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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임단협, 시작 전부터 ‘삐걱’

노조 “빠른 시일 내 상견례” VS 사측 “충분한 사전협의 선행”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4-22 06:00

현대중공업 올해 임금·단체협상이 시작 전부터 삐걱거리고 있다.

노동조합 측은 하기휴가 전 교섭 마무리를 위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상견례를 개최하자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비상경영체제에 노조 요구안 수용이 어렵다며 충분한 사전조율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에 오는 26일 상견례를 개최하자고 통보했으나 사측은 오는 5월 셋째 주에 실시하자고 답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조 측은 “노사가 지난 2014년 체결한 단협 만료일 30일 전에 교섭에 나서야 하는데 사측은 이런저런 핑계를 내세워 일정을 미루고 있다”며 “26일이 안 된다면 최소 다음달 3일에는 상견례를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협 협약 만료일은 올해 5월 31일이다.

앞서 노조는 지난해에도 사측이 상견례 일정에 수차례 응하지 않는 등 교섭해태를 이유로 중앙노동위원회에 노동쟁의 조정을 신청했다. 당시 6월 말에야 상견례가 이뤄진 후 반년 만에 임협이 타결된 바 있다.

올해의 경우 임협과 단협을 동시에 실시하게 된다.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에 ▲기본급 5.09% 인상 ▲임금인상 및 상여금 지급시기 변경 ▲성과급 250%+알파 ▲직무환경수당 상향 조정 ▲성과연봉제 폐지 등의 내용을 담았다.

단협안에는 ▲전환배치 여부 본인 동의 강화 ▲정년퇴직자 포함 퇴사자수 만큼 신규사원 자동충원 ▲휴직기간 2배 연장 ▲노조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12학기 동안 대학생 자녀 학자금 전액 지원(기존 8학기) ▲노조 요청시 주요 경영심의 결과 공개 ▲조합원 100명 해외연수 실시등이 포함됐다.

이에 대해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아직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지만 노조요구안을 면밀히 검토한 후에 노조와 협의해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우선 상견례를 하려면 서로 협의해서 일정을 잡아야 하는데 노조가 일방적으로 날짜를 정했다는 것이다.

더욱이 노조의 임단협 요구안도 현재의 현대중공업으로서는 수용하기 어려운 사안들이 대부분이다.

우선 임협안의 경우 기본급 인상부터 어렵다. 현재 국내 조선업계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진으로 인한 조단위 부실사태를 겪은 후 시황 침체로 인한 수주가뭄까지 겹친 상태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15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1분기 한자리수(9척)의 선박 수주에 그쳤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나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임금동결에 합의한 데다, 경영진을 도와 수주영업까지 나서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 가운데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은 1분기 총 5억 달러 규모의 선박 5척을 수주했다. 이는 전년 동기 수주액의 1/6 수준이다. 지난해 1분기 수주액 30억 달러도 2014년 대비로는 반토막에 불과하다.

성과연봉제 폐지도 사측으로서는 곤란한 요구사항이다.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 등 경영진이 불황 탈출을 위한 방안으로 올 초 신년사 등을 통해 ‘신상필벌’ 원칙을 내세웠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차원에서 학자금 지원 확대 등 단협 요구안도 받아들이기 힘든 것은 물론이다.

더욱이 전환배치나 퇴직자 관련사항, 경영심의 결과 공개 및 사외이사 추천권 보장 등은 이미 임단협 요구안 수준을 넘어선 경영권 침해에 해당하기 때문에 더더욱 받아들일 수 없는 사안이다.

이에 따라 올해 임단협은 19년 무분규 기록이 깨진 지난 2014년처럼 해를 넘길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사측이 지난해 말 전환배치를 일방적으로 진행한 부분이 없지는 않다”면서 “작업 능률상 전환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에 노조 측이 ‘강대 강’ 전략으로 나서면서 현재의 노사갈등을 야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사측은 더 이상 부실을 확대하지 않으려 할 것이고 노조는 백형록 위원장 체제 출범 후 첫 임단협에 나서는 만큼 가급적 큰 임팩트를 남기려 할 것”이라며 “(임단협이)지난해처럼 해가 가기 직전에 마무리만 되도 다행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