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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첫 고비 넘겼지만…용선료 인하가 '핵심'

회사채 만기연장 성공 '급한 불 껐다'…'용선료 협상' 난항 예상
한진해운, 23개 선주와 용선료 협상에 사활...법정관리 피해야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6-05-19 17:20

채권단 공동관리에 들어간 한진해운이 이달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358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 연장에 성공하면서 자율협약을 위한 중대 고비를 넘겼다.

이에 따라 한진해운은 용선료 협상을 비롯한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여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다.

한진해운은 사채 채무재조정을 위해 19일 오후 3시 서울 여의도 본사 23층 대강당에서 제78회 무보증 신주인수권부사채(BW)를 보유한 사채권자를 대상으로 첫 사채권자 집회에서 이달 23일 만기가 도래하는 358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를 4개월 연장하는 데 성공했다.

이 집회에서 조기상환일 변경에 대한 의안이 상정돼 상법이 정한 요건인 출석 사채권자 의결권 3분의 2이상 찬성과 미상환 잔액의 3분의 1이상 찬성으로 최종 가결됐다.

한진해운은 관련 법령에 따라 이번 사채권자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인가 절차를 밟을 예정이며, 이를 통해 사채의 조기상환일은 5월 23일에서 9월 23일로 변경되고, 사채권자들은 선택에 따라 한진해운의 자기주식으로 사채원리금을 상환 받을 기회를 갖게 된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한진해운을 믿고, 고통 분담에 동참해 주신 채권자 여러분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고 전했다.

또한, “이번 사채권자집회 가결을 계기로 용선료 협상 및 추가 사채권자 집회 등 재무건전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는 한편, 할 수 있는 모든 노력을 다 기울여 조기 경영 정상화를 이루겠다”라고 굳은 결의를 밝혔다.

한진해운에 따르면 이날 사채권자 약 20명이 참석했으며 나머지는 불참한 대신 서면의결권을 제출한 것을 포함해 사채 금액이 만기를 앞둔 미상환 신주인수권부사채(BW)의 3분의 1을 넘어서면서 정족수를 충족시켰다.

사채권자 집회는 일정 금액 이상 사채권자들의 동의를 통해 해당 사채의 조건을 일괄해 변경하는 상법상 절차다.

자기주식 교부 시점 등 세부 사항은 사채권자 집회 결의에 대한 법원의 인가 결정이 확정된 이후에 결정된다.

채무 재조정은 용선료 인하와 함께 한진해운이 자율협약 진행을 위해 반드시 충족해야 하는 3개 조건 중 하나다.

앞서 해운동맹 잔류는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제3 글로벌 해운동맹인 ‘디 얼라이언스(The alliance)’에 이름을 올렸고, 이번 사채 채무조정에도 성공하면서 채권단의 자율협약 이행에 한걸음 다가섰다.

하지만 한진해운의 기업 정상화까지 갈 길이 멀다.

핵심인 용선료 협상은 이제 시작하는 수준인데다 더 큰 규모의 채무 재조정도 남아 있기 떄문이다. 다음 달 27일 1천900억원 규모의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가운데 일단 '급한 불'은 껐다.

한진해운 구조조정의 핵심은 현대상선과 같은 외국 선사들과의 용선료 인하 협상이다. 용선료란 선주가 해운업계에 배를 빌려주고 받는 금액을 말한다.

한진해운은 용선료 인하를 위해 최근 협상팀을 꾸리고, 자문 로펌으로 영국계 프레시필즈(Fresh Fields)를 선정해 23개 선주와 본격적으로 지난 10일부터 용선료 협상에 나서고 있다.

한진해운이 운영하는 배는 총 151척으로, 이 중 빌린 배가 91척이다. 호황이던 2008년께 비싼 값에 배를 빌린 탓에 지난해 용선료로만 1조1천469억원을 냈다. 한진해운 용선료는 현대상선보다 더 많다.

하지만 순조롭게 진행될 것만 같았던 현대상선의 용선료 협상이 난항을 겪으면서 한진해운도 비상등이 켜졌다. 전날 현대상선과 채권단은 용선료 인하 협상을 놓고 해외 선주들과 마지막 담판을 지었으나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리스 다나오스나 영국계 조디악 등 한진해운 주요 선주사들이 현대상선과 겹쳐 협상 결과에 따라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여부에 직접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서 현대상선과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 현대상선 자문사인 밀스타인은 지난 18일 4곳(다나오스, 나비오스, CCC, EPS)의 글로벌 컨테이너 선사들과 용선료 인하 협상에 나섰지만 마라톤 회의 결과, 서로 간의 입장 차이만 확인한 채 결국 최종 결론을 내지 못했다.

선주들의 반발이 예상보다 심해 용선료 인하 협상이 생각 만큼 수월하게 진행되진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상선 측에선 최고재무책임자인 김충현 상무와 협상을 자문한 미국 법률사무소 밀스타인의 마크 워커 변호사가 참석했고, 채권단을 대표해서는 정용석 산업은행기업구조조정 부행장이 참석했다.

선주 측에서는 그리스 선박운영사 다나오스와 나비오스, 캐피털십매니지먼트 등 컨테이너선 보유 선주사 3곳의 관련 업무 최고 책임자급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밖에 싱가포르 선박운영사 EPS가 화상으로 회의에 참석했다.

현대상선은 이들 선주사에 향후 남은 계약 기간의 용선료를 평균 28.4% 깎는 대신 인하분의 절반가량을 현대상선 주식으로 출자전환하고 정상화 이후 발생하는 이익을 배분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용선료 인하 협상이 결렬되면 현대상선과 한진해운 모두 법정관리로 이어져 같은 운명을 맞이할 가능성이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