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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조선 상반기 수주 23억불·31척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성동조선, 대선조선 등 6개사 수주 성공
삼성중공업, 한진중공업, SPP조선 수주 없어…STX는 존폐기로

신주식 기자 (winean@ebn.co.kr)

등록 : 2016-06-30 13:43

한국 조선업계가 올해 상반기 23억 달러 규모의 선박 31척을 수주한 것으로 집계됐다.

현대중공업, 대우조선, 현대미포, 성동조선, 대선조선, 연수중공업 등이 수주에 성공한 반면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SPP조선, STX조선, 대한조선 등은 수주실적을 거두지 못했다.

▲ 현대중공업(사진 왼쪽)은 올해 상반기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 9척을 수주했으며 대우조선해양(사진 오른쪽)도 7억 달러 규모의 선박 6척을 수주하는 성과를 거뒀다.ⓒ각사

3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 조선업계는 올해 상반기 약 23억 달러의 선박 31척을 수주했다.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 포함)이 유조선 6척, LNG선 2척, LPG선 1척 등 9척(12억 달러)으로 국내 업계 중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했다.

지난 2월 터키 디타스시핑(Ditas Shipping)으로부터 15만8000DWT급 유조선 2척을 수주하며 올해 첫 수주를 기록한 현대중공업은 AMPTC로부터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 아시아 선사로부터 8만4000㎥급 VLGC(초대형가스선) 1척을 수주했다.

이어 지난달 말 SK E&S와 18만㎥급 LNG선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는데 이 계약은 전 세계적으로 올해 들어 첫 발주된 LNG선으로 기록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유조선 4척, LNG선 2척 등 총 6척(7억 달러)을 수주하며 현대중공업 다음으로 많은 수주실적을 거뒀다.

대우망갈리아조선소에서 수주한 수에즈막스급 유조선 2척이 옥포조선소로 이관되며 올해 첫 수주실적으로 기록된 대우조선은 이달 초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포시도니아(Posidonia) 행사에서 4척의 선박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안젤리쿠시스그룹(Angelicoussis Group) 산하 마란가스(Maran Gas)로부터 17만3400㎥급 LNG선 2척, 마란탱커스(Maran Tankers)로부터 31만8000DWT급 VLCC(초대형원유운반선) 2척을 수주한 대우조선은 이들 선사와 각각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까지 체결해 추가수주도 기대되고 있다.

그리스 최대 선사인 안젤리쿠시스그룹은 지난 1994년 첫 거래 이후 이번 계약까지 총 88척의 선박을 대우조선에 발주하며 긴밀한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성동조선해양도 포시도니아 행사에서 전통적 협력관계를 구축한 그리스 선사로부터 선박 수주에 성공했다.

성동조선은 차코스(Tsakos)와 7만5000DWT급 LR1(Long Range 1)탱커 2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수주에는 동형선 2척에 대한 옵션계약이 포함돼 있으며 옵션이 행사될 경우 총 계약금액은 1억7000만 달러에 달한다.

차코스는 지난 2006년부터 지금까지 성동조선에만 원유운반선, 석유제품선 등 총 15척의 선박을 발주하며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은 MR(Medium Range)탱커 등 총 4척의 선박을 수주했다.

현대미포는 지난 1월 말 호주 ASP그룹과 MR탱커 1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하며 올해 첫 수주를 기록했는데 이는 한국 조선업계의 올해 첫 수주이자 1월에 기록한 유일한 수주기록이다.

특히 이 선박은 기존 MR탱커와 달리 아스팔트도 함께 운송할 수 있는 겸용선으로 선박가격도 당시 시장가격인 3550만 달러 대비 약 32% 높은 4700만 달러에 달한다.

대선조선도 극심한 경기침체 속에 국내 선사들을 대상으로 5월에만 6척의 선박을 수주하는 저력을 보였다.

지난달 11일 에이치엔씨씨로부터 3500DWT급 스테인리스 스틸 화학제품선 1척을 수주한 대선조선은 흥아해운과 6500DWT급 화학제품선 2척, KSS해운과 3500DWT급 스테인리스 스틸 화학제품선 3척에 대한 건조계약을 체결했다.

