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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한진중공업의 무한도전, '철저한 현지화' 수빅조선소

한진 빌리지, 종합학교를 건립 등 현지화 전략

문은혜 기자 (mooneh@ebn.co.kr)

등록 : 2015-11-24 16:02

▲ 수빅조선소 전경 ⓒ한진중공업

[필리핀 수빅=문은혜 기자] "철저한 현지화가 수빅조선소의 핵심이다."

한진중공업의 해외 현지법인인 필리핀 수빅조선소(HHIC-Phil Inc)가 완공 6년 만에 100번째 선박 건조에 착수하며 명실상부한 글로벌 조선소로 거듭났다. 현지 관계자들은 수빅조선소의 이 같은 성공에 대해 “장기적인 안목에서 진행한 현지화 전략 때문”이라고 입을 모았다.

24일 기자는 필리핀 마닐라에서 약 3시간 반을 달려 수빅조선소에 도착했다. 멀리서 보이는 수빅조선소는 국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와 다를 바가 없는 모습이었다.

그러나 조선소 내부에 들어서자 국내 조선소와는 다른 광경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까맣게 그을린 필리핀 근로자들이 곳곳에서 작업을 벌이고 있었기 때문. 한낮의 열기에도 불구하고 이들은 환한 눈인사로 기자를 맞아주었다.

현재 수빅조선소에는 약 3만명 이상의 현지 근로자들이 근무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이들을 숙련된 인력으로 양성하기 위해 자체 기술훈련원(Skill Development Center.SDC)을 세워 용접, 도장 등 각 분야별 기능인력에서부터 설계 등 기술인력에 이르기까지 직접 교육했다.

또한 지난 2009년에는 조선소 인근 부지 30만㎡를 매입해 현지 근로자들의 주거지인 ‘한진 빌리지’를 조성했다. 조선소의 조기 안정과 중장기 성장을 위해선 노동력의 근간을 이루는 이들의 주거 안정이 필수라고 내다봤기 때문.

한진중공업은 직접 매입한 30만㎡ 토지 중 12만㎡의 부지를 현지 카스틸레호스시(市)에 무상 기증한 뒤 주택 1000여 세대를 지어 근로자들에게 제공했다.

회사 관계자는 "현지 근로자들에게 파격적인 분양가와 저금리 장기상환의 특혜를 제공함으로써 주거환경이 열악했던 현지 주민들에게 내 집 마련의 꿈을 실현시켜 준 사업으로 열렬한 환영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 한진 빌리지 부지 내에는 총 4개동 8개 교실에 유치원과 초등학교, 고등학교 과정까지 아우르는 학생 400명 규모의 종합학교를 건립해 근로자 자녀들의 교육에도 앞장섰다.

이 같은 현지밀착형 사회공헌 노력으로 수빅조선소는 지난 2013년 11월 산업통상자원부와 필리핀 투자청이 공동주최한 CSR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앞서 지난 9월에는 대한민국 주 필리핀 대사관에서 주최한 필리핀 진출기업 대상 CSR 우수기업 선정에서 대규모 고용 창출과 근로자 복지 증진의 공로를 인정받아 ‘화합과 상생’ 분야에서 단독으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수빅조선소가 글로벌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단순히 노동력만이 아니라 현지인들의 삶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이익을 사회에 환원하는 노력을 지속적으로 필요하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수빅조선소는 수빅경제자유구역(SBMA) 내 최대 수출기업으로서의 입지를 확고히 하고 있으며 필리핀 경제사에서 가장 성공적인 해외기업 유치 사례로 손꼽히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현지밀착 전략으로 수빅조선소 수주량은 필리핀의 전체 수주량(CGT 기준) 가운데 87%를 차지하는 등 쾌거를 거두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2만600TEU급 극초대형 컨테이너선 3척과 1만1000TEU급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며 수주량 51만CGT를 기록, 필리핀이 월간 수주량에서 세계 1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도 했다.

수빅조선소 관계자는 "이 같은 성과는 필리핀에서 40년 이상 사업을 진행해오면서 축적한 한진중공업만의 독자적인 노하우와 두터운 신뢰관계를 바탕으로 한 철저한 현지화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중국을 비롯해 해외로 진출한 한국 조선소들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는 가운데 수빅조선소의 이러한 성공은 더욱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