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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희망퇴직 방침… 거대 ‘후폭풍’ 불러오나

임단협 타격 및 삼성중공업·대우조선 구조조정 방침 영향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5-09 14:46

▲ 왼쪽부터 현대중공업 계동 사옥,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 삼성중공업 판교 사옥.ⓒEBN
지난 2015년에 이어 현대중공업 희망퇴직 방침이 올해도 현실화 되면서 회사 안팎으로 미칠 후폭풍도 클 전망이다.

우선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은 이번 희망퇴직을 사실상 정리해고로 규정하며 올해 임금·단체협상과 연계해 투쟁 수위를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중공업이 업계 맏형격인 만큼 외부적으로는 삼성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 등 후발업체들도 비슷한 강도의 자구안을 발표, 정부 구조조정 정책에 보조를 맞출 것으로 여겨진다.

◆노조 반발 예고… 올해 임단협도 ‘첩첩산중’

현대중공업 노사는 오는 5월 10일 상견례를 개최하고 이틀 뒤 임단협 1차 본교섭을 실시할 전망이다.

지난 2015년보다는 한 달 정도 이른 일정이지만 임단협 연내타결이 원활할 것으로 보는 관계자는 거의 없는 상황이다. 올해는 임협과 단협이 동시에 실시되는 데다, 노조 새 지도부가 출범한 이후 첫 교섭이다.

물리적으로 빠듯한 일정을 소화해야 하는데 노사 모두 처음부터 굴복했다는 선례를 남기지 않기 위해서라도 각자 입장에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더욱이 현재는 노조가 가장 우려해 온 구조조정도 현실화된 상태다.

기존에도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의 전환배치 방침과 불황에 따른 임금동결 조치 등에 반발해 왔다. 이 가운데 20대 총선 이후 대규모 인력감축설 등이 불거지자 지난 4일 상경투쟁까지 실시하는 등 투쟁 강도를 높이고 있다.

노조가 지난해부터 주장해온 일관된 주장은 경영진이 부실을 책임지려 하지 않고 회사가 어려워지자 원가절감 및 구조조정이라는 명목으로 근로자에게 책임을 전가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노조 측은 9일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방침이 발표된 이후 “올바른 생각을 가진 경영진이라면 잘못된 정책을 바꾸고 대주주 사재출연을 하는 등 자구책을 먼저 찾아야 한다”면서 “하지만 현재 사측은 채권단이 자구노력을 요구했다는 핑계로 희망을 가장한 권고사직과 정리해고를 단행하려 한다”고 토로했다.

글로벌 불황으로 모두가 허리띠를 졸라 매고 있는 상황에 현대중공업 노조만 임금 인상을 주장하고 사상 초유의 경영권 참여까지 요구하고 있다는 점에서 사측도 물론 할 말은 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올해는 여러 정황상 현대중공업 임단협은 ‘강대 강’ 대치 일변도가 될 수밖에 없다”며 “지난해처럼 해가 가기 직전에 마무리 되도 다행일 것”이라고 우려했다.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은?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등 지난해 조단위 부실을 겪었던 후발업체들도 이번 주를 기점으로 구조조정과 관련해 고뇌가 더욱 깊어질 전망이다.

이미 조선사별로 각자 특성에 맞는 자구안이 실시 중이지만 정부 측이 고강도의 추가 구조조정안 마련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재무구조 부실은 글로벌 시황 침체 및 저유가 등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을 포함한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등 조선 빅3는 이미 지난해부터 임원 감축 및 비핵심 자산 매각, 급여 반환과 상시 희망퇴직 등의 고강도 자구안을 실시 중인 상태다.

그 결과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 1분기 흑자 전환을 달성했으며,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대비로는 큰 폭의 실적 개선을 이뤘다.

하지만 정부가 20대 총선이 끝난 지난달 중순 이후로 조선·해운업계를 ‘1순위’로 강력한 구조조정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기 시작했다.

대형 조선사간 합병 내지 지역경제 활성화 및 실업대책 없는 대규모 인력 감축 등 괴담이 확산된 것도 이 시기를 전후해서다.

물론 정부는 최근 큰 틀에서는 지원하되 업체별 구조조정에는 함부로 개입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기는 했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여전히 괴담처럼 업계 특성을 고려하지 않은 구조조정 정책을 우려하는 모양새다.

정부가 뚜렷한 대책도 없이 나서려 한 것이 이번뿐만이 아닌 데다, 이미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도 정부 압박에 못 이겨 용선료 인하 협상 및 채무재조정 등 현대상선식 구조조정을 채택했다는 얘기가 나오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 내부적인 사정도 있겠지만 사실상 이번 발표도 정부에 등 떠밀렸다는 느낌이 강하게 든다”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중공업은 9일 희망퇴직 방침을 발표하기는 했지만 시기나 규모, 대상 등 중요한 상세내용은 확정하지 못해 내부적으로 소문만 무성한 상황이다.

또한 현대중공업 측은 희망퇴직 방침을 발표하기 불과 2주 전 채권은행 중 하나인 하나은행 측으로부터 고강도 자구안을 마련하라는 권유를 받기도 했다. 삼성중공업 채권은행인 한국산업은행 또한 삼성중공업에 재무구조 개선 관련 자료 제출을 공식적으로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어쨌든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이 지난해에 이어 추가적인 희망퇴직 방침을 분명히 한 것은 사실”이라며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 또한 이에 버금가는 구조조정안을 제시하지 않으면 곤란한 입장일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