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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 ‘청사진’은 없고 ‘압박’만 있는 유일호號 구조개혁

기업 구조조정 가속화 주창…대량실직 사태 수습책 안보여

서병곤 기자 (sbg1219@ebn.co.kr)

등록 : 2016-04-22 17:57

▲ 유일호 경제부총리ⓒ연합뉴스
[세종=서병곤 기자]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올해 공급과잉 업종·취약 산업에 대해 구조조정을 신속하게 추진하겠다는 굳은 의지에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현재 정치권도 부실기업의 구조조정 필요성에 동조하면서 유 부총리의 구조조정 가속 행보에 힘이 실리고 있는 양상이다.

유 부총리가 우선적으로 수술대에 올리겠다는 업종은 조선·해운·건설·철강·석유화학 등 5개 업종이다.

이들 업종은 글로벌 경기침체와 저유가 지속, 특히 공급과잉 문제로 수익성이 크게 악화되면서 혹독한 시련을 겪고 있다.

이중 조선 업종의 상황이 매우 심각하다.

대우조선,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등 대형 조선 3사는 지난해 해양플랜트 부문 등에서 대규모 부실이 발생하면서 총 8조5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특히 대우조선이 영업손실액 중 절반 이상을 차지하면서 주채권 은행인 산업은행도 17년 만에 최대 규모인 1조8951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5년 연속 ‘적자의 늪’에서 빠져 나오지 못하고 있는 해운업의 부실도 산업은행의 적자를 키우는 데 한몫했다.

이러한 해당 업종의 부실이 금융 부실로 전이·확산 될 경우 우리나라가 또다시 금융위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실 업종에 대한 구조조정이 시급한 상황이다.

그동안 기업 구조조정에 낮은 자세를 취해온 야당이 구조조정 칼날을 과감하게 빼든 유 부총리의 행보에 동조하는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유 부총리가 구조조정 추진의 정당성을 전부 얻었다고는 볼 수 없다.

“구조조정을 직접 챙기겠다”며 굳은 의지를 표출한 것과 달리 구조조정에 대한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구조조정을 속전속결하려는 급급함 때문인지, 부실기업에 구조조정을 강력 시행하라고 압박하는 모습만 눈에 띈다.

유 부총리는 21일 계속되는 수익악화로 부채가 급속도로 확대된 현대상선에 대해 “현재 진행중인 용선료 협상이 잘 안 된다면 정부가 가만히 있을 수 없다”며 “법정관리를 할 수밖에 없다”고 엄포를 놨다.

무엇보다도 유 부총리가 구조조정 시행에 따른 대량 실직사태를 대비할 수 있는 수습대책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점이 가장 우려스러운 부분이다.

야권에서 정부가 뚜렷한 청사진을 마련하지 않은 상황에서 구조조정의 가속화만 외치고 있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과 일맥상통한다.

현재 유 부총리는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과 노동개혁 4법 국회통과를 구조조정 실업 해소 해법으로 강조하고 있다.

하지만 실직 노동자들에 대한 교육과 취업알선 등 재취업의 기회 확대, 실업급여 등 금전적 보상문제까지 뒷받침하는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없다.

저성장 고착화 우려가 커지고 있는 한국 경제가 다시 일어나기 위해서는 반드시 부실기업의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그러나 실업자들의 희생한 강조하는 구조조정은 또 다른 사회적 문제를 낳을 수 있다는 점에서 유 부총리로서는 이를 해소할 수 있는 청사진을 제시해야 한다.

그래야 정부의 구조조정 추진이 더욱 정당성을 얻어 목표 달성에 한발 짝 더 다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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