이를 포함해 2년치 일감에 해당하는 21척의 선박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선조선은 스테인리스 스틸 화학제품선 시장에 주력해 지금까지 12척의 선박을 수주했으며 이 중 5척을 인도했다.

극심한 경기침체로 인해 대선조선 역시 힘든 시기를 겪고 있으나 스테인리스 스틸 화학제품선과 ‘방콕막스’를 비롯한 피더 컨테이너선 시장에 집중하며 꾸준한 선박 수주 및 건조에 나서고 있다.

충남 서천군에 위치한 연수중공업도 선박 수주와 함께 석유화학제품선 시장 진출에 나섰다.

연수중공업은 지난 3월 우림해운 계열사인 우민해운으로부터 6600DWT급 석유화학제품선 4척을 수주했다.

예인선 위주의 선박 수주 및 건조에 주력해온 연수중공업은 청산절차에 들어간 세코중공업을 인수하며 조선소를 세코중공업 부지로 이전했다.

업계에서는 극심한 글로벌 경기침체 속에 석유화학제품선 시장 진출을 선언한 연수중공업의 향후 행보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연수중공업 관계자는 “기존 수주한 4척의 선박에 대해 선수금환급보증(RG, Refund Guarantee) 발급이 무난히 이뤄졌고 현재 건조 작업이 진행되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반면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한진중공업, STX조선, SPP조선, 대한조선 등은 올해 상반기 단 한 척의 선박도 수주하지 못하며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다.

▲ 삼성중공업(사진 오른쪽)은 상선 수주가 전무한 가운데 예정됐던 해양플랜트 수주도 무산되며 일감부족 위기가 심화되고 있다. STX조선해양(사진 오른쪽)은 결국 법정관리가 결정되며 앞날이 불투명해졌다.ⓒ각사

올해 125억 달러를 수주목표로 정한 삼성중공업은 상선 수주가 이뤄지지 않은데다 기대했던 해양플랜트 수주마저 무산되며 일감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지난 4월 삼성중공업은 5조2724억원(미화 약 47억 달러) 규모의 FLNG 3척에 대한 선체건조계약이 해지됐다고 공시했다.

호주 브라우즈(Browse) 해상가스전에 투입될 예정이었던 이들 설비는 최대 지분을 갖고 있는 우드사이드가 지분참여기업과의 협의를 통해 브라우즈LNG 프로젝트 추진을 보류한다고 발표함으로써 계약이 무산됐다.

또한 올해 공사진행통보서(NTP, Notice to Proceed) 접수와 함께 체결할 예정이었던 70억 달러 규모의 상부구조(topside) 수주도 무산되면서 삼성중공업의 올해 수주목표는 큰 폭의 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지난해 채권단인 한국수출입은행의 RG 발급 거부로 8척에 달하는 수주계약을 놓친 SPP조선은 삼라마이더스그룹의 조선소 인수도 무산되면서 위기가 지속되고 있다.

특히 현대미포의 올해 첫 수주로 기록된 MR탱커가 수출입은행의 반대로 무산된 계약임이 알려지면서 안타까움은 더욱 커지고 있다.

STX조선은 법정관리 결정으로 향후 생존여부에 업계의 관심이 몰리고 있으며 한진중공업도 채권단에 의해 방산부문 인수합병 및 영도조선소 철수가 논의되며 80년을 이어온 ‘조선1번지’의 지속가능성에 의문부호가 붙어있는 상황이다.

내년 하반기까지의 일감인 19척의 선박을 수주잔량으로 보유하고 있는 대한조선은 자금유동성과 조선소 운영 측면에서 당장 문제가 되진 않지만 앞으로도 수주부진이 지속될 경우 고민이 커질 수밖에 없다.

업계 관계자는 “사상 유례없는 경기침체로 한국 뿐 아니라 전 세계 조선소들이 치열한 생존경쟁에 나서고 있다”라며 “올해 하반기 또는 내년부터 경기가 조금씩 개선될 것이라는 희망은 ‘브렉시트(Brexit)’라는 악재로 인해 다시 안개 속으로 빠져들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장 ‘브렉시트’가 조선산업에 영향을 미치진 않겠으나 이 여파로 유럽 금융시장이 위축되면 이는 결국 선사들의 선박금융 확보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다”며 “정부와 금융권이 정책적으로 선박금융 지원에 대한 고민에 나설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