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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X조선 결국 법정관리…대한조선 사례서 교훈 얻어야

산업은행 "월말 부도 예상"...자율협약 3년만에 법정관리
법정관리 들어갈 경우 채무변제 등 유예...기업회생 가능성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박상효 기자 (s0565@ebn.co.kr)

등록 : 2016-05-25 15:10

▲ STX조선해양의 진해 조선소 전경
STX조선이 자율협약 체결 이후 약 3년 만에 법정관리에 들어간다.

4조원이 넘는 채권단의 자금지원에도 불구하고 유동성 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하며 법정관리 돌입이 가시화되고 있지만 수주잔량에 대한 선수금 환급 부담으로 인해 법정관리가 대규모 계약해지로 이어지긴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산업은행을 비롯한 채권단은 STX조선 현안에 대해 논의 후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산업은행 "5월말 부도 예상, STX조선해양 법정관리 불가피"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25일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수출입은행, 농협은행, 무역보험공사 등이 참석한 채권단 실무자회의를 열고 "추가자금을 지원하면서 자율협약을 지속할 경제적 명분과 실익이 없으며, 월말 부도가 예상돼 회생절차 신청이 불가피한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산은이 발표한 'STX조선해양 경영정상화 가능성 진단결과'에 따르면 자율협약 체제 하에서 내년까지 수주 선박 건조 등에 필요한 부족자금은 7000억원~1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내다봤다.

결국 유동성 부족이 심화돼 5월 말에 부도 발생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는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 상태에 들어간 지 38개월 만의 결정이다.

이에 산은을 포함한 채권단은 회생절차(법정관리)로의 전환을 검토키로 했다. 부족자금을 지원할 경우 채권단의 익스포저가 크게 증가할 뿐만 아니라 상환 가능성이 사실상 없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또 채권단 손실 최소화 및 회사의 정상 가동을 위해 현재 건조 중인 선박(총 52척)의 정상 건조를 최우선으로 추진키로 했다. 아울러 조선사로서의 계속기업 유지를 위해 과감한 인적·물적 구조조정 방안 수립 및 실행을 지원할 방침이다.

이번 회생절차 전환으로 채권단과 관계사의 손실은 불가피해졌다.

STX조선해양을 비롯한 STX관계사의 동반 회생절차시 국내은행의 추가 손실은 2조원을 상회하게 된다.

현재 익스포저는 산은, 수은, 농협 등 3개 은행의 손실 규모가 크며, 시중은행(우리, 신한, KEB하나 등)의 추가 손실은 제한적일 것으로 산은은 점쳤다.

산은 관계자는 "STX중공업 등 관계사도 상당한 손실 발생이 불가피함에 따라 신속하게 대응방안을 수립할 계획"이라며 "고성조선해양은 STX조선해양과의 절연 및 분리 활용 방안을 검토 중으로, 해당 결과에 따라 회생절차를 포함한 처리방안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부연했다.

금융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선 "자율협약 개시 후, 회사채 등 비협약채권이 약 1조2000억원 감소했기 때문에 충격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관계자는 "5월말 협력업체 미지급 규모는 약 5000억원 수준으로 파악하고 있다"며 "주채권은행은 해당 기업의 상황에 따라 맞춤형 금융 지원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법정관리 거쳐 졸업한 대한조선 사례 배워야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법정관리는 자체가 대상 기업이 신청해야 가능한 것이지 채권단에서 결정하고 신청하는 문제가 아니다”라며 “채권단의 요구로 기업이 신청하는 경우도 있긴 하나 일정 비율 이상의 채권단 합의와 절차상의 문제가 있어 법정관리 신청을 결정하더라도 물리적인 시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3년 7월 자율협약에 들어간 STX조선은 지금까지 4조5000여억원을 쏟아부은 것을 포함해 현재 금융 채무만 6조원에 이른다.

▲ 대한조선 해남조선소 전경
가장 최근 법정관리를 거친 조선소는 대한조선으로 2014년 7월 법정관리에 돌입해 이듬해인 2015년 10월 벗어났다.

2009년 1월 기업개선작업에 돌입한 대한조선은 누적된 영업손실로 자본잠식에 이르렀으며 창립 초기 대주그룹 해운계열사에 대한 잘못된 지급보증으로 인해 600억원 규모의 우발채무 발생 가능성도 우려됐다.

이에 따라 대한조선은 약 1200억원의 부채와 연간 약 100억원에 달하는 이자부담을 덜고 재도약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케이프사이즈 벌크선 전문 조선소인 대한조선은 지난 2009년 1월 기업개선작업 돌입 후 2011년 6월부터 대우조선해양의 위탁경영을 받아 경영정상화와 함께 석유제품선 등 선종다변화 전략을 추진해왔다.

하지만 그동안 누적된 영업손실로 재무구조 개선이 시급한 상태였으며 창립 초기 대주그룹 해운계열사에 대한 잘못된 지급보증으로 600억원에 달하는 우발채무가 신규 발생할 가능성이 있어 자금유동성에 차질이 우려돼왔다.

당시 벌크선 18척, 석유제품선 10척 등 총 28척의 수주잔량을 보유하고 있던 대한조선은 이들 선박 건조를 통해 얻는 수익으로 지속적인 채무변제가 가능한 상황이었다.

당시 대한조선은 법원의 ‘패스트 트랙(Fast Track)’ 제도를 적용해 기업회생절차를 간소화하는 한편 주채권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기존 계약건이 취소되거나 신규수주에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힘써왔다.

그 결과 1년 3개월만인 2015년 10월 서울중앙지법 파산4부는 대한조선의 회생절차 종결을 결정했다.

법원은 대한조선이 2014년 변제금액을 모두 갚았으며 2015년 변제해야 하는 금액도 충분히 변제가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STX조선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이와 같은 대한조선의 사례를 참고한다면 기존 자율협약 체제보다 경영정상화 추진에 좀 더 탄력을 받을 수 있다.

채권단으로서는 법정관리로 인해 STX조선이 수주한 선박들의 계약이 취소될 경우 선사로부터 받은 선수금을 돌려줘야 하는 부담이 있기 때문에 신규 수주는 아니더라도 기존 계약건에 대해서는 최대한 유지하기 위해 노력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에 따르면 STX조선은 그룹 기준 62척, 진해조선소 기준 45척의 선박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에서는 이들 수주잔량의 선수금 규모가 1조원을 웃돌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올해 중 변제해야 하는 채무에 대한 유예와 이자 및 우발채무 탕감을 기대할 수 있어 자금유동성이 더욱 악화되는 상황을 막을 수 있다.

반면 법정관리를 통해서도 회생가능성이 없다고 판단되면 매각 및 청산절차에 들어가게 된다.

STX다롄의 경우 2014년 법정관리 돌입과 함께 매각이 추진됐으나 인수자를 찾지 못하면서 난항을 겪어왔다. 지난 3월 파산선고와 함께 청산절차에 들어간 STX다롄은 크레인 등 조선소 핵심설비 매각으로 일부 채무변제가 이뤄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