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시간 : 2017년 11월 20일 15:49
EBN
EBN
페이스북 트위터 네이버뉴스스탠드
실시간 News

예상된 대우조선해양 파업…“노조만 탓할 일 아니다”

일방통행식 강압적 구조조정 문제...알맹이·대안 모두 빠져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6-13 15:08

정부와 채권단의 인력 감축 등을 포함한 구조조정 압박이 지속되는 가운데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이 파업 수순에 돌입한 것은 이미 예견된 반응이다.

현재 정부나 채권단이 대우조선해양이 바라는 것은 생산직 등 하위직 근로자의 인력문제까지 포함한 고강도 구조조정이다.

노조 입장에서는 제도적 뒷받침 및 부실 감시 기능은 소홀히 해온 정부 및 금융당국, 대주주(한국산업은행)의 책임은 제쳐놓고 20년여간 무분쟁으로 협조해온 하위직 근로자들의 추가 희생을 바라고 있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물론 어떤 형태로든 구조조정은 불가피한 것은 사실이지만 정부 주도의 대안 없는 구조조정 또한 이미 오래 전부터 논란이 돼온 사안이다.

13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날부터 조합원 7000여명을 대상으로 파업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이번 투표로 입장을 공식화한 뒤 중앙노동위원회 쟁의 조정신청 등 절차를 거쳐 추후 파업 근거를 마련한다는 입장이다.

물론 당장 파업을 실시하겠다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대우조선해양 노조가 행동을 개시한 것은 사측이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과 조율한 추가 자구안에 특수선 사업 분할 등의 방안이 담겼기 때문이다.

현재 노조가 가장 민감해 하는 사안은 지난해부터 임원 및 사무직, 고위직급자를 대상으로 시행해 온 인력 감축을 노조원이 대부분인 생산직 등 하위직으로 확대하는 것이다.

즉, 특수선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로 만든 뒤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인데 현실화시 생산직을 포함한 인력 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회사 경영권이 넘어가면 현대중공업이나 삼성중공업 등 세계 정상급 조선소가 인수하지 않는 이상 현재의 특수선 부문 경쟁력 유지 및 고용승계를 장담할 수 없기 때문이다.

가장 큰 문제는 그동안 업계에 돌았던 대규모 구조조정설은 물론, 채권단 측이 최근 확정한 자구안에도 이에 대한 정확한 설명 및 대안 제시가 전혀 없었다는 점이다.

특수선 사업부 분리 방안에 대한 시기는 물론 규모, 방식 등 모든 것이 베일에 가려진 상황이다. 물론 사측은 “지분 일부를 매각한다는 것이지 경영권을 넘긴다는 것은 아니다”라고 해명했으나 자세한 설명은 함구 중이다.

구조조정이 이슈가 된 것은 한참됐지만 정작 노조는 그 실체는 모르고 언론 등을 통해 드러난 표면적 사실만 겨우 접하는 수준이다.

불확실한 것은 인력문제도 마찬가지다. 대우조선해양 자구안에는 오는 2020년까지 2000여명을 줄이는 방안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기에는 감축 규모나 액수만 설명했을 뿐 감축방법이나 대상 등 상세방안은 담겨 있지 않다.

대우조선해양은 이미 지난해 말 4조2000억원의 금융을 지원받을 당시 2020년까지 3000여명을 줄이겠다는 자구안을 낸 바 있다. 당시 노조도 향후 파업을 하지 않겠다는 것을 전제로 이에 동의했다. 사측이 인력감축안은 어디까지나 정년퇴직 등 자연감소 차원이라고 설명했기 때문이다.

더욱이 정 사장도 취임 초 “인위적 인력 감축은 없다”고 한 데 이어 최근 기자간담회에서도 “올해 인도해야 하는 일감이 너무 많다. 더 이상의 인력 감축은 곤란하다”고 표명한 바 있다.

이 때문에 노조도 지난해 임금동결에 동의하고 경영진과 함께 영업에 나서는 등 사측에 적극 협조했지만 최근 들어 정부가 더 강압적으로 나오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대우조선해양에는 직접적인 압박은 없었지만 상대적으로 부채비율이 적은 현대중공업 및 삼성중공업도 자구안을 제출했으며, 생산직을 포함한 인력감축안이 포함된 것으로 나타났다. 누가 봐도 대우조선해양도 지난해 이상의 고강도 구조조정안(생산직 포함 인력감축) 시행을 원하는 것이 분명한 것이다.

그렇다고 정부나 채권단이 시황 회복시 일감문제라든지 대규모 인력 감축에 따른 지역경제 침체 등의 해법을 따로 발표한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정부와 채권단 측은 “만에 하나 파업을 실시할 경우 자금지원은 없을 것”이라고 으름장을 놓은 상태다. 대우조선해양에 지원키로한 총 4조2000억원 중 현재 3조2000억원이 집행된 상황이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관계자는 “자세한 구조조정 방침 대응방안은 투표 후 결정할 것”이라며 “하지만 회사의 조기 경영정상화 필요성에는 노조도 공감하는 것은 분명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