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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구안 순항 한진해운 ‘날벼락’… 용선료 협상 어떻게 되나

사상 초유의 선박 억류… 뿔난 선주 “밀린 용선료 내놔”
연체 한두 곳 아냐… 신뢰도 추락·채무재조정 악영향 우려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5-26 11:09

현대상선 대비 순조로운 자구안 이행 행보를 이어 가던 한진해운에 뜻밖의 악재가 발생하면서 자율협약 체결에 적신호가 켜졌다.

한진해운이 운영 중인 선박이 용선료 연체 문제로 선주 측으로부터 억류당하는 사상 초유의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자율협약 체결을 위한 가장 큰 난관인 용선료 인하 협상과 채무재조정에도 악영향이 있지 않겠느냐는 우려가 곳곳에서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2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한진해운 소속 벌크선 한진패라딥호가 선주에 의해 남아프리카공화국에 억류된 것으로 나타났다. 선박 억류는 가압류처럼 선주가 법원에 중재를 요청해 이뤄진다.

원인은 용선료 미납문제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진해운 측은 “용선료 협상을 벌이고 있는 선주가 이견이 생기자 실력 행사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며 “조속한 문제 해결을 위해 선주들과 협상 중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한진해운 측 설명대로 당장의 억류사태 해결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진해운은 자율협약을 위해 4112억원 규모의 터미널 및 사옥 유동화 작업을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런던사옥 및 에이치라인해운(H-line) 지분 매각대금인 500억원가량을 이달 말까지 확보할 예정이다.

문제는 용선료가 이체된 경우가 한 건만이 아니기 때문에 이같은 상황이 추후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결국 선주들의 신뢰도 추락으로 이어져 용선료 협상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이다.

현대상선식 자율협약 체결을 시도 중인 한진해운으로서는 여러 자구안 중에서도 용선료 인하 여부가 핵심이다.

현재 한진해운은 1만TEU급 컨테이너선 7척을 빌린 캐나다 선사 시스팬에게도 3개월치의 용선료를 미납한 상태다. 연체료는 1160만 달러(한화 138억원) 규모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용선료 인하 제의도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다.

물론 채권단이 준 용선료 인하 협상 시한은 아직 3개월여(오는 8월 말까지)가 남아 있기에 협상에 따라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는 있다. 시스팬을 포함한 한진해운의 전체적인 용선료 연체 규모도 회사가 스스로 공개하지 않는 한은 자세히는 알 수 없다.

하지만 용선료 연체 자체가 업계에서는 드문 일인 만큼 이번 사태로 한진해운의 유동성이 생각보다 심각한 수준이라는 것이 널리 알려지게 됐다.

당장 500억원 정도는 마련할 수는 있겠지만 총 자산 매각 규모도 4000억원대에 불과한 만큼 1조원에 달하는 모든 용선료를 조달하기에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용선료 조기 회수를 위한 선박 억류 사태가 또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욱이 시스팬은 한진해운의 최대선주인 만큼 이 회사에 대한 용선료 연체에 따른 파급력도 상당하다.

실제로 한진해운보다 한 발 앞서 용선료 인하를 시도해온 현대상선도 막판에 조디악 등 주요 선주가 부정적 입장을 보이면서 협상 타결에 애를 먹고 있는 상황이다.

물론 용선료 인하 협상이 되지 않으면 사채권자집회에서도 채권 상환 기간 유예 등에 대한 동의를 얻기 힘들어진다.

이밖에도 업계 일각에서는 이번 억류 사태로 힘들게 가입한 새 해운동맹 잔류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얘기도 나온다.

한진해운은 최근 제3의 글로벌 해운동맹 ‘디 얼라이언스’에 합류하긴 했지만 아직은 기존 동맹인 ‘CKYHE’ 소속이다. 이는 한진해운 선박에 짐을 맡긴 화주들과 같은 동맹 소속 해운사들이 많다는 의미다. 억류사태가 이어지면 국제소송으로 이어지면서 이중고에 시달리게 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앞서 한진해운은 지난 13일 결성된 디 얼라이언스에 가입한 데 이어, 19일에는 첫 사채권자집회 채무재조정에 성공하는 등 순조로운 행보를 이어가고 있었던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