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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조선업계, 감원 태풍 속...잇단 자살에 범죄자 전락까지

협력업체 직원, 사장 잇따라 목숨 끊어...업황 어려움 보여주는 사례
올해 더 힘들듯...현대중공업, 대우조선 등 3000명 직원 감축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6-04-22 11:17

▲ ⓒ현대중공업
기업 구조조정이 정부 및 정치권의 화두로 떠오른 가운데 지난해 장기불황에 따른 사상 최악의 적자로 국내 조선업계에서 1만5000여명이 일터를 떠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수주 급감에 해양플랜트 악재까지 겹치면서 국내 대형 3사의 대규모 구조조정에 협력사 줄도산까지 이어진 데 따른 것이다.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빅3'가 지난해 총 8조5000억원 규모의 천문학적인 적자를 기록한 후 대규모 실직사태가 이어지고 있다.

게다가 불황의 늪에 빠진 조선업계에서 협력업체 대표와 직원이 잇따라 목숨을 끊는 안타까운 사건도 발생했다. 정부 주도의 '산업개혁'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벌써부터 조선업계 등에 불황에 따른 인력 구조조정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지고 있는 것이다.

22일 광주의 한 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8일 조선소 협력업체 직원이 해고된 후 실업자로 지내다 집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채 발견됐다.

30대 후반인 A씨는 2개월 전 다니던 광양의 한 조선소 협력업체가 부도로 문을닫으면서 졸지에 실업자가 된 후 환갑을 앞둔 어머니에 의지해 용돈을 받아 쓰며 지냈다.

재취업하거나 다른 직업을 구하는 일도 여의치 않았다. 조선소에서 힘든 샌딩작업을 하다 다친 허리 통증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샌딩작업은 건조한 선박 외관이 녹스는 것을 막기 위해 도장작업 전 모래나 쇳조각을 고압으로 분사해 철판 표면을 벗기는 작업이다.

고된 환경을 견디며 일한 A씨는 다니던 협력업체가 조선업 불황으로 부도를 맞아 문을 닫자 어쩔 수 없이 부모에게 의지하며 생활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여러 차례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 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울산에서는 지난해 12월 17일에는 현대중공업 협력업체 대표인 B(63)씨가 자금난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있었다.

경찰은 “알고 지내던 협력업체 대표가 자살을 암시하는 말을 하고 전화를 끊었다”는 지인의 신고를 받고 휴대전화 위치추적을 통해 울산 동구 한 병원 주차장에서 B씨를 찾았다. 번개탄을 피워놓은 차 안에서 발견된 그는 병원으로 이송됐으나 결국 숨졌다.

차 안에 소주병과 함께 놓여있던 유서에는 A씨가 "자금 압박으로 직원들에게 임금을 제때 주지 못해 미안하다"는 내용 등이 적혀 있었다.

지인들은 "B씨가 2002년부터 현대중공업에서 선박 블록을 조립하는 협력업체를 운영했지만 최근 조선경기 불황으로 회사 경영에 어려움을 겪었다"고 전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과장급 이상 사무직과 여직원 1300여명을 감축했다. 15년 이상 장기근속 여사원 가운데 희망자에 한해 1주일간 희망퇴직 신청을 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도 임원 30% 이상 감축에 임직원 수시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올해 더 심각...현대중공업, 대우조선 각각 3000명 감원 발표

하지만 더욱 심각한 점은 올해는 더욱 업황이 좋지 않아 지난해보다 더 많은 인력이 감축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현대중공업은 다음주 3000명 감원을 골자로 한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조직 통폐합을 핵심으로 하는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앞서 대우조선은 채권단에 오는 2019년까지 임직원 3000명을 감원한다는 자구계획을 제출했다. 삼성중공업 역시 상시 희망퇴직제를 운영하고 있어 당분간 조선업발(發) 대량 감원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두고 조선업계에서 인력 구조조정이 본격화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경영위기에 빠진 세계 1위 조선소 현대중공업이 이르면 다음주 비상경영체제를 선포하고 대규모 감원과 조직 통폐합을 핵심으로 하는 추가 구조조정 방안을 발표한다.

현대중공업노동조합 홈페이지에 따르면 현대중공업은 이달 말 비상경영체제 선포와 함께 조직 및 인력 감축에 나설 예정이다. 5월부터 휴일근로를 폐지하는데 이어 6월부터는 고정 연장근로 폐지, 현재 388개인 조직은 290개로 대폭 줄어든다.

조직 축소에 따라 사무직과 생산직에서 최대 3000명을 줄인다는 소문도 돌고 있으나 현재까지 확인된 내용은 없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회사가 최악의 위기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구조개혁 방안들을 고민, 검토하고 있는 것은 맞지만 현 시점에서 확정되지 않은 구체적 내용에 대해 밝히는 건 어렵다"라고 말했다.

채권단으로부터 4조원의 지원을 받고 있는 대우조선해양도 2019년까지 직원을 지금보다 3000여명 적은 1만명 수준으로 줄이기로 했고, 삼성중공업 역시 상시 희망퇴직제를 운영하고 있어 당분간 조선업발(發) 대량 감원이 이어질 전망이다.

지난해부터 예견되긴 했으나 올해 1분기는 한국 뿐 아니라 글로벌 조선업계에 ‘수주절벽’이라는 단어가 현실로 다가왔다. 한국 조선업계가 1분기에 기록한 9척이라는 숫자는 15년 만에 처음일 정도로 상선시장의 극심한 한파는 조선업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총 8조5471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고 빅3 모두 비핵심자산 매각 등 구조조정 작업도 착실히 이행 중이다.

현대중공업은 계열사 사장단의 급여 전액 반납과 임원 및 부서장 급여 일부 반납, 시설투자 축소 또는 보류 등 긴축경영에 돌입했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지난해 임원 20여명을 떠나보낸 데 이어 상시 희망퇴직을 받는 등 인력감축 위주의 구조조정을 실시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채권단과 협의해 앞으로 본사사옥 등 자산매각 및 비효율성 제거 등 철저한 자구안 실천을 통해 조기 경영정상화를 이뤄낸다는 계획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3사 모두 최선을 다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다만 글로벌 상선 시황 침체 및 저유가 기조가 지속되고 있어 향후 1~2년은 저성장 기조가 불가피한 만큼 구조조정 강도를 높이고 현재의 손실분을 줄이는 데 총력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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