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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정은-조양호 회장, 해운 ‘백기사’ 속사정은

현대상선 및 한진해운 재무개선 위한 전방위 지원
그룹 지배구조 유지 및 회사 상징성 등 의미 다수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2-26 12:51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왼쪽)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한진그룹, 현대그룹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최근 해운 계열사 구하기 행보와 그 속내에 재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현재 현대상선 및 한진해운 등 해운사들은 글로벌 불황에 따른 운임료 하락 및 높은 용선료, 정부 지원 부재 등의 악재로 자본잠식 위기에 몰려 있는 상태다.

이에 재계 안팎에서는 양사의 청산 내지 인수·합병(M&A)설 등 다양한 해법을 제시하고 있지만 해당 총수들은 지원을 선택했다.

물론 양사의 재무적 상황이나 지원 방식 등은 다소 차이는 있다. 하지만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 현재 현대그룹과 한진그룹의 지배구조 확립에 없어서는 안 될 보루라는 점에서 목적은 하나다.

◆“어떻게든 해운 계열사 살린다”

한진해운은 오는 3월 18일 개최 예정인 정기 주주총회에서 발행 가능 주식 총수를 4억5000만주에서 6억주로 확대하는 안건을 상정할 예정이다. 유상증자를 통해 부채비율도 낮추겠다는 의미다.

또한 한진그룹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도 한진해운이 발행한 신종자본증권 2200억원을 전액 인수키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기존 대한항공 주주 대출금을 상환하고 이를 통해 담보로 잡혔던 런던사옥과 자사주 등을 활용해 3000억원가량의 유동성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현대상선의 경우 현 회장 일가가 직접 회사의 재무구조 개선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300억원 규모의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참여한다.

용선료 인하와 현대증권 및 벌크전용선사업부 등 자산 매각 등 현대상선을 살리기 위한 그룹 차원의 방안도 병행된다.

이처럼 한진그룹은 재무적 여유가 있는 계열사가 나섰다는 점에서, 현대그룹은 총수가 직접 지원에 참여한다는 점에서 방식상으로는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두 총수가 모두 해운 계열사 경영정상화에 대해 확실한 의지를 갖고 있다는 점은 의심할 여지가 없어 보인다.

한진그룹의 경우 자칫 주력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고, 현대그룹의 경우 이번 경영정상화 작업이 ‘밑 빠진 독 물 붓기’가 될 수 있는 등 양사 모두 이번 유동성 확보 작업에 리스크를 떠안고 있기 때문이다.

◆그룹 지배구조와 직결

현대상선이나 한진해운이 청산돼 그룹경영에서 이탈이라도 하게 되면 입지가 곤란해지는 것은 총수 본인과 그 일가들이다.

현재 한진그룹은 순환출자 구조를 청산하고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작업을 실시 중이다.

한진그룹은 지난 2014년부터 해당 작업에 착수해 현재 오너일가->한진칼->대한항공·한진·정석기업으로 이어지는 수직구조를 완성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는 한진해운이 자회사 지분을 정리하면 모든 절차는 완료된다.

이 과정에서 대한항공은 한진해운의 모회사가 됐기 때문에, 둘 중 한 곳이라도 흔들리게 되면 그 리스크는 그룹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위험이 있다.

형태는 조금 다르지만 같은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점에서는 현대그룹의 지배구조도 일맥상통하는 측면이 있다.

현대그룹의 경우 현대엘리베이터가 현대상선의 최대주주이며, 현대상선 밑에 현대아산 및 현대증권, 현대유엔아이, 현대엘앤알 등 손자회사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다.

즉 사실상 지주회사는 현대엘리베이터가 되는데 현 회장은 이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 8.65%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이 지배구조의 지분상 연결고리인 현대상선이 무너진다는 것은 현 회장 중심의 지배구조도 흔들린다는 것을 의미한다. 현대그룹이 현대상선 자본잠식을 발표하자마자 서둘러 벌크전용선 사업부 매각 및 현 회장 사재 300억원 출연 등 특단의 대책을 내놓은 것도 이 때문이다.

◆“어떻게 키워온 회사인데…”

현 회장이나 조 회장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배경에는 현대상선과 한진해운이 각각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상징적·역사적 의의가 크기 때문인 것도 있다.

우선 현대상선의 경우 기업의 기초를 세운 장본인은 현 회장의 아버지인 고 금석 현영원 전 현대상선 회장이다. 더욱이 현 회장의 남편인 고 정몽헌 전 회장도 생전 현대전자와 현대상선에 공을 들여왔다.

그룹 지배구조에서 중요한 위치인 것도 있지만 정몽헌 전 회장 타계 이후 ‘살신성인’ 자세로 크고 작은 위기를 극복해 온 현 회장에게 현대상선은 경영의 척도이자 자존심인 셈이다.

한진해운 또한 한진그룹의 자랑인 육·해·공 통합 물류 서비스의 한 축이라는 점에서 큰 상징적 의미를 갖고 있다.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동생인 조수호 회장이 지난 2006년 별세한 후 제수인 최은영 회장이 독자경영해 왔다. 그러나 대한항공에서 자금이 수혈되면서 지난 2014년 4월 조 회장에게 넘어온 상태다.

동생인 고 조수호 회장과 원만한 사이였던 만큼 조 회장에게 한진해운은 각별한 의미도 있다.

앞서 한진그룹 측은 “한진해운 경영정상화는 물론 중요 기간산업인 대한민국 해운업 경쟁력 회복을 위해 필요한 조치는 다 할 것”이라며 “해운사업은 한진그룹이 육·해·공 통합 물류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한 필수 사업”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