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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P조선 “흑자기업 수주 왜 막나” 탄원

3분기 연속 영업이익 흑자 불구 채권단 RG발급 거부로 위기
채권단 “새 주인 찾고 나서…” 여신부담 회피하려 수주 막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1-19 10:47

▲ SPP조선이 건조한 MR탱커 전경.ⓒSPP조선

8척에 달하는 선박을 수주하고도 채권단의 반대로 계약이 무산된 SPP조선 직원들이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채권단에 탄원서를 제출하며 회생 지원을 호소하고 있다.

특히 올해 들어 영업이익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음에도 조선소 영속에 필수적인 수주를 막을 경우 채권단이 추진하는 SPP조선 매각도 이뤄질 수 없음을 강조했다.

SPP조선은 지난 18일 청와대를 비롯한 정부기관과 채권단에 임직원 및 협력업체 직원 2000여명의 서명을 담은 탄원서를 발송했다고 19일 밝혔다.

이 탄원서는 청와대 뿐 아니라 새누리당, 새정치민주연합, 경남도청 및 도의회,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우리은행,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등 26개 정치권 및 정부기관, 채권단에 전달됐다.

SPP조선은 지난 9일 신규수주 선박에 대한 채권단의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 발급 부결로 회사의 존속이 불투명해졌으며 이로 인해 3000여명의 근로자와 1만여명의 가족이 거리로 내몰릴 위기에 처했다.

지난 2006년 첫 호선 인도를 시작으로 5만~11만3000t급 석유화학제품운반선, 3만5000~8만1000t급 벌크선, 1700TEU급 컨테이너선 등을 건조해 온 SPP조선은 지난 10년 간 260여척의 선박을 성공적으로 인도하며 빠르게 성장해왔다.

특히 전체 인도선박 중 54.6%인 142척이 MR탱커일 정도로 이 분야 시장에서 글로벌 강자로 인정받고 있는 SPP조선은 지난 2008년부터 2011년까지 4년간 전 세계에서 발주된 MR탱커의 51%를 수주하며 이 분야 기존 선두주자로 인정받고 있던 현대미포조선과 치열한 수주경쟁을 펼쳐왔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시작된 불황과 무리한 계열사 투자 등으로 인해 지난 2010년부터 채권단 관리를 받으며 경영을 유지하고 있다.

이후 5년여간 50%에 달하는 인원감축을 비롯해 회사 정상화를 위한 노력에만 매달려온 SPP조선은 올해 1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흑자로 전환된 것을 시작으로 3분기까지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올해 1~3분기 누적영업이익은 746억원으로 조선소 규모는 크지 않으나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가 조 단위의 적자를 기록한 상황 속에서 SPP조선의 경영정상화 노력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하지만 채권단은 흑자전환에 성공한 SPP조선의 추가지원은 물론 선박 수주에 필수적인 RG 발급까지 거부하며 코앞으로 다가온 SPP조선의 경영정상화를 막아서고 있다.

지난 1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SPP조선은 이와 같은 흑자기조가 상반기에 지속될 경우 이를 바탕으로 채권단에 수주재개를 요청한다는 방침이었다.

당시 SPP조선 관계자는 “늦어도 9월부터는 다시 수주를 시작해야 내년에 일감이 없어서 손실을 키우는 최악의 상황을 막을 수 있다”라며 “경영정상화가 거의 이뤄진 만큼 채권단에서도 긍정적으로 검토해주길 바라고 있다”라고 기대감을 나타냈었다.

하지만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을 비롯해 한국수출입은행, 한국무역보험공사, 서울보증보험 등 채권단은 8척에 달하는 선박의 RG를 거부함으로써 경영정상화만을 바라보며 고생해온 SPP조선의 발목을 잡고 있다.

채권단은 선박을 수주해서 일감이 있는 상태로 인수기업을 찾는 것도 좋으나 RG도 은행 입장에선 여신부담이 늘어나는 것이므로 올해 수주는 포기하고 새로운 주인이 정해진 상태에서 시작하는 방향으로 SPP조선을 정리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RG 발급을 위해서는 우리은행이 다른 채권단의 동의를 구해야 하는데 다른 채권단에서 선주사의 선수금을 보증하는 RG 발급에 난색을 표함에 따라 선박 수주가 무산됐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일감이 있는 상태에서 인수기업을 찾는 것이 SPP조선의 가치를 더욱 높일 수 있기 때문에 우리은행은 RG 발급을 긍정적으로 검토한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하지만 채권단으로 있는 다른 금융기관들이 SPP조선의 기업가치가 조금 떨어지더라도 추가적인 여신부담 없이 매각하길 희망함에 따라 SPP조선은 새 주인을 찾을 때까지 선박 수주에 나설 수 없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