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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해운 몰아붙이는 채권단… “현대상선도 했잖아”

1조원 유동성 확보안 제시 재촉… 용선료 인하 협상력 제고 차원
한진그룹 “지원하자니 배임될까 무섭고, 안 하자니 법정관리 두렵고”

안광석 기자 (novushomo@ebn.co.kr)

등록 : 2016-08-05 06:00

현대상선이 자구안 이행 끝에 채권단 관리를 통한 경영정상화 절차에 돌입하면서 상대적으로 한진해운에 대한 채권단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한국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현대상선의 성공적 구조조정 사례를 들면서 한진해운도 조속한 자구안 마무리를 위해서는 유동성 확보 방안 제시가 선결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한진해운 지원에 따른 부실 전이 문제 및 배임논란 등 후유증을 우려한 나머지 즉답을 내놓지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한진해운 채권단 고위관계자는 5일 EBN과의 통화에서 “자율협약 만료기간이 9월 4일까지라지만 용선료 인하 및 선박금융 원리금 상환 협상 등의 추이를 감안하면 시간은 아무리 있어도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외국 선사나 채권단에 한진해운이 경영정상화가 가능한 회사라는 사실을 납득시키기 위해서라도 (한진그룹 측의)빠른 결단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사실상 한진해운에 대한 한진그룹 차원의 유동성 지원 내지 조양호 회장의 사재 출연 등에 버금가는 방안 제시를 요구한 셈이다.

용선료와 선박금융 협상은 한진해운의 자율협약 체결을 위한 주요조건으로 한 가지라도 이행하지 못하면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하다.

하지만 최근 한진해운의 주요선사인 시스팬이 다른 해운고객사와의 형평성 차원에서 용선료 인하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선박금융 상환 연장 문제도 국내 채권자만이 대상이라면 문제가 없으나 외국 채권자들도 다수 설득해야 하는 상황이라 난항을 겪고 있다.

이에 채권단은 외국선사 등과의 협상력 제고 내지 자율협약 후 운영자금 확보 차원에서 한진해운의 모그룹인 한진그룹이 7000억원 이상의 유동성 확보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오는 2017년 말까지 한진해운 경영에 필요한 자금은 총 1조원 정도다.

현재 한진해운은 선박금융 원리금만 2조원이 넘는 데다 현재도 수천억원대의 용선료 연체료와 항만 이용료 등이 누적되고 있는 상태다.

앞서 현대상선 또한 현대증권 매각 및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의 사재 출연 등 그룹 차원의 결단으로 1조원이 넘는 유동성을 확보해 용선료 협상 및 해운동맹(얼라이언스) 가입을 성공적으로 이끌어 낸 바 있다.

하지만 한진그룹은 여전히 요지부동이다.

한진그룹으로서도 한진해운이 법정관리에 돌입할 경우 핵심 계열사인 대한항공의 부채비율이 높아지는 만큼 유동성 지원을 심각하게 고민 중인 상태다.

하지만 문제는 대한항공의 자금 사정도 그렇게 좋지 않다는 점이다. 채권단 요구대로 7000억원의 지원방안을 마련할 경우 유동성 문제가 그룹에 전이될 수도 있다. 한진그룹이 “4000억원까지 지원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또한 지원을 감행한다 해도 해운시황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만큼 투자금을 회수할 수 있다는 보장도 없다. 즉 조양호 회장이 배임혐의를 뒤집어 쓸 수 있음은 물론 사외이사 및 주주, 노동조합의 역공을 받을 가능성도 도사리고 있는 셈이다.

재계 관계자는 “채권단도 최대한 재무구조를 끌어올린 상태로 경영권을 받고 싶어 하기 때문에 현대상선식 구조조정을 답습한 데다, 똑같이 자율협약 만료기간도 연장해 준 것”이라며 “하지만 한진그룹과 현대그룹은 지배구조는 물론 당장의 현금 동원 능력도 다른 만큼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고 말했다.