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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대형 컨선 수주전 “관건은 선박금융”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5-16 16:08

▲ 현대중공업이 건조한 1만9000TEU급 컨테이너선 전경.ⓒ현대중공업

이란 국영선사인 IRISL(Islamic Republic Iranian Shipping Lines)이 발주하는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전에 현대중공업과 중국 다롄조선(DSIC, Dalian Shipbuilding Industry Co)이 나섰다.

이번 수주건은 현대중공업이 협상에 나서고 있다는 소식이 먼저 전해졌으나 강력한 선박금융 지원을 앞세우고 있는 중국이 가세함으로써 현대중공업의 수주를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16일 트레이드윈즈를 비롯한 외신에 따르면 다롄조선은 IRISL과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 6척 수주를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선박 가격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다롄조선은 자체적으로 개발한 새로운 선형을 제시하며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에 앞서 현대중공업은 IRISL과 1만3000TEU급 이상 선박 3척 건조를 위해 IRISL과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IRISL은 지난 2008년 현대미포조선에 벌크선 10척, 석유제품선 6척 등 총 16척에 대한 선박건조계약을 체결했으나 이후 시작된 미국 및 유럽의 경제제재로 인해 선수금 지불 이후 프로젝트가 중단된 바 있다.

하지만 경제제재 해제 이후 IRISL은 기존 벌크선 및 석유제품선을 대형 컨테이너선으로 변경해 프로젝트를 재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중소형 선박 건조에 특화된 현대미포가 대형 컨테이너선을 건조할 수 없는 만큼 IRISL이 선종변경을 결정할 경우 모기업인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서 이들 선박의 건조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을 비롯한 경제사절단이 이란을 방문하면서 현대중공업의 수주활동에도 힘을 실어줄 것으로 기대가 모아졌다.

그러나 한국 경제사절단이 이란을 방문하는 사이 다롄조선은 IRISL과 기존 3척이 아닌 6척의 대형 컨테이너선 수주협상을 추진함으로써 이번 수주전의 승자는 알 수 없게 됐다.

경제제재 해제 이후 노후선박 교체를 비롯해 선박 확보가 급한 IRISL은 당장 보유하고 있는 현금성 자산이 부족해 선박금융을 통한 발주에 나서야 하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 OECD 규제로 인해 선박 건조에 필요한 자금의 최대 80%까지만 선박금융으로 제공할 수 있으나 OECD 회원국이 아닌 중국 정부는 금융과 관련한 요구사항을 전부 수용할 수 있다며 글로벌 선사들의 발주를 이끌어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IRISL이 경제제재 이전 체결한 계약을 취소할 경우 기 지급한 선수금을 포기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에 현대미포와의 계약은 가급적 이어가려고 할 것”이라며 “이와 같은 점을 감안하면 대형 컨테이너선 발주는 현대미포의 계약 재개 건과 별도로 추진되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어 “선박 척수, 가격 등 구체적인 내용이 확정되지 않은 만큼 최종계약까지는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이나 중국 조선업계가 자국 정부의 선박금융 지원을 바탕으로 당장 현금이 부족한 이란 선사들을 상대로 적극적인 수주활동에 나서고 있어 한국 조선업계의 수주를 낙관하긴 어렵다”고 덧붙였다.

올해 들어 이란을 세 차례 방문한 다롄조선은 IRISL 뿐 아니라 이란 국영유조선사인 NITC(National Iranian Tanker Co)와도 수주협상에 나서고 있다.

NITC는 이란 경제제재 이전 다롄조선과 상해외고교조선에 각각 6척의 VLCC(초대형원유운반선)를 발주한 바 있으나 이후 선박 발주에 나서지 못하면서 VLCC 중에서는 선령 약 20년인 선박 5척, 수에즈막스급 원유운반선 중에서는 1999년 건조된 선박 1척과 선령 15년에 달하는 선박 4척을 보유하고 있다.

이에 따라 NITC는 노후선박 교체를 위한 선박 발주가 필요한 상황이나 서두르진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계약 체결까지 다소간의 시일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사페이(Ali Akbar Safaei) NITC 상무는 “선박 발주시장에 복귀하는 것을 서두를 계획은 없으며 새로운 선박 발주와 함께 기존 선박에 대한 감축도 병행함으로써 공급과잉에 대한 시장의 우려를 키우지 않을 계획”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