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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상건조, 성동조선의 또다른 ‘세계일류기술’

성동조선의 진보 자체가 세계 최초·세계 최대 기록
경쟁사 벤치마킹 잇달아…관련특허 7개국 출원·등록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5-26 05:00

▲ 성동조선해양이 건조한 10만9천DWT급 정유운반선이 플로팅도크로 이동하고 있는 모습.ⓒ성동조선해양

[통영=신주식 기자]“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플로팅도크로 이동시키는 로드아웃(Load-out) 시스템에는 성동조선 만의 기술들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9년에 걸친 연구개발을 통해 국내외에 총 6개의 특허를 출원 및 등록했으며 이와 같은 노력들을 바탕으로 세계 최초 기록들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22일 통영을 찾은 기자에게 성동조선 관계자는 이와 같이 설명했다.

성동조선은 지난 2006년 첫 번째 선박부터 육상에서 건조해 플로팅도크로 진수하는 육상건조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육상에서 건조한 선박을 플로팅도크로 이동시켜야 하는데 여기에 필요한 것이 로드아웃 시스템이다.

1만TEU급 컨테이너선을 비롯해 15만DWT급 수에즈막스 유조선, 18만DWT급 케이프사이즈 및 21만DWT급 뉴캐슬막스 벌크선 등 초대형 구조물을 플로팅도크로 옮기기 위해서는 상당한 기술력과 노하우를 필요로 한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GT(Gross Tonnage) 기준 3~4만t에 달하는 이들 선박을 안정적으로 이동시키기 위해서는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플로팅도크에 선박의 선수가 아닌 선미부터 들어가는 이유도 엔진 등이 위치한 선미가 선박에서 가장 무겁고 신중해야 하는 부분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로드아웃 전문업체와 함께 첫 번째 선박을 진수시킨 성동조선은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을 통해 로드아웃 시스템을 3세대까지 진화시켜왔다.

이와 같은 노력을 통해 성동조선은 ‘육상건조선박의 수평이송진수방법’을 시작으로 ‘중량물 이송을 위한 푸시풀 장치 및 방법’, ‘선박의 육상 건조방법’, ‘선박 진수용 트랙터’, ‘중량물 이송용 보기트레인 및 그 운용’, ‘부유식 장비의 계류 장치’ 등에 대한 국내외 특허를 출원하는 성과를 거뒀다.

이들 특허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브라질, 필리핀, 일본, 인도, 베트남에 출원 완료됐으며 이 중 5개국에서는 특허등록이 마무리된 상태다.

이 과정에서 육상건조 방식을 사용하는 STX조선이 성동조선의 특허출원에 관한 소송을 제기함으로써 성동조선은 한동안 소송에 휘말려야 했다.

하지만 선박을 3개의 블록으로 나눠 진수하는 STX조선과 선박 건조를 마친 후 진수하는 성동조선의 로드아웃 시스템은 세부적인 기술에 있어서도 차이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성동조선의 특허가 인정받게 됐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연구개발을 진행하면서 전 세계의 로드아웃 시스템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기존의 시스템에 대한 개선을 위한 고민도 이뤄지게 됐다”며 “이와 같은 노력이 축적돼 현재의 로드아웃 시스템이 3세대까지 진화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기존 5시간이 걸리던 로드아웃도 현재는 2시간대로 짧아졌으며 최대한 빠르게 진행시킬 경우 1시간 40분까지도 가능하게 됐다.

9년이라는 세월에 걸쳐 성동조선이 개선시킨 것은 로드아웃 시간뿐만이 아니다.

▲ 63빌딩 만한 초대형 구조물을 움직이는 보기트레인(Bogie Train) 모습. 성동조선해양은 연구개발을 통해 선박의 로드아웃(Load-out) 시간 뿐 아니라 효율성도 향상시켜 육상건조 방식으로 선박을 건조하는 경쟁사들의 벤치마킹이 이어지고 있다.ⓒ성동조선해양

성동조선이 선박을 로드아웃하는데 있어 가장 눈에 띄는 점은 진행상황을 점검하는 소수의 직원 외에 다른 직원들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이는 선박을 이동시키는 다수의 보기트레인(Bogie Train)이 ‘셀프 드라이빙(Self Driving)’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인데 성동조선은 이 기술을 개발함으로써 많은 인력을 투입하지 않아도 안정적인 로드아웃을 진행할 수 있다.

타 조선소의 경우 로드아웃 시스템에서 가장 중요한 균형을 조정하는 작업이 작업자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선박을 지탱하고 이동시키는 보기트레인은 선박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각 부분을 받치고 있는 유압시스템을 수시로 조정해야 한다.

따라서 이 작업을 위해서는 수십 명의 직원들이 선박의 각 부분에 배치돼 안정적인 로드아웃을 위해 긴장하며 진행상황을 확인하고 시스템을 조작해야만 한다.

하지만 성동조선의 보기트레인은 자체적으로 균형을 맞추며 로드아웃을 진행하는 것이 가능하다.

성동조선 로드아웃 시스템의 또 다른 장점으로는 각 보기트레인이 레고처럼 자유자재로 분리 및 설치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중소형 선박부터 1만TEU급 컨테이너선이나 수에즈막스급 유조선까지 다양한 크기의 선박을 로드아웃 하기 위해서는 선박 무게중심에 따라 보기트레인의 배치도 달라져야 하는데 성동조선의 보기트레인은 각 트레인이 하나의 블록처럼 필요한 지점에 배치된다.

이와 같은 특징 때문에 각 보기트레인들은 필요에 따라 여러 개의 그룹으로 배치할 수 있어 선박 크기와 상관없이 보기트레인들이 3~4개 그룹으로 묶이는 타 조선소보다 더욱 안정적인 로드아웃이 가능하다.

보기트레인의 설치와 해체가 무동력으로 이뤄진다는 것도 성동조선 로드아웃 시스템의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일반적인 보기트레인은 설치 및 해체작업이 전기나 유압으로 이뤄지는데 반해 성동조선이 개발한 보기트레인은 클러치 시스템이 적용돼 별도의 에너지원 없이 사람이 수동으로 조작할 수 있다.

로드아웃 시스템은 육상건조에 나서는 조선소들이 모두 채택하고 있으며 국내에는 성동조선 외에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SPP조선 등이 이와 같은 방식으로 선박을 건조하고 있다.

하지만 로드아웃 시스템을 100% 자체 개발해 현재의 수준까지 진화시킨 것은 성동조선이 유일하며 이는 세계 최초 기록으로 이어지고 있다.

성동조선 관계자는 “성동조선의 육상건조 및 로드아웃 시스템은 국내 유수의 대형 조선소들 뿐 아니라 중량물 운송이 필요한 철도 관계자들까지 지속적으로 방문해 벤치마킹할 정도로 앞선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며 “63빌딩 만한 초대형 구조물이 분당 4~4.5m의 속도로 이동하는 모습은 그 자체만으로도 장관을 연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성동조선이 채권단의 자금지원 문제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밤낮없이 용접소리가 들리고 있는 조선소를 바라보고 있노라면 5년에 걸친 힘든 시기를 분명히 극복해낼 수 있다는 자신감도 생긴다”며 “안정적인 일감을 바탕으로 경영정상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성동조선을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기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