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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뒤 없는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조선 빅3 노조 반발 예고

정부 “빅3 고용여력 남아 지원 제외”, 위기감 고조시킬 땐 언제고…
노동계 “일방적 구조조정 수용 압박”… 자구안 이행도 차질 전망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6-30 13:40

정부의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대상에 조선 빅3(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대우조선해양)가 제외되면서 노사갈등이 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특별고용지원업종이란 고용노동부가 지난 2015년 말 도입한 제도로 고용 사정이 급격히 악화될 우려가 있는 업종을 지정해 사업주와 근로자에게 각종 지원을 해주는 제도다.

하지만 빅3를 주요 대상으로 구조조정 위기감을 고조시켜온 정부가 막상 지원 대상에서는 이들을 제외하면서 모순이 아니냐는 지적과 함께 다른 의도가 의심되는 형국이다.

노동계는 “정부 주도로 일방적으로 수립한 고강도 자구안을 순조롭게 이행하기 위해 지원정책을 무기로 빅3 노동조합에 경고를 던진 것”이라며 반발하는 상태다.

고용노동부는 30일 이기권 장관 주재로 고용정책심의회를 열어 조선업을 특별고용지원업종으로 지정했다.

이번 지정에 따라 조선업체 6500여곳과 사내협력업체 1000여곳, 기자재업체 400여곳 등 최소 7800여개 업체와 근로자가 고용 관련 지원을 받게 된다.

구체적으로 ▲고용유지지원금 상향 조정 ▲직업훈련비 지원 확대 ▲4대 보험료 및 세금 납부 유예 ▲체불임금 지급 ▲국민연금 보험료 지원 ▲대체 일자리 발굴 등의 내용이 담겼다.

문제는 정부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빅3를 지원대상에서 제외했다는 점이다.

정부는 “빅3는 상대적으로 물량이 많이 남아 있어 일정 기간 고용유지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며 “자구계획과 관련한 인력조정 방안이 아직 당사자간 구체화되지 않아 고용 조정이 눈앞에 임박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앞서 정부는 지난 4월 총선 이후 조선업계에 지속적인 구조조정을 요구해왔다.

빅3는 지난해 조단위 부실을 신고한 이후 임원 및 고위직 희망퇴직과 비핵심자산 매각 등 자체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해왔다. 하지만 정부와 채권단의 압박이 커지자 결국 추가 자구안 등을 고민하게 됐다.

그렇게 이달 초 확정된 것이 생산직을 포함한 인력 구조조정 및 도크 순차적 폐쇄, 추가 비핵심자산 매각 등이 담긴 추가 자구안이다.

이 과정에서 빅3 노조는 “경영진의 부실경영 및 채권단의 관리 소홀은 제쳐두고 시키는 대로 일한 죄밖에 없는 근로자에게 현재 위기상황에 대한 책임을 떠넘기고 있다”며 파업을 결의하는 등 적극 반발해 왔다.

실제로 그동안 정부의 구조조정 방침에 대해서는 “시황 회복기 등을 대비한 경쟁력 유지 및 지역경제 침체에 대한 대안은 없고 ‘다운사이징’에만 집중하는 경향이 없지 않다”는 비판이 곳곳에서 제기된 상황이다.

하지만 정부는 수주가뭄이 지속되는 데다 국제유가 등의 추이를 감안하면 추후 경영환경도 장담할 수 없다는 명분으로 빅3 위주의 구조조정 방침을 밀어붙여 왔다.

빅3가 고용유지 여력이 있기 때문에 지원을 하지 않겠다는 정부 입장은 앞뒤가 맞지 않는 셈이다.

고용유지 여력이 있다는 것을 전제로 하면 빅3 인력조정 방안이 구체화되지 않았기 때문에 지원할 수 없다는 언급도 어폐가 있기는 마찬가지다.

여기에 정부는 노사간 자구노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하반기 추가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며 여지를 남겼다. 정황상만으로는 빅3 노조가 파업을 자제하고 자구안을 받아들여야 지원을 해주겠다는 의도다.

이날 심의회에 참석한 빅3 노조 관계자는 “큰 틀에서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것은 어느 정도 인정하지만 직접적인 부실 책임이 없는 생산직을 포함한 대규모 인력 감축을 받아들여야 지원을 해주겠다는 논리는 이해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따라 노조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빅3 사측이 노조를 상대로 설득에 나서고 있다고는 하지만 자구안 이행은 물론 임금·단체협상마저 순조롭지 않을 전망이다.

이번 특별고용업종 지정건으로 정부의 의도가 어느 정도 분명해진 이상 노조는 파업을 불사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노조들이 최우선으로 주장하는 것은 노조원 대다수 비중을 차지하는 생산직 근로자들의 고용보장이기 때문이다.

거제 대형 조선업체 한 관계자는 “물론 근로자 대부분을 차지하는 협력업체들이 지원을 받게 된 것은 다행”이라면서도 “다만 현재 국내 조선업 구조가 빅3 위주로 구성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정치적 의도 없는 지원이 있어야 정책효율도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