용된다.

GM&T는 이번 선박에 대한 계약을 오는 5월 15일까지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가 이번 수주전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아이스 클래스’ 선박인 점을 감안하면 기존 2억5천~3억 달러 수준이었던 17만㎥급 FSRU의 선박 가격도 다소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조선의 경우 지난해 ‘야말 프로젝트’ 관련 17만㎥급 쇄빙LNG선 15척을 수주했는데 이들 선박의 척당 가격은 약 3억1천753만 달러로 2억 달러 수준인 일반 LNG선보다 1억 달러 이상 높았다.

한편 러시아가 자국 영토에서 분리돼 폴란드, 리투아니아 사이에 위치한 칼라닌그라드 지역에 FSRU를 투입하는 것에 대해 자원안보 강화 차원에서 이번 선박 발주를 결정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다.

중세시대 프로이센의 수도이자 독일 철학자 칸트의 고향이기도 한 칼리닌그라드는 독일의 영토였으나 2차 대전 이후 소련이 편입했으며 이를 러시아가 승계했다.

따라서 칼리닌그라드는 러시아의 가장 서쪽에 위치한 영토이면서 본토와 이어지지 않는 고립된 영토라는 특징을 갖고 있으며 러시아의 유일한 부동항이라는 측면에서 전략적인 요충지로 인정받고 있다.

가즈프롬이 칼리닌그라드에 FSRU를 투입키로 한 것은 전략적 요충지의 안정적인 가스공급을 위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으나 가스공급을 두고 인근 국가들과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만큼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 2014년 2월 현대중공업은 17만㎥급 FSRU ‘인디펜던스(Independence)’호에 대한 명명식을 개최한 바 있다.

리투아니아에 투입되는 이 선박의 명명식에는 이례적으로 달리아 그리바우스카이테(Dalia Grybauskaite) 리투아니아 대통령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리바우스카이테 대통령은 명명식에서 “오늘은 리투아니아의 오랜 숙원인 에너지 독립을 실현하게 된 역사적인 날”이라며 감격을 감추지 않았는데 이는 리투아니아의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가 높아 에너지자립이 절실했기 때문이다.

EU 국가들은 연간 천연가스 사용량의 약 30%를 러시아로부터 수입하고 있으며 리투아니아 등 발트3국의 러시아 의존도는 이보다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러시아는 외교전에서 가스공급을 무기로 사용하고 있으며 실제로 지난 2009년에는 그루지야 탄압을 반대하고 나선 우크라이나에 대해 일방적으로 가스공급을 중단하기도 했다.

또한 독점적인 지위를 이용해 러시아의 가스공급 의존도가 큰 국가에 대해서는 다른 국가에 비해 20% 이상 비싼 가격에 가스를 공급하거나 갑자기 큰 폭의 가격인상을 통보하는 등 에너지를 무기로 활용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칼리닌그라드가 러시아의 전략적 요충지인데다 이를 둘러싼 폴란드, 리투아니아 등이 EU에 가입함에 따라 안정적인 에너지공급을 위해 FSRU 발주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최근 가즈프롬이 EU 반독점위원회로부터 반독점법 위반으로 기소를 당한 것으로 알려짐에 따라 에너지를 둘러싼 유럽과 러시아의 갈등도 커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