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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조선업계도 줄줄이 생사기로에…

수주가뭄·자금유동성 문제로 법정관리행 잇달아
장쑤룽성중공업도 위기 “정부가 사태 악화시켜”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1-30 11:36

▲ 중국 장쑤룽성중공업 조선소 모습.ⓒThe Wall Street Journal

중국 조선업계도 수주부진과 자금유동성 문제로 인해 줄줄이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중소조선 뿐 아니라 장수룽성중공업과 같은 대형 조선사도 부채가 급증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어 현재 조선산업의 위기는 한국에만 국한된 것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30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중국 내 10여개 중소조선소가 생사의 기로에 놓인 것으로 확인됐다.

장쑤성에 위치한 난퉁밍데중공업(Nantong Mingde Heavy Industries)은 전통적으로 스테인리스-스틸 석유화학제품선, 자동차운반선(PCTC) 등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는 고부가가치 선종에 특화된 경쟁력 있는 조선소로 인정받았다.

하지만 이 조선소는 올해 들어 수주난과 함께 자금유동성에 문제를 겪으면서 난퉁 퉁저우 지역법원에 파산을 신청했다.

난퉁밍데중공업의 최대주주이자 협력관계에 있는 세인티마린(Sainty Marine)도 수주가뭄의 희생자가 됐다.

양저우에 위치한 이 조선소는 자체적인 자금난으로 인해 난퉁밍데중공업 인수 및 지원을 거부했으며 기 수주한 계약건에 대한 취소도 잇따르고 있는 상황이다.

태국 선사인 프리셔스시핑(Precious Shipping)은 최근 세인티마린에 발주한 울트라막스급 벌크선 2척에 대해 계약 당시 요구한 사양에 비해 선박 품질이 미흡하다는 이유로 인도를 거부했으며 이와 비슷한 이유로 선박 대금 지불 없이 취소된 계약이 여러 건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세인티마린은 난퉁밍데중공업과 달리 아직까지 생산현장이 가동되고 있긴 하나 이전과 달리 생산성은 현저히 떨어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저장성에 위치한 정허조선(Zhenghe Shipbuilding)도 현재 생산 활동이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벌크선 전문 조선소로 이름을 알렸던 이 조선소는 지난 5월 구조조정에 들어갔으나 자금유동성 문제가 해소되지 않아 수개월째 근로자의 급여를 지급하지 못하고 있다.

수주난과 자금유동성 문제로 위기에 처한 것은 중소조선 뿐 아니라 대형 조선소도 마찬가지라는 것이 중국 조선업계의 문제다.

대표적인 사례는 STX다롄으로 이 조선소는 올해 초 중국 중룬(Zhong Lun)로펌이 주관사로 나선 이후 매각을 추진하고 있으나 아직까지 이 조선소의 인수를 원하는 기업은 나타나지 않고 있다.

30억 달러를 들여 건설된 이 조선소는 700여명의 채권자로부터 240억 위안(미화 38억 달러)의 채무를 안고 있으며 5000여 근로자에게 지급해야 하는 체불임금도 4억8000만 위안(미화 약 7442만 달러)에 달한다.

다른 중국 대형조선소인 장쑤룽성중공업(Jiangsu Rongsheng Heavy Industries)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중국 화룽에너지(China Huarong Energy) 계열사인 이 조선소는 현재 200억 위안(미화 약 31억 달러)의 부채를 안고 있으며 지난해 말 기준 16억7000만 달러 규모의 선박 35척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보유하고 있는 수주잔량 중 상당수의 선박에 대한 계약이 취소됐으며 화룽에너지는 석유 및 가스사업에 집중한다는 명분으로 장쑤룽성중공업의 자산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조선산업이 침체되며 일부 조선소에 대한 구조조정 역시 피할 수 없는 과정이다.

하지만 STX다롄을 제외하고 위에 나열한 조선소들이 모두 중국 공업신식화부(Ministry of Industry and Information Technology)에서 지정한 ‘화이트 리스트(White List)’라는데 더 문제가 있다.

중국 정부로부터 ‘화이트 리스트’에 선정된 조선소들은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를 비롯한 금융지원을 받을 수 있는 건실한 조선소로 인정받았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위의 사례처럼 현재 법정관리 및 구조조정에 들어가는 조선소들이 속출하면서 ‘화이트 리스트’의 기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선박 중계업체인 HIT마린(HIT Marine)의 리 셩(Li Sheng) 브로커는 “현실적으로 ‘화이트 리스트’에 대한 실효성은 없는데다 규모는 작지만 건실하게 운영되고 있는 상당수의 중소 민영조선소들이 단지 ‘작은 선박’을 건조한다는 이유만으로 이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았다”라며 “중국 정부의 ‘화이트 리스트’는 시장을 왜곡할 가능성이 높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내외 금융권들이 이 ‘화이트 리스트’에 포함되지 않은 조선소들에 대한 RG 발급을 중단하면서 생존할 수 있는 중소조선소들이 무너질 가능성은 더욱 높아졌다”라며 “중국 정부는 조선업계의 자체적인 회생 가능성을 가로막을 것이 아니라 당장 시장에 대한 간섭을 그만둬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