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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은행에 발주 막힌 선주들 “중국, 일본으로…”

RG 발급 5개월 기다렸지만 채권단 승인 이뤄지지 않아
계약 급한 선주들, 동분서주하다 결국 한국서 발길 돌려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2-11 15:51

▲ SPP조선이 건조한 MR탱커 전경.ⓒSPP조선

우리은행을 비롯한 SPP조선 채권단이 RG(Refund Guarantee, 선수금환급보증) 발급을 거부하자 하루빨리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선주들의 발길이 급해지고 있다.

선주들은 SPP조선과의 수주계약 체결이 반년 가까이 지연되며 국내 다른 조선소와의 협상에 나서기도 했으나 업계는 수주난에 시달리고 있어도 도리가 아니라며 난색을 표하고 있다.

결국 글로벌 선주들은 한국 조선업계와의 계약을 포기하고 중국, 일본 등 다른 국가 조선업계와 협상에 나서면서 채권단의 RG 발급 거부가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를 가로막는 장벽으로 작용하고 있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SPP조선에 선박을 발주하려던 글로벌 선주들이 RG 발급 실패로 인해 방황하고 있다.

일부 선주들은 지난 여름부터 계약 체결을 기다리다 지쳐 발주 자체를 포기하기도 했으나 이미 용선계약을 체결하고 발주에 나선 선주들은 하루빨리 선박 건조계약을 체결해야 하는 상황이어서 국내 조선업계에 다급함을 호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현재 SPP조선과 수주계약 체결을 희망하는 선주 중 일부는 지난 7월부터 지금까지 5개월을 기다리고 있다며 답답해하고 있다”라며 “이들 선주는 RG만 발급되면 바로 계약서에 사인할테니 서둘러달라는 요청을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으나 정작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이 서로에게 책임을 떠넘기면서 RG 발급 여부는 여전히 불투명하다”라고 말했다.

SPP조선은 올해 총 8척에 달하는 선박 수주협상을 마쳤으나 이 중 RG가 발급돼 계약을 체결한 수주건은 단 한 척도 없다.

이에 따라 올해 중 선박을 발주하려던 선주들 중 일부는 아예 발주계획을 기약 없이 미룬 채 포기했지만 아직까지도 일부 선주들은 선박 건조계약 체결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오는 2017년 하반기부터 선박을 투입하기로 용선계약을 체결한 선주는 하루하루 속이 타들어가고 있다.

이 선주는 지난 7월 SPP조선과 수주협상을 마쳤으나 아직까지 RG가 발급되지 않아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고 있다.

통상적으로 선박 건조에 최소 1년 6개월이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2017년 6월까지 인도받기 위해서는 시간이 촉박하다.

기다리다 못한 선주측 관계자들은 국내 다른 중소조선소들과 협상에 나서기도 했으나 국내 조선업계로서는 당장 한 척의 선박 수주가 아쉽다고 이를 받아들이는 것도 곤란한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5개월이 지나도록 계약을 체결하지 못하자 선주 측 최고경영자가 계약에 나선 실무자들을 호되게 질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라며 “그럼에도 RG 발급은 기약이 없어 실무자들은 국내 다른 중소조선소들을 방문해 선박 건조를 요청하기도 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하지만 국내 조선소들이 SPP조선의 어려움을 이유로 이를 받아들이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으며 SPP조선에 발급하지 않은 RG를 다른 조선소가 받았다고 한다면 이는 채권단이 SPP조선의 청산을 추진한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밖에 안 된다”라며 “결국 국내 조선업계는 이 선주의 계약 제의를 받아들이지 못했다”라고 덧붙였다.

SPP조선과의 계약 체결에 실패하더라도 한국 조선업계에 선박을 발주하고자 했던 이 선주는 현재 이와 같은 계획을 포기하고 중국 조선업계와 다시 협상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우리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RG 발급을 거부함으로써 SPP조선 뿐 아니라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 자체를 막아버린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채권단 관리에 있는 다른 중소조선소도 시리즈선 수주에 대한 협상을 마쳤으나 RG 발급이 지연되며 선주가 일본 조선소와 계약을 체결하고 말았다”라며 “채권단의 RG 발급 거부로 한국으로 향했던 글로벌 선주사들이 중국, 일본으로 발길을 돌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은행은 지난 9월 SPP조선이 첫 RG 발급을 요청했을 때 추석연휴 등을 이유로 이에 대한 승인을 차일피일 미루다 결국 선주사가 발길을 돌리게 만들었다”라며 “이와 같은 행태를 보면 채권단 간에 이미 SPP조선의 수주를 끊고 청산하기로 방향을 정한 것이 아닌지 의심스러울 정도”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