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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상이몽’ 조선 빅3 노조… 구조조정 반대, 한목소리

대우조선해양 이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쟁의행위 결정
현대중공업 노조 17일 결정… 정부·채권단보다 사측에 불만 집중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6-15 13:43

▲ 지난 2015년 조선업종 노조연대원들이 시위하는 모습.ⓒEBN
대우조선해양 노동조합에 이어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도 쟁의행위를 결정하면서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 등 조선업계를 정조준한 정부 구조조정 정책이 장기화 될 전망이다.

그동안 경영정상화 필요성에 공감해 사측 자구안 이행에 협조적이었던 양사 노조들이 돌아선 것은 정부와 채권단에 떠밀려 확정한 구조조정안에 생산직을 포함한 고강도 인력 감축안까지 포함됐기 때문이다.

대주주 및 금융당국 등의 부실관리로 빚어진 책임을 하위직인 생산직에까지 떠넘기지는 못한다는 것이 이들의 주된 주장이다. 이에 따라 양사 노조의 불만은 사측보다는 정부 및 채권단에 집중돼 있는 상태다. 실제로 양사는 파업은 결정했어도 대화의 여지는 열어놨다.

구조조정 및 임금협상안 등을 두고 지난 1년간 사측과 끊임없는 갈등을 빚어온 현대중공업 노조는 아직 쟁의행위를 결정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그간 행보 및 정황상 파업방침에 동참할 것이 유력한 상황이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는 15일 오전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파업안을 의결했다.

이에 따라 노동자협의회의 기본입장은 구조조정 반대 파업으로 가되 조합원 찬반투표 및 파업 일정은 추후 동향에 따라 조율키로 했다. 노동자협의회는 이날 오후 3시 사측에 구조조정 반대 의견을 담은 서한을 보내 대화를 요구할 방침이다.

앞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사장은 지난 15일 노동자협의회를 방문해 구조조정 당위성을 설명했다. 이에 따라 이튿날 사내방송을 통해 오는 2018년까지 전체 직원의 30~40%를 줄이고 생산직까지 포함한 1500명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동향도 이와 비슷한 양상이다.

이미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지난 14일 조합원 찬반투표를 실시해 쟁의행위를 결정했다.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마찬가지로 당장 파업은 실시하지 않겠지만 추후 정부와 채권은행, 사측의 구조조정 압박 강도를 본 뒤 구체적 일정을 정하겠다는 내용이다.

앞서 정부와 한국산업은행 등 대우조선해양 채권단은 지난 8일 인력 감축 등을 포함한 추가 자구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추가 자구안에는 특수선 사업부를 분리해 자회사로 만든 뒤 지분 매각으로 유동성을 확보하는 방안 및 오는 2020년까지 2000여명을 줄이는 방안 등이 담긴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 자구안 내용이 불분명해 노조가 가장 우려하는 생산직 감원으로 이어질 수 있는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실제로 대우조선해양 노조는 제도적 뒷받침 및 부실 감시 기능은 소홀히 해온 정부 및 금융당국, 대주주(한국산업은행)의 책임은 제쳐놓고 25년간 무분쟁으로 협조해온 하위직 근로자들의 추가 희생만 바라는 일방적 구조조정이라고 반발했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오는 17일 쟁의행위를 결정할 예정이다. 강성성향인 노조위원장을 위시한 노조 집행부가 올해 초부터 회사 구조조정 방침에 끊임없이 부딪혀온 정황상 여러모로 파업이 유력하다.

실제로 현대중공업 노조는 이날 오후에도 회사의 설비지원 부문 분사 등 구조조정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공장을 세우는 ‘옥쇄파업’ 및 점거투쟁 등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물론 구조조정 방침에 반대한다는 명분은 현대중공업 노조도 삼성중공업이나 대우조선해양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들의 불만은 최길선 회장 및 권오갑 사장의 경영방침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점에서 양사 노조와는 파업의 성격이 다르다.

현대중공업의 경우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난 5월부터 생산직까지 포함한 과장급 이상 희망퇴직 등 선제적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 자체도 정부와 채권단 압박에 떠밀리다시피 해 추가 구조조장안을 확정한 삼성중공업 및 대우조선해양과는 차이를 보인다.

하지만 현대중공업은 제쳐두고서라도 삼성중공업 노동자협의회와 대우조선해양 노조의 이러한 움직임은 조선업계 노조 전체의 움직임에도 큰 영향이 예상된다. 양사 노조는 그동안 사측의 구조조정 방침에 비교적 순응해왔기 때문이다.

양사 노조 모두 지난 2015년 현대중공업이 주도한 조선업종 노조연대 파업에 참여하지 않고 사측의 임금동결 방침에 동의한 바 있다. 오히려 올 초부터 사측 관계자들과 함께 수주를 위한 영업활동에 나서는 등 경영정상화에 힘써왔다.

사측에서 하위직 고용유지를 보장한 데다, 대규모 인력감축이 실시되면 추후 경쟁력 침체는 물론 현재 일감조차 제대로 감당하지 못해 모두가 곤란해지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대우조선해양 노조도 지난해 채권단 금융지원을 전제로 단체행동을 자제하기로 했다.

하지만 4·13 총선을 기점으로 정부 측이 조선·해운을 대상으로 한 구조조정 정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하면서 불만이 곳곳에서 제기되기 시작했다. 이러한 불만은 기존처럼 사측이 아닌 정부나 채권단에 쏠렸다는 게 특징이다.

거제 소재 대형조선소 하청노조 관계자는 “정부가 그동안 지원 내지 관련법 마련에 소홀해온 데다, 이제 와서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격은 없다”며 “그나마 나온 구조조정안도 대량실업으로 인한 지역경제 침체 대응 방안 및 대체경쟁력 확보 없는 맹목적인 ‘다운사이징’ 뿐”이라고 비판했다.

대우조선해양 노조 측도 공식입장을 통해 “자구안에 대한 분명한 설명도 없이 파업을 한다면 약속대로 금융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으름장만 놓고 있다”며 “파업자제 동의서를 제출한 것은 대우조선해양으로 인해 삶을 살아가고 있는 수십만명의 국민들을 위한 조치였지 다른 이유는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어 “정치권의 낙하산 인사와 과도한 개입 및 채권단의 관리감독 소홀, 일부 경영진들의 부실경영으로 망쳐놓은 대우조선해양을 마치 노조 때문인 것처럼 호도하지 말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