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4일 18:31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조선업계 "가뜩이나 어려운데"…해양플랜트 인도연기·취소 잇따라

대우조선 8척 등 6개월 간 총 12척 해양플랜트 인도 연기돼
계약해지도 4척…“다른 구매자 찾기 힘들어 악성재고 전락”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1-21 15:14

▲ 한국 조선업계가 건조한 해양플랜트 모습.ⓒ각사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의 해양플랜트 인도연기 및 계약취소 물량이 잇따르고 있다.

인도연기의 경우 이에 따른 비용보전과 유연해진 건조일정으로 긍정적인 측면도 있으나 발주사의 계약해지로 떠안게 된 해양플랜트는 악성재고로 남을 수밖에 없어 ‘조선빅3’의 새로운 고민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하반기부터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조선빅3’에서 발생한 해양플랜트 인도지연 및 계약취소는 총 16건에 달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인도연기 8건, 계약해지 1건 등 총 9건의 프로젝트가 인도연기 및 취소되며 ‘조선빅3’ 중 가장 많은 부담을 안고 있다.

지난해 8월 대우조선은 선주사가 중도금 지급을 이행하지 않아 계약서 11조에 근거해 계약을 해지했다고 공시했다.

선주 측은 대우조선에 일방적 판단에 의한 해지 사유로 계약해지를 통보했으나 대우조선은 이 주장이 법률적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2016년 10월 30일까지 인도하기로 계약했던 드릴십 2척을 2017년 10월 30일로 연장하고 연장기간에 소요되는 추가비용은 협의를 거쳐 선주사가 보상키로 했다.

이후 2015년 말까지 인도키로 했던 드릴십 3척에 대한 인도가 연장됐으며 올해 들어서도 드릴십 2척과 고정식 플랫폼 1기에 대한 인도가 연기됐다.

삼성중공업은 드릴십 1척에 대한 계약이 취소됐으며 4척에 대해서는 인도가 연기됐다.

지난해 8월 15일 예정됐던 드릴십 1척은 2017년 2월 28일로 연기됐으며 8월 2척, 9월 1척 등 2개월 간 총 4척의 드릴십 인도가 연기됐다.

이어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시추기업인 퍼시픽드릴링(Pacific Drilling)이 2013년 1월 발주했던 드릴십 1척에 대한 계약을 일방적으로 해지했다.

이로 인해 846억원의 영업이익을 신고했던 삼성중공업의 지난해 3분기 실적은 100억원의 영업손실, 당기순이익은 505억원에서 251억원의 당기순손실로 돌아섰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공시가 이뤄진 인도지연 프로젝트는 없으나 반잠수식 시추선(Semi-submersible Rig) 2척에 대한 계약이 해지되며 악재를 떠안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10월 노르웨이 발주처가 반잠수식 시추선 계약해지를 통보함에 따라 2015년 3분기 영업손실이 6784억원에서 8976억원으로, 당기순손실은 4514억원에서 6176억원으로 늘어났다고 공시했다.

이 시추선은 지난 2012년 5월 프레드올센에너지(Fred Olsen Energy)로부터 7억 달러에 수주한 것으로 수주 당시 인도예정일은 2015년 3월이었다.

현대중공업은 군산조선소가 이 시추선을 건조하는 것으로 결정하며 군산조선소는 설립 이후 최초로 해야플랜트 도전에 나서게 됐다.

하지만 잇따른 시행착오 끝에 이 시추선 건조는 울산조선소로 이관됐으며 프레드올센이 인수를 거부함에 따라 현대중공업의 고민은 더욱 깊어지게 됐다.

인도일정이 늦춰졌다는 점을 제외하면 건조한 설비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므로 현대중공업은 프레드올센 측과 설비 인도를 위한 협상에 적극 나서고 있다.

하지만 현대삼호중공업에서 건조하다 계약이 취소된 반잠수식 시추선은 선주사 측과 협상을 추진하기도 쉽지 않아 문제가 좀 더 심각한 상황이다.

현대삼호는 지난 2012년 6월 노르웨이 씨드릴(Seadrill)로부터 ‘6세대 초심해 반잠수식 시추선(sixth-generation ultra-deepwater semi-submersible vessel)’으로 불리는 이 설비를 5억7000만 달러에 수주했다.

현대삼호 최초의 해양플랜트 수주로 주목받았던 이 설비는 2014년 말까지 인도될 예정이었으나 지난해 9월까지도 인도가 이뤄지지 못했다.

이어 시운전 과정에서 시추를 위한 핵심장비가 시추선에서 바닷속으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알려지며 문제는 더욱 심각해졌다.

이를 포함해 지난해 7월부터 약 6개월여간 ‘조선빅3’에 발생한 해양플랜트 계약취소는 4건, 인도연기는 12건 등 총 16건에 달하는 프로젝트가 취소되거나 연기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삼성중공업이 건조하고 있는 페트로나스(Petronas)의 LNG-FPSO(FLNG,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 설비)에 대해서도 인도연기 의혹이 제기되는 등 해양플랜트의 인도지연 리스크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발주사가 인도연기를 요청하는 경우 이에 따른 비용보전을 청구할 수 있고 조선소 내 생산일정을 조정하는데 한층 여유를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저유가시대에 이를 부정적으로만 바라볼 필요는 없다”며 “하지만 계약이 취소될 경우 해양플랜트 재매각(Resale)은 쉽지 않아 조선소 입장에서는 고민거리가 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