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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다롄 인수할 분 없나요…”

경기침체로 중국 내 조선사들도 인수 포기
크레인, 선박 엔진 등 설비 매각만 이어져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0-19 11:22

▲ STX다롄 조선소 전경.ⓒSTX

청산절차에 들어간 STX다롄의 매각이 인수자를 찾지 못한 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30억 달러를 인수금액으로 정한 청산관재인은 조선소 매각이 여의치 않자 크레인, 선박 엔진, 건조가 중단된 선박 등의 매각에 나서고 있다.

19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지난 3월 파산 선고 이후 청산작업에 들어간 STX다롄의 매각이 여전히 주인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청산관재인인 종룬로펌(Zhong Lun Law Firm)은 지속적으로 조선소 인수자 물색에 나서고 있으나 인수에 나서는 기업이 없어 크레인 등 단편적인 조선소 설비 매각만 추진하고 있다.

CSSC(China State Shipbuilding Corp), 다롄조선(DSIC, Dalian Shipbuilding Industry Co) 등 일부 중국 조선사들이 STX다롄 인수에 관심을 보이며 실사팀을 파견했지만 어느 조선사도 인수협상에 나서진 않고 있다.

지난 2006년 착공에 들어간 STX다롄은 550만㎡(약 170만평)의 부지에 주조, 단조 등 기초 소재 가공에서 엔진 조립, 블록 제작은 물론 선박과 해양플랜트 건조까지 조선해양 전 분야의 공정을 수행하는 일관 생산체제를 갖췄다.

STX그룹은 이 조선소가 가공비 및 물류비를 최소화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선박건조의 생산효율성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며 STX다롄에서 글로벌 기업 도약의 꿈을 키웠다.

진해에 위치한 STX조선해양의 협소한 부지로 한계를 절감했던 STX그룹은 마산에 위치한 수정만 부지 확장과 대한조선 인수에 실패하며 국내가 아닌 중국에 대형 조선 및 기자재 생산기지를 구축하는데 매진했다.

하지만 STX그룹의 몰락과 함께 경기침체로 선박수주도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했던 STX다롄은 결국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됐으며 아직까지 인수하고자 하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종룬로펌은 관재인으로 선임된 이후 300t급 및 900t급 갠트리크레인, 바지선 등을 매각했으며 건조하던 선박들의 엔진도 매물로 내놓고 있다.

현재 STX다롄은 중형부터 대형까지 약 30척의 선박이 건조하다 중단된 상태로 방치돼 있는 상황이며 이들 선박에 대한 매각도 이어지고 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 호주 웰라드그룹(Wellard Group)은 STX다롄에서 건조가 약 80% 진행된 2만3000DWT급 가축운반선 1척을 1740만 달러에 인수했으며 이 선박은 코스코다롄조선소(Cosco Dalian Shipyard)로 옮겨져 마무리작업이 진행됐다.

현재 종룬로펌이 갖고 있는 최대 고민거리는 ‘발레막스(Valemax)’로 불리는 40만DWT급 VLOC(초대형광탄운반선)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선박에 대해서는 STX조선과 소유권을 둘러싸고 소송이 진행 중이며 벌크선 시장 침체로 인해 이 선박의 인수를 원하는 기업도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길이 460m에 달하는 초대형 도크와 한국 조선업계의 노하우 및 기술력이 총집결된 이 조선소가 역사 속으로 사라질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는 것이 현지 업계의 지적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한때 2만7000명에 달하는 인력이 근무했던 STX다롄은 현재 700여 채권자들에게 총 240억 위안(미화 약 38억 달러)의 채무를 지고 있으며 5000명의 근로자에게 지급하지 못한 4800만 위안의 급여도 있다”라며 “창싱이라는 외진 섬에 위치한 것도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을 겪은 이유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러나 한때 FSO(부유식 원유 저장·하역설비), 드릴십 등 고부가가치 선종을 건조했던 주요 설비들이 그대로 남아있으므로 조선경기가 다시 부흥기를 맞이할 경우 새 주인을 맞이하는 것과 함께 조선산업에 복귀하는 일도 수월하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