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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발 25억불 수주전…한국 조선 가능성은

석유제품선·컨테이너선·잭업리그 등 30여척 협상 추진
선박금융 앞세운 중국 조선 경쟁 가세로 낙관 힘들어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5-23 12:14

▲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MR탱커 전경.ⓒ현대미포조선

이란 경제제재 이후 선박 수주에 대한 기대감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국내 조선업계는 이란발 선박 수주를 신고하지 못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IRISL(Islamic Republic Iranian Shipping Lines)을 비롯한 이란 선사로부터 최대 25억 달러 규모의 선박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나 강력한 선박금융을 앞세운 중국 조선의 도전이 만만치 않아 계약 체결 전까지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3일 업계 및 외신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가 이란과 추진하고 있는 선박 수주 규모는 총 25억 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미포조선은 지난 2008년 IRISL과 체결했던 16척의 선박 건조계약 재개를 위한 협상에 나섰으며 현대중공업도 IRISL과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수주협상을 진행 중이다.

당시 현대미포는 핸디사이즈 석유제품선 10척, 핸디사이즈 벌크선 7척을 수주했으며 이 중 벌크선 1척은 건조해 다른 선사에 재매각(Resale)했다.

2008년 9월 기준 클락슨이 발표한 5만1000DWT급 유조선의 시장가격은 5350만 달러, 3만5000DWT급 벌크선은 4000만 달러였으나 현재 5만1000DWT급 유조선은 3400만 달러, 3만5000DWT급 벌크선은 2000만 달러까지 떨어졌다.

현지 업계에서는 현대미포가 4만DWT급 규모의 석유제품선 수주를 위해 협상에 나서고 있으며 척당 선박가격으로 3200만 달러를 제시한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미포와 IRISL의 계약관계가 복잡하게 꼬였다는 점도 수주시점을 예측하기 어렵게 하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선박마다 받은 선수금 규모가 다른데다 IRISL이 요구하는 사항도 많아 현재로서는 선종변경을 비롯한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협의가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현재 벌크선 시장 수요가 거의 없고 한국 조선업계가 벌크선 시장에 관심을 두지 않기 때문에 IRISL과의 협상은 석유제품선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며 “중국 조선업계가 척당 3000만 달러 수준의 가격을 제시하며 IRISL의 석유제품선 수주에 나서고 있다는 점은 한국 조선업계에 부담”이라고 지적했다.

현대중공업이 수주를 추진하고 있는 1만4500TEU급 컨테이너선에 대해서도 중국 조선업계가 경쟁에 나서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기 힘든 상황이다.

IRISL이 현대중공업과 컨테이너선 3척에 대한 건조협상을 진행한다는 소식이 나온데 이어 중국 다롄조선(DSIC)이 이보다 많은 6척 수주를 위해 IRISL과 협상을 추진한다는 소식이 나오면서 어느 조선사가 수주경쟁에서 승리할 것인지에 대해 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IOOC(Iranian Offshore Oil Co)와 5척의 잭업리그(Jack-up Rig) 수주협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일각에서는 IOOC가 대우조선과 삼성중공업에 분산발주를 검토하고 있다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척당 가격은 2억 달러 이상으로 계약 체결 시 총 수주금액은 10억 달러를 넘어서게 된다.

대우조선은 최근 잠수함 창정비사업을 수주한 것이 올해 유일한 수주실적이며 삼성중공업은 아직 수주를 기록하지 못하고 있다.

현지 업계에서는 선박금융이 이들 수주건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고 있다. 2008년 이후 오랜 기간 제재를 받아왔던 이란 기업들은 당장 설비투자에 나서고 싶어도 보유한 현금이 부족한 상황이다.

현지 업계 관계자는 “이란 기업들은 당장 선박이나 설비 발주에 투자할 현금이 없으므로 은행의 도움에 기댈 수밖에 없다”며 “선박 및 설비를 발주하고 향후 원유를 판매해 얻는 수익으로 이를 결제하는 바터무역(Barter Trade)이 대안으로 제시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현대중공업과 현대미포, 대우조선 등의 경우 선박금융이 계약체결의 관건이 되고 있는 반면 SPP조선은 선박금융 이전에 해결돼야 하는 문제가 남아있어 갈길이 바쁜 상황이다.

2008년 IRISL과 3만5000DWT급 벌크선 10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한 바 있는 SPP조선도 이들 선박을 석유제품선으로 변경해 계약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SPP조선 측은 선박금융 문제만 해결되면 IRISL과 무난하게 계약을 체결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SPP조선 인수에 나선 삼라마이더스(SM)그룹이 주채권은행인 우리은행과 인수가격에 이견을 보이면서 본계약 체결이 늦어지고 있다.

SM그룹은 우리은행과의 MOU에서 SPP조선 인수가를 최대 625억원으로 합의한 바 있다. 하지만 이후 실사를 거치면서 채권단에 768억원을 추가 조정해달라고 요청했으며 채권단은 이를 거부했다.

시황악화로 인한 수주공백 장기화, 미래 결손금 증가 가능성, 덕포의장공장 정상화를 위한 추기비용 발생, 추가 구조조정비용 발생 가능성 등을 감안하면 기존 MOU 당시 합의한 인수가 외에 추가비용이 들어간다는 것이 SM그룹의 입장이다.

채권단이 이와 같은 SM그룹의 주장을 무리한 요구라며 일축하고 있어 본계약 체결까지는 적잖은 진통이 있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인수절차가 끝난다면 SPP조선은 국내 조선업계 중 가장 먼저 이란발 선박 수주에 성공할 것으로 예상되나 실사과정에서 불거진 추가 자금부담 리스크로 인해 본계약 체결이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란발 선박 및 설비 수주에 있어 가장 큰 선박금융 문제를 중국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현대미포 등 기존 수천만 달러 규모의 선수금을 받은 조선소 외에는 수주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