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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업계 침체'에 폐선시장도 불황…7년래 최저

폐선량 증가 불구 유조선·벌크선 모두 LDT당 300불 미만
철강재 가격 하락 직격탄 "인도 폐선조선소 90% 문닫아"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5-12-30 17:58

▲ 인도 알랑(Alang)에 위치한 폐선조선소 모습.ⓒNewsX

철강재 가격이 하락세를 지속하며 글로벌 폐선시장도 경기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보다 올해 폐선규모가 많았음에도 불구하고 유조선 및 벌크선의 폐선 가격은 지난 2008년 이후 7년 만에 LDT(선박을 해체하기 위해 지급하는 선가 단위)당 300 달러 아래로 떨어졌으며 이로 인해 인도 등 주요 폐선조선소들은 상당수가 폐업하는 등 위기에 처했다.

30일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유조선의 최근 폐선가격은 LDT당 290 달러, 벌크선은 282 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각각 450 달러와 420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해 평균 대비 30% 이상 떨어진 수치이며 폐선가격이 300 달러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2008년(유조선 285 달러, 벌크선 270 달러)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반면 올해 글로벌 폐선 규모는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글로벌 폐선규모는 3360만DWT(670척)로 DWT 기준 지난해 연간 폐선규모와 같다.

특히 케이프사이즈 벌크선의 경우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총 1530만DWT(94척)가 폐선됐는데 케이프사이즈의 연간 폐선량이 1500만DWT를 넘은 것은 사상 처음이다.

이를 포함해 올해 벌크선 폐선량은 2970만DWT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012년(3340만DWT) 이후 가장 많은 선박이 폐선장으로 향했다.

12월에도 폐선이 이어진다는 점을 감안하면 올해 연간 폐선규모는 지난해보다 약간 증가한 3680만DWT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폐선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폐선으로 인해 얻는 수익이 급감한 것은 고철을 이용해 생산되는 빌릿(Billet) 가격의 하락이 큰 영향을 미쳤다.

형강이나 철근을 만드는 소재인 빌릿(Billet)은 중국에서 많이 생산되고 있는데 중국산 빌릿 가격이 공급과잉으로 인해 올해 하락세를 면치 못하고 있으며 이로 인해 빌릿의 원재료가 되는 고철 수요도 감소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구체적인 수치는 연말 지나고 나서 확인해야겠지만 중국산 빌릿 뿐 아니라 철강재 가격은 올해 들어서도 전반적인 하락세를 지속하고 있다”며 “일부에서는 담뱃값보다 싸다는 자조적인 목소리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폐선 단가의 하락은 인도를 비롯한 주요 폐선업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인도 북서부 구자라트주에 위치한 항구도시 알랑(Alang)은 전 세계 선박의 절반이 폐선되는 곳으로 유명하나 현재는 황량한 모습으로 변했다.

한때 200개 이상의 조선소가 폐선작업에 나섰던 이 항만에서 지금도 작업이 진행 중인 조선소는 20개 정도에 불과하다.

알랑 조선소의 근로자들은 하루 1000원에도 못 미치는 일당을 받고 폐선작업에 나서고 있으며 이와 같은 값싼 임금이 인도 폐선업계의 경쟁력이었다.

하지만 급격한 시황악화로 ‘선박의 무덤’으로 불리는 알랑의 폐선 조선소들은 90%가 사라졌다.

인도를 제치고 세계 최대 폐선시장으로 떠오른 방글라데시도 상황이 힘든 것은 마찬가지다.

방글라데시는 올해 들어 지난주까지 1310만DWT 규모의 선박을 폐선했는데 이는 690만DWT였던 지난해에 비하면 두 배 가까이 늘어난 것이다.

같은 기간 인도는 710만DWT, 파키스탄은 770만DWT, 중국은 550만DWT의 선박을 폐선하는데 그쳤다.

폐선량 급증에도 불구하고 방글라데시 폐선 조선소들은 자금난이 가중되면서 빚더미에 올라앉고 있다.

자금난이 가중되는 이유는 앞서 말했듯이 고철 수요 급감에 따른 것이다. 폐선을 통해 얻는 고철을 팔아야 폐선 조선소의 수익이 발생하는데 팔리지 못한 고철만 조선소에 쌓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보다못한 방글라데시폐선협회(BSBA, Bangladesh Ship Breakers' Association)는 지난 8월 성명서를 통해 자국 정부가 폐선업계 채무 조정에 나서줄 것을 요청했다.

당시 BSBA 자료에 따르면 방글라데시에서 판매되지 않은 철강재는 150만t으로 미판매 철강재는 월평균 7%의 증가세를 보였다.

또한 폐선업계의 총 부채는 32억 달러 규모인데 이에 따른 이자가 13%로 높은 수준이어서 조선소 폐업이 잇따르고 있다.

수익성 악화에도 불구하고 내년 폐선규모는 올해보다 더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다.

클락슨은 자료를 통해 “해운시장이 내년에도 침체를 지속할 경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지난 2012년(5840만DWT)보다 더 많은 선박이 폐선장으로 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폐선의 가장 중요한 변수인 운임시황과 금융환경 변동에 따라 내년 폐선 규모도 달라지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