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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포] SPP조선 "아직도 선주가 RG를 기다리고 있다"

일부 선주 선박 발주 포기...직원들 "수주 재개 즉각 허용하라"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2-08 10:59

▲ SPP조선 사천조선소 사옥에 걸린 플랜카드.ⓒEBN

[경남 사천=신주식 기자]쉴 새 없이 들리는 용접소리와 육중하게 움직이는 크레인, 직원들의 분주한 발걸음은 예전과 다름없었다. 하지만 SPP조선 사천조선소의 사옥에 걸려 있는 “수주 재개 즉각 허용하라!”라는 플래카드에서는 조선소 직원들의 다급함이 묻어났다.

지난 11월 6일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총 8척에 달하는 선박 수주를 위한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거부하며 올해 흑자기업으로 돌아선 SPP조선의 경영정상화에 제동을 걸었다.

이로 인해 이미 용선계약을 체결해 당장 선박을 발주해야 하는 선주의 경우 다른 조선사와 다시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일부 선주는 선박 발주를 포기하기도 했다.

SPP조선 관계자는 “용선계약으로 인해 2017년 6월까지 선박을 인도받아야 하는 선주가 있는데 RG 발급이 지연되자 이 선주는 국내 다른 조선사들과 수주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라며 “하지만 지금도 SPP조선에서 RG 발급이 이뤄진다면 이 선주는 바로 계약하겠다며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올해 중 선박 발주와 함께 용골거치식(Keel Laying)에 들어가길 원했던 일부 선주는 선박 발주를 포기하고 다음을 기약했다”라며 “내년부터 적용되는 환경규제를 피하지 못하게 된 이상 서두를 필요가 없기 때문에 이 선주가 언제 다시 발주에 나설 것인지는 불확실하다”라고 덧붙였다.

국제해사기구(IMO)는 다음 달인 2016년 1월 1일부터 용골거치식을 비롯한 선박 건조에 들어가는 선박들에 대해 황산화물(SOx), 질소산화물(NOx) 배출규제를 더욱 강화한 ‘Tier III’ 기준을 적용한다.

이 기준을 적용할 경우 기존 ‘Tier II’에 비해 MR탱커 건조비용이 최소 150만 달러 이상 늘어나기 때문에 비용을 줄이고자 하는 선주들은 올해 중 선박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

이런 이유로 올해 하반기 선박 발주가 몰리고 있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내년 1분기 또는 그 이상의 기간 동안 전 세계적으로 선박 발주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SPP조선 또한 내년 초 수주가뭄을 대비하기 위해 올해 확정된 수주건에 대한 계약을 체결해야만 하는 상황이나 채권단의 RG 발급 거부로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다.

이와 같은 사정이 공개되자 SPP조선이 위치한 사천시를 비롯한 지자체와 시민단체들이 SPP조선 살리기에 적극 나서기 시작했다.

▲ 스콜피오쉽매니지먼트(Scorpio Ship Management S.A.M.) 임원인 프란세스코 벨루치(Francesco Bellusci)가 SPP조선에 보낸 서한. 벨루치는 이 서한에서 “SPP조선과 같이 신뢰할 수 있는 신조 파트너를 찾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라며 “우수한 조선소인 SPP조선이 자금적인 속박에서 벗어나 존속할 수 있기를 강력하게 희망한다”라고 전했다.ⓒEBN
사천조선소에서는 오는 10일 채권단의 RG 발급을 촉구하는 궐기대회가 열릴 예정이다.

이날 궐기대회에는 여상규 새누리당 국회의원을 비롯해 사천시 의회, 경상남도 의회, 시민단체들이 모여 채권단의 조속한 RG 발급을 요청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그동안 RG 발급 거부에 대한 책임을 서로에게 떠넘기며 눈치만 보고 있던 채권단에도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SPP조선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RG 발급 안건을 다시 상정할 준비가 돼 있으므로 채권단이 요청할 경우 바로 안건을 올릴 수 있다고 밝혔으며 수출입은행 역시 안건이 상정되면 RG 발급을 승인하겠다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RG 발급이 부결된 지 한 달 이상이 지났음에도 여전히 수주계약 체결을 기다리는 선주들이 있다”라며 “내년 말이면 일감이 바닥나는 만큼 하루빨리 RG 발급이 이뤄져 수주에 나서야만 한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