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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한국, 2020년까지 해양플랜트 수주 어려울 것"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 하랄드 네브달 상무 참사관
지난해 노르웨이 해양플랜트 인력 3만여명 감축
저유가로 2020년까지 설비 발주 나서기 힘들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2-18 14:33

▲ 하랄드 네브달(Harald Naevdal)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 상무 참사관.ⓒEBN

“지난해에 이어 올해는 해양플랜트 시장이 가장 어려운 해가 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습니다. 저유가 기조의 장기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미국 셰일가스가 글로벌 오일·가스 산업을 뒤흔드는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것으로 생각하진 않습니다.”

주한노르웨이왕국대사관의 하랄드 네브달(Harald Naevdal) 상무 참사관은 침체된 해양플랜트 시장의 전망에 대해 이렇게 대답했다.

지난 2014년 하반기부터 급격한 하락세를 보이기 시작한 국제유가는 최근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러시아, 카타르, 베네수엘라가 산유량 동결에 합의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 16일 기준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유가는 배럴당 29.04달러에 거래됐으며 런던석유거래소(ICE)의 4월 인도분 브렌트(Brent) 선물유가도 32.18달러에 마감했다.

글로벌 오일메이저들은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 달러를 넘었던 2012~2014년 해양플랜트 발주에 적극 나섰으나 이후 갑작스레 찾아온 저유가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적으로 해양플랜트 발주에 67억 달러가 투자됐는데 이는 66억 달러를 기록했던 지난 2005년 이후 11년 만에 가장 적은 수준이며 연간 투자규모가 100억 달러를 넘지 못한 것은 10년 만에 처음이다.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수익성을 기대할 수 없게 되자 오일메이저들은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 등 글로벌 ‘조선빅3’에 발주한 설비들에 대해 인도연장을 결정했으며 일부 발주사들은 일방적으로 계약을 해지해 소송이 진행되고 있다.

세계 최대 해양플랜트 발주국인 노르웨이 역시 시장 침체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네브달 참사관은 “지난해 해양산업에서 설비 운영, 유지보수 등의 업무에 종사하던 인력 3만여명이 시장 침체로 일자리를 잃게 됐다”며 “노르웨이 정부에서 이들의 재취업을 위해 기술교육 등 다양한 지원에 나서고 있으나 쉽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유가가 현재 수준에서 더 떨어지진 않을 것이고 오일메이저들의 프로젝트 개발 노력도 멈추진 않을 것이나 국제유가가 언제 다시 상승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아무도 확신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며 “일부 연구기관에서는 올해 말 국제유가가 배럴당 60 달러선을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으나 그렇게 되길 바라고 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업계에서는 해양프로젝트에서 수익성을 얻기 위해 필요한 국제유가 수준이 최소한 배럴당 60 달러 이상, 일반적으로는 80~85 달러 이상은 돼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네브달 참사관은 해당 프로젝트의 수심, 지질, 생산량 등에 따라 수익성 기준은 달라질 수밖에 없으며 중요한 것은 오일에 대한 수요가 여전히 있고 시간이 흐를수록 채굴은 더 힘들어질 것이라는 점이라고 강조했다.

채굴이 힘들어질수록 채굴기술은 더욱 중요해질 수밖에 없으며 그렇기 때문에 단가는 오르게 될 것이라는 게 네브달 참사관의 생각이다.

네브달 참사관은 오일·가스 산업의 전성기가 지나갔으나 노르웨이에서 향후 50년은 여전히 중요한 산업으로 존재할 것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한국 조선업계에도 다시 설비 발주가 이뤄질 것이나 그 시기를 예상하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네브달 참사관은 “해양플랜트 시장은 가장 좋지 않은 시기를 지나가고 있으며 올해는 그중 가장 좋지 않은 해가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2017년부터는 약간씩 회복하기를 기대하고 있는데 한국 조선업계의 경우 최소한 2020년까지, 또는 그 이후까지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수주에 나서기 힘들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이어 “과거 7~8년간 한국과 노르웨이는 긴밀한 협력관계를 유지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양플랜트 시장에서 한국은 가장 중요한 파트너”라며 “노르웨이로서는 경기가 좋아졌을 때 잃어버린 3만여명의 숙련공을 다시 모아서 복구해야 하는데 여기에 소요되는 비용과 시간이 이전보다 늘어날 것이라는 게 가장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미국의 셰일가스 영향에 대해서는 글로벌 오일·가스 산업의 판도를 바꾸는 ‘게임 체인저’가 되지 않을 것이라며 선을 그었다.

가격을 낮춰 점유율을 늘려가는 셰일가스 이슈와 이란의 경제제재 해제, 사우디아라비아의 원유 증산경쟁 등이 저유가를 장기화시키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으나 셰일가스는 하나의 요소에 불과하다는 것이 네브달 참사관의 생각이다.

네브달 참사관은 “노르웨이 기업인 스타토일(Statoil)도 미국 셰일가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지만 셰일가스가 모든 지역과 국가의 오일·가스 산업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며 “지속적인 에너지 수요가 있고 이런 수요는 다시 시장에 돌아올 것이나 그 시기에 대해서는 누구도 장담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는 2019년 또는 2020년 오일 감산 기조가 시작되면 유가는 다시 배럴당 80~100 달러까지 올라갈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되고 있지만 이 역시 애널리스트마다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