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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에 발묶인 ‘조선빅3’ 자구안, 이행 가능할까

사측, 사업부 분할 포함한 고강도 인력감축 추진
노조, 인위적 인력감축 저지 위해 파업까지 불사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6-13 14:12

▲ 2015년 5월 거제에서 열린 조선업종노조연대 출범식 모습.ⓒEBN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가 사측의 자구안에 대해 파업까지 불사하는 강경대응에 나서면서 향후 ‘조선빅3’의 자구안 이행에 빨간불이 켜졌다.

삼성중공업의 경우 박대영 사장이 직접 노동자협의회를 만나 설명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서고 있어 향후 노동자협의회의 반응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노동조합은 사측의 구조조정에 반발해 오는 17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소집할 예정이다.

이번 대의원회의를 시작으로 노조는 쟁의행위찬반투표를 거쳐 합법적인 파업 준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파업 준비에 나서는 것은 사측이 건설장비, 전기전자 등 비조선 사업부문 분사를 결정한데 따른 것이다.

사측은 3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마련하면서 올해 들어 1000여명의 직원들에게 희망퇴직을 접수했으며 일부 도크의 점진적 중단, 추가 인력감축 등을 통해 8530억원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노조는 희망퇴직 뿐 아니라 비조선 사업부문 분사도 실질적으로 인력감축을 위한 수순이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분사하게 되면 비조선 사업부문 직원들은 더 이상 현대중공업 직원이 아니며 노조 조합원으로서의 지위도 상실하게 되므로 수월한 인력감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대우조선노동조합 역시 사측의 자구안에 반발해 오는 14일까지 이틀간 쟁의행위찬반투표를 실시한다.

총 7조3500억원 규모의 대우조선해양 자구안 중 인력 구조조정 비용만 1조2000억원에 달한다.

대우조선은 전체 직원의 20%인 2500여명을 오는 2020년까지 순차적으로 줄이는 한편 14개 자회사 매각, 방산 등 특수선 사업부문도 자회사로 분할한 후 일부 지분을 매각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에 대해 노조는 인위적인 인력감축과 특수선 사업부문 분할에 반대하고 있다. 특히 특수선 사업부문 분할은 대우조선의 해외매각을 염두에 둔 포석이라는 의심을 거두지 못하는 상황이다.

군함, 잠수함 등을 건조하는 특수선 사업부문은 한국 최초로 외국에서 군수지원함을 수주했을 뿐 아니라 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로 한국이 세계 10대 잠수함 설계기술 보유국가로 이름을 올리게 했을 정도로 기술력과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초 대우조선 해외매각 추진설이 제기됐을 때 방산부문이 포함돼 있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많았던 만큼 이번 특수선 사업부문 분할은 국내에서 쉽게 이뤄지지 않는 대우조선의 매각방향을 해외로 돌리기 위한 것이라는 게 노조의 지적이다.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이 인력감축 및 사업부분 분할로 노사 간 갈등을 빚고 있는 반면 삼성중공업 노사는 대화에 나서고 있어 상반된 모습이다.

지난주 그리스 포시도니아(Posidonia) 행사장을 찾았던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13일부터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 관계자들을 만나 사측의 구조조정 방향에 대해 설명한다.

노동자협의회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회사가 어려운 시기에 처한 만큼 박 사장의 설명을 듣고 노동자협의회의 입장을 전달하며 이해의 폭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삼성중공업도 다른 조선사들과 마찬가지로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강행할 경우 노사간 갈등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동자협의회는 지난달 임금단체협상 요구안에서 사측에 고용보장을 전제로 한 기본급 동결을 제시한 바 있다.

경기가 어려운 만큼 임금인상을 요구하지 않는 대신 사측의 인위적인 인력감축도 거부하겠다는 뜻을 요구안에서 분명히 한 것이다.

삼성중공업이 1조5000억원 규모의 자구안 중 인건비 절감, 임직원 고통분담 명목으로 9090억원을 확보한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인력감축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만큼 현대중공업이나 대우조선과 달리 인위적인 인력감축 없이 자구안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조선빅3’ 노조는 사측이 마련한 자구안에서 인위적인 인력감축에 대해 공통적으로 반대의 목소리를 내고 있으며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 노조는 인력감축을 막기 위해 파업까지도 불사한다는 입장이다.

따라서 올해 노사갈등은 사업부문 분할을 포함한 인위적인 인력감축 강행에 나서는 사측과 이를 막아선 노조 측과의 협상 여부에 따라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