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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조선해양 구조조정 ‘광풍’에 ‘검풍’까지… 의외로 무덤덤

평소와 다름없는 내부 분위기… “이미 예고된 사태”
업계 일각 “압수수색 타이밍도, 번지수도 이상해”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6-08 13:17

▲ 대우조선해양 다동 사옥.ⓒ대우조선해양
대우조선해양이 구조조정 광풍에 이어 ‘검풍(檢風)’까지 맞는 등 이중고를 치르고 있는 가운데 내부적으로는 의외로 차분한 분위기다.

지난 2015년 조단위 부실을 낸 후 회사 감사위원회가 두 차례에 걸쳐 전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검찰에 제출했던 만큼 예고된 일이었다는 것.

다만 업계 일각에서는 전 경영진의 책임도 책임이지만 대주주인 산업은행과 금융당국이 묵인이야말로 조사감이 아니냐는 볼 멘 소리도 나온다.

◆“압수수색? 이미 예고된 일”

현재 대우조선해양은 2500여명의 인력 감축안 등이 담긴 고강도 추가 자구안을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 정부가 원하는 강도의 자구안을 제출할 경우 지역경제 및 회사 경쟁력에 미치는 악영향이 상당해 장고를 거듭하고 있는 상태였다.

하지만 방산 부문을 제외하고 한 건의 수주도 하지 못해 조기 경영정상화에 차질이 우려되는 상황인 점은 분명하다. 물론 오는 2017년 말 대선을 앞두고 부실기업 구조조정 정책 추진을 가속화하고 있는 정부의 압력도 만만치 않았다.

이런 상황에 과거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와 같은 기능의 부패범죄특별수사단이 올해 초 출범된 이후 첫 타겟으로 대우조선해양을 정조준한 것이다.

대우조선해양으로서는 패닉상태에 빠져도 이상하지 않은 상황이지만 서울 다동 사옥 직원들은 평소와 다름없는 업무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대우조선해양 관계자는 “조선업계 구조조정 주요 타겟이 회사인 것은 누가 봐도 분명한 데다, 진정서도 몇 차례 제출됐기 때문에 언젠가는 (압수수색이)들어올 줄 알았다”며 “다만 그 시기가 지금일 줄은 예상 못한 것 뿐”이라고 말했다.

거제시 소재 옥포조선소도 특수단 직원이 난입해 사내 PC 및 서류를 압수해가는 소동이 벌어졌으나 긴급회의 내지 회사 차원의 대책 마련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대우조선해양 감사위원회는 지난해 10월 남상태 사장 및 고재호 사장 등 전 경영진의 부실경영 책임 여부를 조사해 달라는 내용의 진정서를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낸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창원지검에 비슷한 내용의 진정서를 추가로 제출했다.

대우조선해양 소액주주들도 회사 경영진이 노르웨이 송가 프로젝트 등 대규모 해양플랜트 공사의 총계약 원가를 낮게 추정하거나 매출과 영업이익 등을 과대계상했다며 손해배상 청구를 수차례 제기한 바 있다.

◆“이 상황에 퇴사 경영진 조사한다고?”

당사자인 대우조선해양 측은 차분한 모양새지만 정작 업계에서는 이번 특수단의 압수수색건을 탐탁지 않게 보는 상황이다.

채권단과 대우조선해양간 추가 자구안에 대한 초안이 오가는 마당에 압수수색을 단행한 타이밍이 공교롭기 때문이다.

당초 대우조선해양은 경쟁사인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자구안을 제출했던 지난 5월 중순께 맞춰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전해진 바 있다.

물론 자구안을 제출하라는 정부 및 채권단의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다. 하지만 부채비율이 7000%가 넘는 대우조선해양에 비해 재무건전성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채권은행 관계자와 접촉한 이후 자구안을 제출한 정황상 실질적인 구조조정 타겟은 대우조선해양이라는 점은 누가 봐도 명백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조단위 부실을 낼 때부터 인력 감축 및 보유자산 매각 등을 동반한 고강도의 구조조정을 실시해 왔다. 이를 전제로 채권단 금융지원까지 약속받은 상태였다.

정성립 사장도 올해 9기의 해양플랜트를 인도해야 하는 만큼 이 이상 구조조정을 실시하게 되면 곤란하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당장의 일감도 일감이지만 추후 시황 회복시 회사 경쟁력 및 고용문제 등 지역경제와도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구안을 제출하지 않을 수도 없어 여러 차례 산업은행 측과 자구안 초안을 주고받고 구조조정에 반발하는 노동조합을 설득하는 과정을 반복해온 상태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 공식 자구안을 제출하지 못한 것 자체가 물밑합의가 이뤄지지 못했다는 방증”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검찰이 굳이 퇴사한 경영진을 상대로 거창하게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것은 일종의 압박용으로도 해석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대주주 산업은행이나 금융위원회 등 관할 당국의 책임론도 재부각 되고 있다.

실제로 산업은행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도 수년간 대우조선해양에 최고재무책임자(CFO)를 파견해오고도 부실징후를 파악하지 못해 의원들의 질타를 받은 바 있다. 물론 이를 관할하는 금융위도 비판을 피하지 못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물론 임기가 3년 밖에 안 되는 조선사 CEO 특성상 당장의 수주가 아쉬워 부실을 방치했을 수도 있을 가능성은 있다”며 “하지만 대우조선해양이 주인이 있는 회사도 아니고 CFO도 따로 있는데 CEO 단독으로 좌지우지되는 상황은 아니지 않느냐”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