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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양호 회장-채권단, 한진해운 회생 ‘수싸움’ 치열

급한 채권단 “한진그룹, 당장 유동성 확보방안 내놔야”
시간 버는 조 회장… ‘계륵’ 한진해운 처리방안 고심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7-18 14:05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한진그룹
한진해운 조건부 자율협약 만료(8월 4일)기간을 보름여 앞두고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채권단간의 ‘수싸움’이 점입가경이다.

칼자루를 쥔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의 속내는 한진해운의 회생을 위해서는 만료기간 내 그룹 차원 지원 내지 조 회장의 사재 출연 등의 결단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한진해운의 회생을 바라는 것은 조 회장도 마찬가지지만 자칫 유동성 지원에 따른 후유증이 한진그룹으로 전이될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해 즉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초 마련한 자구안만으로 한진해운의 위기를 벗어나기 위해서라면 조 회장으로서는 자율협약 기간 연장 등 ‘시간 벌기’가 관건이 되는 셈이다.

◆불안한 채권단 “사재라도 내놓던가”

현재 채권단은 한진그룹 측이 자율협약 만료기간 내 경영정상화에 필요한 1조원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에 대한 확답을 원하고 있는 상태다.

현재 한진해운 측은 ▲터미널 유동화에 따른 1750억원 확보 ▲상표권·벌크선·에이치라인 지분 등 자산매각 등을 통한 1340억원 확보 ▲부산사옥 등 사옥 유동화를 통한 1022억원 확보 등 총 4112억원 규모의 자구안을 순조롭게 이행 중인 상황이다.

물론 용선료 인하 협상 및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 등도 진행 중이다.

하지만 2조원이 넘는 선박금융 원리금과 현재도 계속 쌓여만 가는 수천억원대의 용선료 연체료, 항만 이용료 등을 감안하면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게 채권단 입장이다.

한진해운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18일 EBN과의 통화에서 “한진해운 측에 당장 1조원 확보 방안을 내놓으라고 직접적으로 요구한 적은 없으나 시간적 여유가 많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며 “회생 가능성을 보여주지도 않고 어떻게 국내외 금융기관이나 해외선주들을 설득하겠느냐”고 말했다.

유동성 확보 방안을 먼저 내놓지 못한다면 선박금융 협상이나 용선료 인하 협상도 진척될 가능성이 적다는 의미다.

앞서 현대상선의 경우 현대증권 매각 및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의 사재 출연 등 그룹 차원의 결단으로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 현재는 구조조정 마무리단계에 접어든 상태다.

재계 한 관계자는 “자율협약이 성공하든, 실패해서 법정관리로 가든 정부가 원하는 고강도 구조조정 정책에 들어맞는 상황”이라며 “어느 쪽이든 채권단으로서는 조금이라도 재무건전성을 높여놓고 받아들여야 하는 입장인 만큼 한진그룹이 할 수 있는 모든 역할을 다 해주는 방향으로 유도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고민하는 조 회장… “관건은 시간”

조 회장으로서도 한진해운이 회생해야 유리한 상황인 것은 맞다.

현재 한진그룹의 핵심인 대한항공이 한진해운 지분 33.23%를 보유하고 있다. 한진해운이 법정관리 절차에 돌입하면 부채비율이 더욱 높아질 수 있다. 대한한공의 지난 1분기 기준 부채비율만 해도 918%다.

조 회장도 지원 생각이 굴뚝같겠지만 문제는 대한항공의 자금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점이다.

대한항공은 1분기 영업이익 3233억원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지만 이는 유가가 소폭 오른 데 따른 것이지, 순수한 경영성과 때문은 아니다. 무엇보다도 당기순손실(1749억원) 폭이 전년 동기보다도 커졌다. 한진해운 지분가치 조정 및 영구채권 평가 손실 때문이다. 이러한 손실은 2분기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불확실한 해운 시황상 앞으로 경영환경을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모회사 발목까지 잡는 모양새인 만큼 조 회장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더욱이 자율협약이 성공한다 해도 어차피 한진해운은 조 회장의 손을 떠나게 된다.

현재 채권단 등이 계속 조 회장을 압박하는 것은 부실에 대한 대주주 ‘책임론’ 부각 차원에서다. 하지만 부실은 시황적인 원인이 크고 조 회장 본인도 2014년 한진해운 인수 후 대한항공과 계열사들을 통해 1조원 이상의 유동성을 지원해온 만큼 할 말은 있다.

이에 따라 조 회장은 기존 자구안으로 한진해운 회생에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용선료 및 선박금융 협상이 쉽지 않으나 분위기 자체는 나쁘지 않은 만큼 시간 확보가 관건이다.

실제로 채권단 관계자는 “주요 해외선사인 시스팬이 현재까지 용선료 인하 요청에 대해 따로 응답을 하고 있지 않는 것뿐 완전히 거절한 것은 아니다”라며 “2차 협상이 진행 중이라는 것은 대화의 여지를 이어가고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은 지난 5월 조건부 자율협약을 체결하면서 필요시 만료기간을 1개월 연장할 수도 있다는 조건을 내건 바 있다. 아직은 조 회장이 승부를 걸만한 요소가 남아 있는 셈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해외선주들이 딱히 거절 없이 감감무소식인 것으로 봐서는 대여 선박을 회수해도 시황상 팔 데가 없다는 한진해운 측 논리를 받아들여 내부검토 중이라는 얘기”며 “대체적으로 현대상선 용선료 협상과 비슷한 추이인 만큼 채권단이 이 회사 사례처럼 협상기간 연장 등도 검토해 볼 수 있는 여지는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