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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 검찰 소환, 분식회계 혐의 적용될까

대규모 적자 발생 전 2012년 퇴임…입증 쉽지 않을 전망
저가·해양플랜트 수주 진두지휘 불구 의도성 확인 어려워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6-27 10:48

▲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대우조선해양
검찰이 남상태 전 대우조선 사장의 소환조사에 나섰다.

남 전 사장의 소환조사를 통해 검찰은 측근에 대한 일감 몰아주기 등 개인비리 의혹을 중점적으로 수사한다는 방침이지만 고재호 전 사장에 앞서 대우조선을 이끌었던 만큼 분식회계 의혹에 대한 혐의를 입증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몰리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검찰은 이날 남상태 전 대우조선해양 사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검찰은 일감 몰아주기 등 개인비리 외에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도 수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조선산업 특성상 대우조선의 적자는 남 전 사장 재임시 수주한 물량이 고재호 전 사장 재임 시기의 매출 및 영업이익에 반영되기 때문에 분식회계 혐의에 대해서는 고 전 사장에 비해 입증할 수 있는 혐의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남 전 사장은 2001년부터 대우조선을 이끌었던 정성립 사장의 뒤를 이어 2006년부터 2012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수행했다. 따라서 검찰이 분식회계가 이뤄지기 시작했다고 주장하는 2012년부터는 남 전 사장에게 혐의를 적용하기 어렵다.

글로벌 조선업계 호황기가 본격화되기 시작한 2006년부터 호황기 당시 수주한 선박들을 건조하며 매출이 증가했던 2010년 전후에 대우조선의 실적이 악화됐다고 보기 어려운 점도 남 전 사장 재임 당시 분식회계를 할 이유가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

그러나 남 전 사장 이후 취임한 고 전 사장의 재임 시기 대우조선이 대규모 적자를 기록하게 된 것은 남 전 사장 당시 수주했던 물량들이 심각한 손실을 안겨준데 따른 것이다.

실질적으로 남 전 사장의 재임기간 분식회계가 이뤄지지 않았거나 그럴 필요성이 없었더라도 고 전 사장 재임기간에 실적악화를 숨기기 위해 분식회계가 이뤄졌다고 하면 이에 대한 원인은 남 전 사장에게 있는 셈이다.

대우조선은 송가오프쇼어(Songa Offshore)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기 등 해양플랜트 건조 과정에서 대규모 손실이 발생했으며 이에 따라 지난해까지 3년간 5조5000억원 규모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실제로 송가오프쇼어로부터 수주한 반잠수식 시추선 4기 중 첫 2기는 2011년 9월 당시 남상태 사장이 오스뵨 바빅(Asbjorn Vavik) 송가오프쇼어 사장을 만나 수주계약을 체결했으며 수주와 함께 체결한 동형설비 2기에 대한 옵션계약은 고 전 사장 취임 직후인 2012년 5월에 수주로 이뤄졌다.

앞서 대우조선에 수천억원 규모의 손실을 안겨줬던 초대형 해양플랜트 설치선(Platform Installation/Removal & Pipe-lay Vessel)도 남 전 사장이 2010년 6월 올씨(Allseas Group)로부터 수주했다.

이 수주는 남 전 사장이 당시 자금유동성 문제로 위기를 겪고 있던 STX조선해양과 가격경쟁에서 승리한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수주 당시부터 내부적으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대우조선노동조합 관계자는 “설비 규모를 감안하면 이를 건조할 수 있는 도크는 국내에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의 제1도크가 유일함에도 남 전 사장이 STX조선보다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해 계약을 체결했다”며 “당시 일감이 부족하다고 할 상황이 아니었음에도 무리한 수주에 나서는 남 전 사장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불만이 많았다”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한 글로벌 ‘조선빅3’ 중 해양플랜트 수주에 가장 적극 나섰던 대우조선은 2012년 기록한 127억2000만 달러의 수주실적 중 105억 달러를 해양플랜트에서 채우며 글로벌 조선업계 중 처음으로 연간 해양플랜트 수주액 100억 달러를 넘긴 기업이 됐다.

2012년 3월 고 전 사장이 대표이사로 취임했으나 해양플랜트 수주협상은 기본설계(FEED, Front End Engineering Design) 등의 절차를 거쳐 본계약을 체결할 때까지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만큼 남 전 사장 재임 시기에 대부분의 협상이 시작됐을 것으로 보인다.

이같은 점 등을 감안하면 고 전 사장 재임 시기 발생했던 대규모 적자와 분식회계의 원인이 남 전 사장에 있지만 수주실적을 늘리기 위해 적자가 발생할 것을 알면서도 계약성사를 위해 수주가격을 낮춰가면서 해양플랜트 수주에 나섰는지를 확인하기는 쉽지 않은 상황이다.

송가오프쇼어로부터 수주했던 반잠수식 시추선에서 발생한 손실에 대해 대우조선 측은 “송가오프쇼어측의 기본설계에 문제가 발견돼 이를 보완하는 과정에서 인도지연 및 추가비용이 소요됐다”며 수주 당시 몰랐던 프로젝트의 문제점이 설비 건조과정에서 발견됐다는 점을 강조한 바 있다.

또 해양플랜트는 다양한 변수로 인해 건조과정에서 수시로 설계 및 계약내용이 바뀌는 만큼 조선소 측이 계약 당시 모든 위험요소를 파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사실을 숨겼다고 보기도 어렵다.

그러나 남 전 사장이 재임기간 업계로부터 저가수주에 나선다는 비판을 받아왔던 만큼 대우조선의 대규모 적자 및 분식회계의 빌미가 된 저가수주 물량에 대해 검찰과 의도성 여부를 두고 치열한 신경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남 전 사장은 지난 2010년 1월 한진해운 60년사 발간행사에 참석한 자리에서 “대우조선이 저가수주에 나섰다는 말은 수주를 못한 사람들이 하는 소리에 불과하다”고 반박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