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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 노조 “STX프랑스, 산업은행이 인수해라 캐라"

크루즈선 사업, 대우조선에 시너지효과 기대할 수 없어
“올해 실적전망 부정적…동반부실 우려 키우지 말아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05-26 16:31

▲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 전경.ⓒ대우조선해양

[거제=신주식 기자]“그리 좋아뵈면 산업은행이 인수하지 왜 우리더러 인수하라카노? 남이 좋은 땅 있으니 사라고 하면 그 땅을 사겠다 카는거랑 같은 말 아이가?”

최근 경남 거제에서 만난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는 산업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STX프랑스를 떠안기려 한다는 소문에 대해 거침없이 말을 이어나갔다.

프랑스 생나제르에 위치한 STX프랑스는 이탈리아 핀칸티에리(Fincantieri)와 함께 글로벌 크루즈선 전문 조선소로 명성을 얻고 있다.

이 조선소는 STX그룹이 STX유럽 전신인 아커야즈(Aker Yards)를 인수하며 조선소 지분의 66.6%를 보유하고 있으나 채권단 관리에 들어가면서 현재 산업은행이 구조조정을 위한 매각을 추진 중이다.

하지만 지난해 말까지를 목표로 했던 STX프랑스 매각은 지지부진한 상태이며 33.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프랑스 정부가 최근 채권단인 산업은행이 적극적으로 매각에 나서지 않는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하기도 했다.

이에 따라 산업은행은 대우조선이 STX프랑스를 인수할 것을 요청했으며 대우조선은 지난 12일 공시를 통해 이 제안을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대우조선이 지난 2007년 STX그룹에 앞서 아커야즈 인수를 적극 추진했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STX프랑스 인수를 위한 검토작업은 크게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크루즈선 시장 진출을 신성장동력으로 삼고자 했던 당시와 현재는 시장환경이 많이 변했으며 대우조선 내부적으로도 STX프랑스 인수에 따른 시너지효과는 기대하기 힘들다는 것이 노조 측의 주장이다.

노조 관계자는 “STX그룹이 STX프랑스를 인수할 당시 기술이전은 절대 안 된다는 조항이 있었기 때문에 STX는 인수를 하고서도 아무런 소득을 얻지 못했다”며 “대우조선이 인수한다 해도 이와 같은 조건은 변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만에 하나 STX프랑스의 크루즈선 건조 관련기술을 이전받는다 하더라도 현실적으로 시너지효과와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다”라고 덧붙였다.

크루즈선은 ‘바다 위의 호텔’이라고 불리는 만큼 선박 내부에 들어가야 하는 고가의 인테리어와 기자재를 유럽으로부터 수입해야만 한다.

따라서 크루즈선 선체를 건조하는 것만으로 대우조선이 수익성을 기대하긴 힘들며 일본 미츠비시중공업이 크루즈선 수주를 실적악화 원인으로 밝힌 것만 보더라도 STX프랑스 인수는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크루즈선 건조를 위해서는 안벽에 2년 이상 머물며 의장작업을 진행해야 하는데 이럴 바에야 다른 상선을 여러 척 건조하는 것이 수익성을 높이는데 더 낫다는 점도 STX프랑스를 인수하면 안되는 이유로 꼽히고 있다.

노조는 STX프랑스를 인수하게 되면 동반부실에 빠지게 될 것이 명확하다는 점도 인수 반대이유로 들었다.

STX프랑스 인수금액은 시가총액 기준 2천억원 미만일 것으로 예상되는데 일각에서는 산업은행이 STX프랑스 지분 30%와 경영권을 넘겨주겠다고 하기 때문에 실제 인수금액은 500억원이 채 안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우조선의 여유자금이 채 200억원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STX프랑스 인수를 위해서는 부족한 만큼의 돈을 빌려야만 한다는 것이 노조의 지적이다.

노조 관계자는 “올해 1분기 대우조선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적자로 전환됐는데 연말까지는 이와 같은 분위기가 이어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며 “대우망갈리아조선소 인수로 상당한 손실을 떠안고 있는 상황에서 STX프랑스까지 인수하게 될 경우 동반부실이 더욱 심각해질 것은 뻔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안정적인 조선소 운영을 위해서는 최소한 1천억원 정도의 여유자금이 있어야 하는데 현재는 자금사정이 빠듯하다”며 “올해 실적도 긍정적이지 못한 상황에서 또 다른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 것은 말이 안된다”고 덧붙였다.

대우조선은 올해 1분기 804억원의 영업손실과 1천53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또한 송가오프쇼어(Songa Offshore)가 유가하락을 이유로 4척의 반잠수식 시추선을 인도하지 않고 있는 것도 큰 부담을 주고 있다.

노조 관계자는 “지난해 말 인도예정이었던 송가오프쇼어의 반잠수식 시추선은 발주사가 이런저런 핑계를 대며 인도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어 올해 중 인도여부도 불투명하다”며 “건조한 설비가 조선소에 남아있게 되면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기 때문에 현재 옥포조선소의 가장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뿐 아니라 올해 전반적으로 실적이 개선되기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산업은행이 부실을 떠안기려 한다면 노조는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