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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생의 아이콘 삼성중공업-대우조선 노조도 ‘뿔’ 났다

인력 감축 결사반대… “사측 구조조정안 내용 따라 단체행동”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5-17 13:35

▲ 조선업종 노조연대 관계자들이 지난 2015년 5월 거제에서 집회를 여는 모습.ⓒEBN
정부와 채권은행들의 구조조정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불황 고통 분담 차원에서 비교적 회사 측에 협조적이었던 삼성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에서도 심상치 않은 기운이 감지되고 있다.

구조조정 규모가 임금 동결 및 자산 매각 수준에서 더 나아가 인력 감축 등 고용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이미 이달 초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방침을 발표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도 인력 감축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으나 정부와 채권단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는 기존 계획 대비 더 처절하고 혹독한 자구노력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을 최근 내비친 바 있다.

이에 양사 노조는 “부실 책임을 시키는 대로만 일해 온 근로자들에게 떠넘길 수 없다”며 인력 감축 현실화시 큰 반발이 일 것을 예고했다.

17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변성준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위원장과 현시한 대우조선해양 노조위원장은 조선업종 노조연대 대표자 자격으로 노조 간부들과 함께 오는 19일 국회에서 대량해고 반대와 조선업강화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에 참석한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근시안적 인력 감축 및 생산능력 축소로 글로벌 1위 조선국가 지위를 잃은 일본의 사례 등을 들어 대량해고 방지의 당위성을 설명하고 선제적으로 장기적 대책부터 마련할 것을 촉구할 계획이다.

현재 정부와 채권은행들은 물밑으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과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접촉해 기존보다 강력한 수준의 구조조정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두 CEO들은 이미 지난 2015년부터 임원 및 고위직 감원, 상시 희망퇴직 등을 실시해 왔다. 정황상 이르면 이달 말이나 오는 6월 초 발표할 구조조정안에 추가적인 인력 감축안이 포함되지 않으면 곤란하다는 의미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는 “불황 이후를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인력 감축만큼은 절대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이라며 “사측 자구안이 발표되면 내용에 따라 대응방침을 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노동자협의회는 지난 4월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임금동결에 동의한다는 내용의 올해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한 바 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고용문제 만큼은 양보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현 노조위원장은 지난 10일 단협에서 “어렵다는 상황을 일반화하고 채권단 관리 중인 경영환경을 정당화하면서, 무조건적인 축소와 구성원들에 대한 배려 없는 방침을 내세울 경우 더 큰 저항에 부딪혀 회사 정상화 발걸음을 더디게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동안 사측 방침에 순종적이었던 양사 노조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오는 것은 대안 없이 구조조정 정책을 밀어붙이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폭발한 것으로 관측된다.
▲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원. 본문과 관련 없음.ⓒEBN

양사 노조 모두 지난해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사측의 임금동결 방침에 동의한 바 있다. 특히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은 올 초부터 사측 관계자들과 함께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에 나섰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해 채권단 금융지원을 전제로 단체행동까지 자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4·13 총선 이후 정부 측이 조선·해운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면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현대중공업 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지원 내지 관련법 마련에 소홀했는데 이제 와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격은 없다”며 “그나마 나온 대책도 대량실업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대응 방안 및 조선업 대체경쟁력 확보 없는 맹목적인 ‘다운사이징’ 뿐”이라고 비판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 관계자도 “박 사장이나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에 구조조정을 압박한 한국산업은행이나 하나은행도 여신 비율이 다른 채권은행들과 비교하면 적은 수준인 만큼 언급 배경 자체부터 의심되는 상황”이라고 꼬집었다.

일이 이쯤 되고 보니 난감한 것은 박 사장과 정 사장이다.

이미 업계 맏형인 현대중공업은 희망퇴직 등 추가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데다, 산업계 전반적인 불황 탓이기는 해도 올 들어 수주가 없는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정부와 채권은행들의 뜻을 따르자니 일본 조선업과 같은 전철을 밟게 되지 않을까 우려된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결국 인력과 생산능력 감축은 큰 틀에서 해야겠지만 정 사장이 최근 언급한대로 기술 및 인적 경쟁력이 훼손되지 않는 범위와 수준을 고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