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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경제제재 해제] 조선업계, 이란 대규모 선박발주 기대

NITC·IRISL 등 이란 국영선사 활동 재개 기대감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1-18 15:50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전경.ⓒ현대중공업

지난 2008년 이후 미국 및 유럽의 제재로 선박 발주에 어려움을 겪었던 이란이 다시 발주에 나설 채비를 하고 있다.

오랜 기간 글로벌 선박시장에서 정상적으로 활동하지 못했기 때문에 발주수요는 많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으나 일각에서는 그동안 무너진 금융 네트워크 구축 등으로 인해 선박 발주가 가시화되기 위해서는 다소간의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정부당국은 지난해 7월 미국을 비롯한 서방국가들이 이란과 합의했던 제재해제 이행일이 현지시각으로 16일부터 발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국내 조선업계도 NITC(National Iranian Tanker Co), IRISL(Islamic Republic of Iran Shipping Lines) 등 이란 선사들이 다시 선박 발주에 나설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국내 조선업계는 한국 정부가 금융제재 대상자로 분류한 지난 2010년부터 이란 선사와 수주계약을 체결하는데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으나 실질적으로는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이 이란 경제제재에 나서기 시작한 2008년부터 영향을 받기 시작했다.

2008년 8월 한진중공업은 IRISL이 발주한 65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재매각(Resale)을 결정했는데 이는 IRISL이 금융제재로 인해 척당 1억500만 달러의 선박가격 중 60%를 지급하고도 나머지 40%를 마련하지 못한데 따른 것이다.

IRISL은 이에 앞선 같은 해 4월 SPP조선에 발주한 3만5000DWT급 벌크선 10척에 대해 선수금 이후 중도금을 지급하지 못했으며 6월 현대미포조선에 발주한 3만3000DWT급 벌크선 7척도 같은 이유로 건조가 중단됐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지난 2012년 11월 이라노힌드(Irano Hind)가 발주한 15만9000DWT급 원유운반선의 최종 잔금 수령 및 인도를 거부하고 인도 국영선사인 SCI(Shipping Corp of India)에 인도했는데 업계에서는 IRISL이 이 선사의 지분 51%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49%의 지분을 보유한 SCI에 선박을 넘긴 것으로 분석했다.

이란 국영유조선사인 NITC 역시 경제제재로 오랜 기간 선박 발주 및 원유수출에 나서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겪어야 했다.

2010년 5월 NITC는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1척, 수에즈막스 1척 등 총 22척을 해상 원유보관용으로 운영했는데 이는 당시 중질유에 대한 수요감소도 있었으나 이란의 경제제재 본격화로 인해 바이어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이 이유로 제기된 바 있다.

2009년부터 유조선을 해상 원유보관용으로 운영하며 정상적인 선단운영에 나서지 못했던 NITC는 이와 같은 상황이 수년간 지속됨으로써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 안간힘을 쓸 수밖에 없었다.

2012년 6월 로이드리스트(Lloyd's list)는 NITC가 유럽 및 미국의 원유수출 제재를 피하기 위해 20척에 달하는 유조선 이름과 선적을 변경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의 선적은 몰타(Malta), 사이프러스(Cyprus)에서 투발루(Tuvalu), 탄자니아(Tanzania) 등 아프리카 국가로 변경됐으며 선명도 하라즈(Haraz), 호르무즈(Hormuz)에서 프리덤(Freedom), 마르스(Mars)로 바꿔 중동 지역 선박이 아닌 것처럼 보이게 했다.

하지만 이와 같은 ‘꼼수’로도 국제해사기구(IMO)에 등록된 선박의 고유번호를 바꿀 수는 없어 서방 국가의 추적을 피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또한 신조선박 인수에 필수적인 글로벌 선급 등록과 선박보험까지 금지함에 따라 NITC는 발주한 선박의 인도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게 됐다.

이와 같은 고난의 시기는 2014년 초 미국과 이란의 협상이 긍정적으로 진전되며 해결의 실마리가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 3월 알리 아크바 사페이(Ali Akbar Safaei) NITC 전무는 월스트리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현재의 선단을 좀 더 확대할 것을 결정했다”며 “원유운반선과 석유제품선 선단을 늘릴 예정이며 LNG선 발주도 이번 계획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는 당시 정치적 긴장감 완화와 유럽연합(EU)과의 협상이 재개된 데 따른 것이나 사페이 전무는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가 완전히 풀리기 전까지는 정상적인 무역이 힘들 것으로 전망했다.

이처럼 2009년부터 경제제재로 힘든 시기를 보내야 했던 이란 선사들은 최근 경제제재가 풀림에 따라 다시 선박 발주 및 원유수출에 나설 수 있게 됐다.

또한 장기간에 걸쳐 선박 발주가 묶였던 만큼 경제제재 직전 발주했다 중단된 계약들과 노후선박 교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는 원유수출 규모 등에 맞춰 원유운반선, 석유제품선, LNG선을 비롯한 가스선 발주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IRISL은 지난 2008년 SPP조선에 발주했다 계약이 중단된 10척의 벌크선에 대해 이를 석유제품선으로 변경해 다시 협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선박 발주에 나서기 위해서는 그동안 끊긴 금융 네트워크부터 다시 구축해 선박금융을 마련해야 하는 등 경제제재가 풀렸다고 해서 바로 선박 건조협상에 나설 수 있는 것은 아니라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유조선과 가스선,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이란의 선박 발주 수요가 적잖이 있을 것으로 보이며 이는 글로벌 조선시장 침체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업계에 한줄기 희망이 되고 있다”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이어 “하지만 이란과의 선박 수주협상이 구체적으로 논의되는 상황은 아니며 이란 선사가 용선계약 확보 없이 직접 운영하기 위한 선박을 발주하더라도 선박금융을 비롯해 발주에 나서기 위한 사전 준비과정에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