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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LNG벙커링 시장 선점하겠다”

가스선보다 비싼 고부가가치선…환경규제로 수요 증가
핵심설비 국산화 추진 “기자재업계와 함께 시장 선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0-28 15:32

▲ LNG벙커링선이 컨테이너선에 액화천연가스를 충전하는 모습.ⓒSTX조선해양

“천연가스 추진 선박에 대한 수요는 환경규제 강화와 함께 앞으로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STX조선이 건조하는 세계 최고 수준의 LNG벙커링선은 향후 발주되는 벙커링선의 모델이 될 것이며 이를 건조한 기술력과 경험을 바탕으로 STX조선의 벙커링선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최근 창원에서 만난 STX조선해양 관계자는 LNG벙커링선의 향후 시장전망에 대해 이와 같이 설명했다.

LNG벙커링선은 LNG(천연가스)를 연료로 하는 선박에 LNG를 충전해주는 선박으로 ‘바다 위 공중급유기’에 비유되고 있다.

중유나 마린디젤처럼 기존 선박 연료로 쓰이는 석유가 아닌 LNG라는 점에서 높은 수준의 기술력과 안정성을 요구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선박 가격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STX조선이 지난해 말 수주한 6500㎥급 LNG벙커링선은 6000만 달러 중반, 이보다 앞서 한진중공업이 수주한 5100㎥급 선박은 5000만 달러 수준이다.

8만2000㎥급 VLGC(초대형가스선)의 최근 시장가격이 7700만 달러인 것과 비교하면 LNG벙커링선이 일반적인 가스선보다 더 고부가가치선종인 셈이다.

LNG벙커링선은 LNG를 다른 선박에 충전해주는 선박이기 때문에 이에 필요한 각종 첨단설비들이 선박에 장착된다.

기본적으로 다른 선박에 LNG를 충전해주기 위한 로딩암(Loading Arm)이 있어야 하며 충전 중 자연적으로 기화돼 돌아오는 BOG(Boil Off Gas)를 재처리할 수 있는 설비도 있어야 한다.

STX조선이 건조에 나서고 있는 벙커링선에는 기존 호스형이 아닌 파이프형 로딩암이 장착된다.

아직까지는 대상 선박이 접안한 상태에서 벙커링선이 LNG를 충전하기 때문에 호스형 로딩암도 크게 문제될 것이 없으나 기술개발에 따라 해상에서도 LNG를 충전할 수 있도록 환경이 변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STX조선 관계자는 “해상에서 LNG를 충전하게 되면 작업자가 직접 호스를 대상 선박에 연결하는 것은 안전상의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며 “파이프로 구성된 로딩암이 LNG를 충전할 경우 기계적으로 제어하게 되므로 안정성이 높으며 이런 이유로 향후 파이프 형태의 로딩암에 대한 선호도가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NG 충전 중 발생하는 BOG에 대한 처리장치도 벙커링선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설비다.

기화돼 돌아오는 천연가스는 안전을 위해 태워버릴 수 있고 재액화설비를 통해 다시 액화시켜 화물창에 돌려보낼 수도 있다.

문제는 선박 자체가 크지 않기 때문에 LNG-FSRU(FSRU,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저장·재기화 설비)처럼 대형 재액화설비를 장착할 수 없다.

따라서 벙커링선에서 BOG를 처리하기 위한 방법은 현재도 지속적으로 연구개발 중에 있으며 이를 통해 점진적으로 천연가스의 손실률을 줄여나간다는 것이 STX조선의 방침이다.

업계에서는 오는 2020년이면 LNG로 추진 가능한 선박이 전 세계적으로 1000척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노르웨이선급(DNV GL)은 최근 발표한 자료를 통해 “향후 4~5년간 연평균 200척 정도의 LNG 추진선이 발주될 것이며 본격적인 발주가 시작되는 2020년에는 글로벌 시장 규모가 160억 달러로 성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예고된 추가적인 환경규제로 인해 발주가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으며 오는 2050년까지 전 세계 선박 대부분이 LNG연료를 사용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우선적으로 국제해사기구(IMO)가 내년부터 용골거치식(Keel Laying)에 들어가는 선박들에 대해 질소산화물(NOx), 황산화물(SOx) 배출규제를 더욱 강화한 ‘Tier III’ 기준을 적용키로 했고 IMO 때문만이 아니라도 글로벌 선박의 절반 이상이 드나드는 미국에서 적극적인 규제강화에 나서고 있기 때문에 선사들은 오염물질 배출을 줄여야만 한다.

이를 위해서는 탈질설비 등 기존 선박연료인 중유에서 발생하는 오염물질을 줄일 수 있는 설비를 장착하는 방법도 있으나 이와 같은 설비로 규제기준을 맞추는 것은 쉽지 않으며 이에 따라 오염물질 배출이 거의 없는 천연가스를 연료로 사용하는 방안이 대두되는 상황이다.

또한 유럽, 미국 뿐 아니라 일본과 중국까지 자국 근해를 대상으로 ‘배출가스 통제구역(ECA, Emission Control Area)’ 확대에 나서고 있어 오염물질 저감은 선사들에게 시급한 과제가 되고 있다.

STX조선을 비롯한 한국 조선업계가 LNG벙커링선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서는 기술개발 뿐 아니라 이와 관련한 법·제도 정비도 뒷받침돼야만 한다.

중국의 경우 정부가 ECA 확대와 함께 LNG 추진선박에 정부 지원금을 대폭 늘리고 있으며 관련기술 개발에 대한 지원 역시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아직 LNG 추진선박 및 벙커링선에 대한 관련법에 대한 정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어 업계의 기술개발 속도를 쫓아오지 못하는 상황이다.

현재 법에서는 조선소가 LNG를 충전하는 것에 대해 금지하고 있는데 이를 해결하지 못할 경우 선박 건조 후 시운전 과정에서 이를 테스트하는 것은 법을 어기는 것이 된다.

지난 2012년 5월 발족한 LNG벙커링 협의체가 현재 정부와 함께 관련법 정비를 위한 논의를 추진하고 있으나 법 개정에는 앞으로도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의 LNG벙커링선은 지난 2013년 프랑스선급(BV)으로부터 세계 최초로 선박 기초설계의 적합성을 검증하는 기본승인(AIP, Approval in Principle)을 받은데 이어 지난달에는 영국 로이드선급으로부터도 6500㎥급 선박에 대한 AIP를 획득하는데 성공했다.

특히 최근 획득한 AIP는 정부 국책사업에 선정된 이후 엔케이, 훌루테크, 코밸 등 국내 기자재업체와 카이스트, 한국조선해양기자재연구원(KOMERI) 등 연구기관과 함께 국산화 프로젝트를 추진해온 성과라는 점에서 향후 LNG벙커링선의 국산화 작업에 한층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

STX조선 관계자는 “로딩암 등 LNG벙커링선의 핵심기자재에 대한 연구도 추진하며 이 선종에 대한 국산화 비중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며 “국산화가 많이 이뤄질수록 원가경쟁력 확보와 국내 기자재업체의 해외시장 진출 가능성도 높아지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사양을 갖춘 LNG벙커링선이 다음 달이면 본격적인 건조작업에 들어가게 된다”라며 “이 선박이 인도 후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평가를 받게 되면 STX조선에서 건조한 LNG벙커링선이 앞으로 발주될 선박들의 기준으로서의 역할을 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